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전선에서 성공하기 위한 가장 큰 전략 가운데 하나는 업종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창업의 가장 큰 난관이 업종과 아이템 선정이라고 할 정도로 초보 창업자들은 업종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다. 업종을 선택할 때는 트렌드, 투자규모, 적성과 성격, 수익성, 안정성 등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경기에 대한 부정적 신호들이 많아지면서 ‘불경기’라는 요소가 가장 큰 잣대로 등장했다. 이런 불경기에는 아무래도 적성보다는 안정성에 역점을 둘 수밖에 없다.
△ 절약형 업종
경기가 위축되면 가정이나 기업할 것 없이 절약의 미덕을 강조하게 된다. 따라서 창업 아이템도 이런 흐름을 공략하는 쪽으로 맞춰야 한다.
특히 컴퓨터 관련 소모품들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향상되면서 이들 상품을 취급하는 점포들이 지난해부터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5평 안팎의 작은 공간에 1300만~1500만원대의 자동주입기만 들여놓고 간단한 기술을 익히면 꽤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자동차의 흠집이나 찌그러진 차를 감쪽같이 원상태로 복원해주는 자동차 외형 복원 사업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정비소에서 3~4시간 걸리는 자동차 복원 작업을 30분 만에 처리해주고, 복원 비용도 일반 정비소의 3분의 1밖에 안 된다는 게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경미한 부분 도장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사업허가가 없어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으며 특별히 상권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는 장점이 있다.
이밖에 가격파괴 유아의류 전문점이나 다양한 중소기업 제품을 싸게 판매하는 생활용품 전문 할인점이 있다. 하지만 이런 가격파괴점을 고를 때는 제품의 질을 직접 확인해봐야 한다. IMF 때와 달리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많이 높아졌기 때문에 제품의 품질 수준이 낮다면 아무리 가격이 싸도 먹혀들지 않는다. 따라서 품질은 그대로 유지하되, 본사가 유통비용이나 관리비용 절감, 유통방식 혁명 등을 통해 가격을 낮춘 것이 아니라면 아예 눈을 돌리지 않는 것이 좋다.
△ 복합형 업종
경기가 좋을 때는 커피, 비디오 등 한 품목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게 단연코 유리하다. 하지만 불경기일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불황일 때는 단일품목만으로는 매출이 뚝 떨어져 위험도가 늘어난다. 이럴 때는 수익원천을 다각화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복합화’가 유리하다.
복합화에 적합한 대표적 업종으로는 에스프레소 커피·허브 복합점을 들 수 있다. 젊은층 커플들을 대상으로 커피 전문점에서 허브 상품을 함께 판매하면 매출의 20% 정도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영어동화 비디오, 애니메이션 비디오, 해외 유명 교육용 비디오 등을 추가해 도서와 함께 대여를 하는 아동도서·교육용 비디오 복합대여업도 매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복합화에는 몇가지 원칙이 있다. 일단 궁합이 맞으려면 독립적 시장으로 아직 성장하지 못한 것을 종속 아이템으로 골라야 한다. 예컨대 커피와 허브를 결합할 경우 커피는 주 아이템이 되고 허브 제품은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종속 아이템이 된다. 아울러 복합점을 하기 위해 일부러 매장을 늘리거나 주방을 늘리는 경우 자칫 수익보다 투자가 많아져 실패할 확률이 높다. 허브 상품은 진열대 정도만 필요하므로 이런 위험성을 피할 수 있다.
