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청 |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칫거리는 남아 있었다.
"군부대가 있던 터가 개발되고 있는데,
전임 구청장 시절에 LH공사에서 빚이 많아
시행을 못 하겠다고 시행을 미루다가,
선거 임박해서 전임 구청장과 MOU를 바꿨는데
세입자 문제를 구청이 계획하고 시행하라는 조항을 넣은 거예요.
선거가 임박했으니 전임 구청장은 울며 겨자 먹기로 해줬겠죠.
그런데 시행사가 해야 할 일을
구청이 해결해주는 일이 어디에 있습니까.
구청이 임대아파트 입주권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밖에 재개발 지역이 몇 군데 있는데
다들 조합 구성 단계이거나 추진위 설립 정도의 단계예요.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4~5년 걸릴 것 같아요. 그래서 시간적 여유는 있어요."
더 큰 문제는 지역 주민들간의 융화 문제인 것 같았다.
금천은 시흥 시절부터의 토박이 비율이 상당히 높은 지역이면서도 전셋값이 싸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의 유입도 적잖은 곳이다.
"주민들을 만나면 딱 이럽니다.
'너 이 동네 몇 년 살았어?
나 30년 살았는데.' 지역 정체성이 강한 곳이에요.
나도 초등학교 동창들 매달 반창회 하는데, 30명 씩 모여요.
서울에 어디 이런 동네가 있습니까?(웃음)"
차 구청장은 부천시를 예로 들었다.
시민운동의 전통이 강하고, 원혜영 전 시장(현 국회의원) 등 시정도 좋은 방향의 큰 흐름을 탄 것이 있어
누가 시장이 되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시정을 하기에 좋은 환경이라는 것이다.
그에 비해 금천에서 지역 풀뿌리 운동은 활발하지 않아 보였다. 구로공단의 노동운동 전통도 구로구 쪽에만 남아 있다고 한다.
"선거운동 하다 보니, 이 지역에만 산악회가 400~500개, 친목회도 수백 개더라고요.
이런 토박이 정서가 독산동은 덜한데, 시흥동 쪽이 강해요. 그래서 정서적으로 좀 폐쇄적이죠.
그래서 산지 5년 된 사람들은 어디 가서 명함도 못 꺼내요.
성공회대 교수들도 활동을 하는데 토박이 정서에 부딪혀서 잘 못 움직이죠. 그
래서 바깥에서 온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역 공동체 운동, 풀뿌리 운동을 하려 해도 직접적 갈등은 없지만 확산력이 없어요.
여기가 그래도 노동운동의 전통이 있는 곳임에도 민주노동당의 세가 의외로 강하지 않습니다.
토박이들의 보수성이 작동하는 게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