(격변하는 이 시기에, 건축 관련한 이런
글이 한가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잠시 한 호흡 여유를 가지시기를 바라면서 타원의
공간학 1편을 올립니다)
거대한 ‘공룡의 알’이 땅 속에 숨겨져 있고, 그 형태가 ‘타원’인 것은 지난번 글에 말씀드렸습니다.
먼저 ‘공룡의 알’이라는 다소 낯설고 자극적인 용어를 차용하여 사용한 것에 대해 이것이 온당한 비유였는지, 너무 심한 용어를 선택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 되짚어 보았습니다.
그 이후에 성경 말씀을 보다가 이런 다소 과격한/형태 묘사적인 용어가 아닌 성경적인 용어를 발견하였습니다.
혹시 다음 내용 중에서 형태를 나타내기 위해 ‘공룡의 알’이라는 용어가 간혹 등장하더라도 영적으로는 에스겔/예레미야 선지자들이 사용했던 성경의 이 용어들(녹슨 가마 혹은 터진 웅덩이)이라고 생각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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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가마
(겔 24:3~6) 너는 이 반역하는 족속에게 비유를 베풀어 이르기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가마 하나를 걸라 / 건 후에 물을 붓고 양 떼에서 한 마리를 골라 각을 뜨고 그 넓적다리와 어깨 고기의 모든 좋은 덩이를 그 가운데에 모아 넣으며 고른 뼈를 가득히 담고 그 뼈를 위하여 가마 밑에 나무를 쌓아 넣고 잘 삶되 가마 속의 뼈가 무르도록 삶을지어다 / 그러므로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피를 흘린 성읍, 녹슨 가마 곧 그 속의 녹을 없이하지 아니한 가마여 화 있을진저 제비 뽑을 것도 없이 그 덩이를 하나하나 꺼낼지어다
터진 웅덩이
(렘 2:13) 내 백성이 두 가지 악을 행하였나니 곧 그들이 생수의 근원되는 나를 버린 것과 스스로 웅덩이를 판 것인데 그것은 그 물을 가두지 못할 터진 웅덩이들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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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이번에는 SGMC의 핵심공간인 ‘대예배당’을 형상화 하고 있는 형태 언어인 ‘타원’의 공간 역사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먼저 타원이라는 공간 언어를 사용한 디자인의 종류와 역사에 대하여 곰곰 생각해보고 몇 가지를 조사해 보면서 유구한 인류의 건축 역사 속에서 그 형태가 시사하고 있는 의미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타원’이라는 형태를 생각하면 여러분들은 어떤 건물/광경이 먼저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지 궁금합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분들은 문학, 상암 월드컵경기장과 같은 ‘운동경기장’을 떠올리실지 모르겠습니다.
전통 마당놀이를 구경하신 분들은 놀이패들이 공연하는 공간을 중심으로 관중들이 자연적으로 타원의 형태로 둘러쌓고 구경을 한다는 것을 기억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은 외국 여행을 많이 하신 어떤 분들은 기억 속에서 로마에 있는 이곳을 떠올리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검투사들이 등장하고 전차 경기가 열리던 원형경기장인 콜롯세움!
또는 로마의 한 쪽,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 앞에 있는 거대한 열주들로 이루어진 타원형의 성 베드로 광장!
인류는 오랜 기간에 걸쳐 공간을 구성하는 디자인 요소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선호한 것이 정사각형, 직사각형입니다.
원도 특별한 경우에 사용하였고 그 중에서도 예외적인 형태인 타원은 희귀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타원이라는 형태는 건축 공간을 만드는 경우에는 잘 사용되지 않던 언어입니다.
특별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선택되어 사용되는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1세기 들어 요즘에는 심지어 튜브와 같은 아주 예외적인 형태도 등장합니다...)
참고로 각각의 기본적인 특성을 대략 그림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정사각형이나 마름모꼴, 원형이 구심성을 가진 정적인 공간이면서 3차원적으로는 상부를 향해 열릴 수 있는 특성이 있는 반면에, 직사각형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고 수평적으로 차분한 공간 이동을 가능케 합니다.
타원은 예외적으로 다촛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불안정한 혹은 역동적인 공간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운동경기장이라는 공간과 타원은 그 속성이 잘 맞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흔히 즐기는 역동적인 활동인 운동이나 공연 등을 담아내고 다수의 관객이 이를 관람하는 장소로서의 운동경기장이나 콘서트홀(이는 로마 시대의 콜롯세움과 기능이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콜롯세움’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그 곳에 줄지어 세워진 십자가들과 그 위에서 죽은 수 많은 초기 기독교 성도들과 그 광경을 로마인들이 관중석에서 바라보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등은 타원이라는 형태가 가지고 있는 속성과 잘 맞는다는 것이지요.