△ 트렌드형 업종
주5일 근무제 도입으로 이제 건강이나 레저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잘 올라타면 불경기에도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건강·레저 트렌드와 관련해 첫번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인라인 스케이트 대리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인라인 스케이트는 그동안 온라인을 중심으로 구매가 이루어지다 지난해 3월 첫 오프라인 전문점이 생겼다. 현재 프랜차이즈 본사는 하나밖에 없으며, 가맹점은 13개에 이른다. 가족이나 동호회 중심으로 일고 있는 인라인 스케이팅 붐에 비춰보면 가맹점 수가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인라인 스케이팅 대리점의 경우 서울은 지난해 가맹점이 많이 생겨 대구, 부산 등 대도시로 눈을 돌리는 것이 좋겠다. 또한 인라인 스케이팅은 계절에 따라 매출 기복이 심한 것이 단점이다. 지난해 여름 서울시내 점포들의 매출은 월 1억5천만~2억5천만원(마진율 30% 안팎)에 이르렀지만 비수기인 겨울철(11~2월)에는 1천만원 이하였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스노보드 같은 다른 상품을 취급한다는 생각을 미리 갖고 있어야 한다.
아로마 보디용품 전문점도 젊은층에 불고 있는 건강·자연주의 바람을 타고 최근에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다. 아로마가 알려지기 시작한 게 5년 정도 됐으므로 전문가들은 충분한 잠복기를 거쳤다고 판단한다. 지금 시점이면 사업을 시작하기에 적절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마라톤 열기에 힘입어 러닝머신만 갖춰놓은 ‘달림방’도 고려할 만하다.
△ 어린이 교육형 업종
어린이 교육사업은 소자본 창업 아이템이 많고 자녀교육과 자기계발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여성 창업자, 특히 주부들에게 인기있는 분야다. 이 분야는 ‘불황이 없다’고 할 정도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블록조립교실과 영어듣기방은 소자본으로 점포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블록조립교실은 최근 창의력 교육 붐을 타고 등장한 것으로, 특별한 기술과 재투자가 필요 없어 누구나 쉽게 운영할 수 있다. 게다가 블록조립교실은 주부들이 시장에 가거나 잠깐 볼일을 보러 갈 때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탁아 역할도 한다. 때문에 유치원 지역이나, 초등학교 근처, 아파트 단지 등에서 틈새 업종으로 제격이다. 영어듣기방도 싼 비용으로 효과적인 영어교육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월 10만원 안쪽 비용으로 재미있게 영어공부를 할 수 있게 했다.
어린이 관련 교육사업이 수학, 미술 등 분야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방문교육, 학원, 온라인 교육 등 교육방법 종류도 수없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어린이 교육사업은 가능성만큼이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단단히 각오를 해야 한다. 또한 방문교육사업이라고 해도 교사를 채용하는 것이 불가피한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본사는 교사를 채용해준다고 선전하지만 대개는 ‘사탕발림’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외식업의 경우 평균 3, 4개월이면 안정권에 들어서지만 교육사업은 평균 1년은 지나야 흑자가 난다. 따라서 여유자금을 풍부하게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아울러 교육사업은 프랜차이즈로 시작해도 결국은 강사의 능력에 따라 매출 차이가 크게 달라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본사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신의 적성과 능력이 1차적인 판단기준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외식업종
외식업의 경우 입맛의 변화를 잘 파악해야 한다. 최근 외식업 판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대표적인 현상으로 죽 전문점이 늘고 있는 현상을 들 수 있다. 스트레스와 음주로 소화기능이 떨어진 직장인들이나 환자들이 죽을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이다. 죽 전문점에선 전복죽, 팥죽, 호박죽, 잣죽 등 전통죽과 해물죽 등 갖가지 죽 메뉴를 내놓는다. 10평 정도 안팎으로 작게 시작할 수 있는 게 이점이다.
아울러 즉석 생선꼬치 전문점은 생선을 꼬치로 만들어 고객이 직접 구워먹도록 해 재미와 담백한 맛으로 승부하고 있다. 중저가 숯불 바비큐 치킨점은 겉보기와 달리 꽤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동네 치킨점은 여간해서는 망하지 않는 것을 보면 치킨점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이밖에 과일샐러드, 국 등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아침식사 대용시장도 공략할 만하다. 배달 전문은 몸은 고달프지만 큰 자본 없이 창업할 수 있고,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