건축물은 용도에 따라 그 종류가 다양하고 그 공간의 특성과 기능에 따라 채택되는 형태 언어도 다른 것이 일반적입니다. (건축 공간을 형성하는 다른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스케일’에 대해서는 이곳에서는 상세한 설명을 생략합니다.)
그 다양한 건축물들 중에서 성도들이 함께 모여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예배 공간은 어떠할까요. 예배당은 역사적으로 어떤 형태 언어(그리고 어떤 스케일)를 채택해 왔을까요.
단도직입적으로 SGMC 대예배당 공간을 살펴봅니다.
타원이라는 형태 언어를 극적으로 사용하여(3개 층을 휘감는 중첩된 타원의 선들과 마지막으로 천정의 타원 선까지 4중의 타원을 겹겹이 휘돌아 구성한) SGMC 서초센터 대예배당 공간!
그 곳에 들어가셨을 때 혹시 여러분들은 어떤 느낌이 들으셨는지요.
혹시 월드컵경기장 축구경기를 관람하려고 관중석에 앉아 있을 때처럼 (혹은 투우장의 관객처럼?), 차분한 마음 상태 대신에 약간은 흥분되는 심정으로 마치 운동경기장이나 투우장을 바라보는 관중의 느낌과 유사하지 않으셨습니까?
공간의 형태와 스케일(규모, 크기) 그리고 재료의 질감 등에 따라, 우리는 어떤 공간 속에서는 마치 내 집처럼 편안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반대로 어떤 공간 속에서는 우리는 불편함을 느낍니다.
그 형태가 주는 불안정함으로 인하여 불안함을 느끼고, 건물이나 공간의 거대한 크기 때문에 우리 몸이 심리적으로 압도되어 위축되기도 하고, 너무나 깨끗하고 번쩍이는 재료들로 인하여 시각적으로는 감탄하면서도 몸 전체는 무의식중에 그것을 거부하는 이질감을 체험하기도 합니다.
그런 공간 속에서는 우리 자신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체가 되지 못하고, 수많은 관중이 하나의 집단이 되어 응원하는 경기장처럼 누군가의 활동을 구경하고 응원하는 구경꾼 역할로 전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예배 공간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체가 되어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리이어야 하고,
또 한 편으로는 모인 성도들 모두가 함께 주체가 되어 예배를 드리는 두 가지가 함께 이루어져야하는 공간입니다.
아무리 크고 화려하고 세련되고 현대적인 것처럼 만든 듯이 보여도 결국은 사람들을 압도시키는 공간, 구경하는 공간, 세속적인 공연장 분위기의 유사 공간을 만든 것은 아닌지 심각한 우려를 하게 됩니다.
이런 종합적인 관점에서 평가할 때, SGMC의 대예배당 공간은 한마디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대예배당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체육관/경기장/투우장/공연장 유사예배 공간’이라고 저는 보는 것입니다.
이제는 이 사태를 만든 근원적인 원인을 이루는 뿌리를 찾아서 차근차근 제 나름의 건축여행을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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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타원의 공간학을 진행하기 전에 먼저 퀴즈를 하나 내고 가겠습니다. 다음 건축물들의 공통점은?
1. 게이트웨이 교회 2. 더락 앤 아웃리치 교회 3. 마틴 루터 킹 교회 4. 수정교회(Crystal Cathedral) 5. 우스닥제일교회 6. 펠로우십교회 7. 포터스하우 교회 8. 프레스톤우드 교회 9. CNN 10. 글로브커뮤니티교회 11. 뉴벌스교회 12. 하비스트교회 13. 디즈니홀, 성당 14. 안산동산교회 15. 주안장로교회 16. 청운교회 17. 새로남교회 18. Church of ST Mary of the angels(싱가폴) 19. City Harvest
Church (싱가폴) 20. Covernant Evangelical Fellowship Church 21. 밴쿠버 컨벤션 센터 22. 밀알학교 23. 이리신광교회
정답은!
사랑의교회 건축위원회가 SGMC를 건설하기 위하여 사전에 답사하여 홈페이지에 올린 건물들입니다.
미국과 한국 그리고 싱가폴의 많은 교회들을 답사하였더군요. 크고 아름답고 현대적으로 세련되었다고 인정된 다양한 교회 건물들을 선정하여 답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중에는 ‘밀알학교’와 같이 좋은 예가 되는 건축물도 물론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지금도 남아있는지 오늘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만, 이런 답사 건축물에 대해 경고하고 오히려 소박한 건축을 원한다는 댓글을 달았던 성도들의 글을 보며 눈물지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것이 물론 근본적인 문제가 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교회 건축물들의 목록을 보니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땅에 기독교(개신교)가 들어온 이후에 지금까지 남아있는 의미 있고 아름다운 우리의 역사적인 예배당 건축물은 하나도 목록에 들어있지 않다는 사실이.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지금도 남아있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우리 예배당들(서도 중앙교회 등등...)에 대해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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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원이 건축사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바로크 시대입니다.(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