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능력 신장을 위한 교육 내용의
구조화 방안 연구
출처:한국교육과정평가원
Ⅰ. 논술 능력의 성격과 구성 요인
1. 논술 능력의 중요성과 성격
글을 잘 쓸 수 있는 능력, 특히 주어진 문제에 대하여 논리적으로 사고를 전개하여 독자를 설득할 목적으로 텍스트를 생산하는 논술 능력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능력 중의 하나이다. 논술 능력은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기 위해서나 학문적 성취를 드러내기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사회생활을 이성적으로 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능력이다. 교과 학습의 과정에서 논술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논술 능력의 중요성과 성격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하에서는 논술의 중요성을 의사소통, 사고력 증진, 의사 결정 능력 신장의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가. 의사소통과 논술 능력
주어진 문제에 대해 글쓰기는 의사소통으로서의 문제 해결 행위이다. 글 쓰는 사람은 글을 읽을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글을 쓴다. 즉, 필자는 독자의 지적 상태를 변화시키기 위하여 주장을 하기도 하며, 정보를 제공하기 위하여 설명을 하기도 한다. 의사소통 행위로서의 글쓰기가 갖는 여러 가지 특성은 실제로 글을 써 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만약, 정보 사회 또는 고급 기술문명 사회의 특성을 지니게 될 미래 사회에 대비하여 젊은 세대들이 의사소통 능력으로서의 글쓰기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다면, 미래 사회가 각 개인에게 요구할 다양한 문제 사태에 대해서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래 사회의 주역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도 힘들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체계적으로 조직하여 자신의 언어로 효과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전문직 종사자, 정확하고 간결하게 보고서 하나 제대로 못쓰는 회사원, 자신의 생각을 명료하고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정치가, 일상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의사 소통상황에서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쉽게 될 고충을 생각해 보면, 의사 표현 행위로서의 논술의 중요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나. 사고력 향상과 논술 능력
의사소통 행위로서의 논술이 지닌 실용적인 측면에서의 중요성 이외에도 논술은 교육 상황에서 학생들의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적 사고력을 신장촉진 시킨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논술 활동을 함으로써 학생들은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논술활동은 학생들로 하여금 사물들 사이의 관계를 바르게 인식하게 하고, 사물들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며, 자신의 다양한 경험에 질서를 부여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논술 활동을 함으로써 학생들은 사람, 사물, 주요 현상, 주요 문제들에 관하여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혹은 자신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에 관한 어떤 통찰을 얻게 된다. 문화심리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문식 사회의 사람들이 문맹 사회의 사람들에 비해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적 사고력의 측면에서 앞서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Phelps,1988). 다시 말하면, 글쓰기 능력을 습득함으로써 사람들은 생각을 보다 논리적으로 전개하고,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며 현상을 비판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논술 능력을 제대로 갖춘다는 것은 정보 지식 사회에서 직면하게 될 다양한 문제 사태에 대처하여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획득하게 해 줄 것이다.
다. 의사 결정 능력 향상과 논술 능력
의사소통 행위로서의 논술이 갖는 중요성은 논술의 과정 곧 의사 결정의 과정이라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논술의 과정에서 필자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정확한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위해서 논술의 목적, 예상 독자, 논술의 내용 등에 관해 끊임없이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이러한 의사 결정의 경험이 학문을 하거나 사회생활을 영위하는데 매우 가치 있는 경험이 된다. 글 쓰는 이는 논술의 과정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과 목적이 무엇인지를 결정해야 하고, 예상 독자가 누구인지, 자신의 글을 읽을 사람이 어떻게 전달 내용을 이해하게 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며,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예상 독자가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내용을 조직하고 표현하는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또한, 글쓰기 과정에서 자신이 지금까지 쓴 글의 내용, 내용의 조직 방식, 표현 방식이 적절한지를 검토하여 고쳐 쓰는 방법도 결정해야 한다. 이처럼, 논술의 과정은 대단히 복잡한 의사 결정 과정이기 때문에 논술 활동을 함으로써 의사 결정 능력을 매우 효과적으로 신장시켜 나갈 수 있다.
2. 글쓰기로서 논술의 특성
논술은 논제를 논리적 사고 과정을 통해 해결하고 그 결과를 언어로 서술하는 글쓰기 방식이다. 논술은 항상 문제적 상황을 전제로 한다. 문제적 상황에서필자는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언어를 통해 그 문제를 의미화하고,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글로 서술하게 된다.
고전적 수사 이론에서는 글의 장르를 서사, 묘사, 설명, 논증 등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이러한 장르 구분은 현재에도 유효하다 논술은 위 장르 중에서 논증에 가깝다. 논술은 다양한 다른 장르와의 차이를 통해 존재하게 되는데, 특히 설명적인 글과의 차이를 통해 논술의 특성을 분명히 할 수 있다.
설명적인 글이 어떤 사실을 이해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면, 논술은 어떤 견해에 대하여 의혹을 갖거나 반대 의견을 가진 이들을 설득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또한, 설명이 일반적으로 사람들 사이에 공유된 지식인 사실을 주된 대상으로 삼는다면, 논술은 아직 일반인들에게 상식화되지 않은 신념이나 의견을 논의 대상으로 삼는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필자와 독자간의 견해차이나 갈등을 전제로 하며. 이 대립되는 견해와의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
그러므로, 논술을 할 때 필자는 먼저 자신의 견해를 확고히 한 다음에 논쟁이 되고 있는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하지만 논술 텍스트는 기본적으로 텍스트수용자의 이성에 호소하여 납득시켜야 하므로 텍스트생산자 자신의 감정이 표면화되어서는 안 된다. 충분히 납득할 만한 타당한 논거가 뒷받침되는, 사회 일반적으로 공유될 수 있는 원리에 기초하는 논증의 과정을 거쳐 설득력을 확보해야 한다.
3. 논술의 성격과 논술 능력의 구성 요인
논제에 대하여 논리적으로 사고를 전개하여 효과적으로 설득하는 논술은 다음과 같은 성격을 지닌다. 첫째, 논술은 무엇보다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조직하고 표현하는 심리적 활동임과 동시에 지식을 구조화하는 인지적 과정을 본질로 하는 글쓰기 방식이다. 둘째, 논술은 잠재 독자, 현실 독자를 상정하고자신의 신념이나 견해를 받아들이도록 독자를 설득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셋째, 문제를 중심으로 조직되는 논술은 주어진 사태에서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여 문제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문제 해결의 과정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넷째, 논술은 범교과적인 특성을 지닌다. 논술이 범교과적 특성을 지닌다는 것은 논술이 독립된 배경 학문이나 특정 교과에 토대를 두지 알고 범교과적인 여러 가지 유형의 지식과 사고력을 바탕으로 쓰여야 함을 의미한다.
논술은 이와 같은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 사실적 증거를 토대로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 추론력과 상상력, 가능한 대안 중 최선의 안을 선택할 수 있는 합리적 의사 결정 능력 및 문제 해결 능력,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거나 혹은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안해 낼 수 있는 확산적 사고력, 글을 안는 과정을 적절히 통제하고 점검할 수 있는 고등 수준의 종합적인 상위 인지 능력을 요구한다.
Ⅱ. 교육 내용의 구조화 원리와 방안
1. 내용 선정의 준거
논술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 내용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으며, 또 확보된 교육 내용이 정교하게 구조화되지도 못한 형편이다 교육 내용의 구조화를 위해서는 먼저 무엇이 교육 내용인지, 또 어떤 교육의 내용이 선정되어야 하는지를 탐구해야 한다. 그렇다면 교육 내용은 어디서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그리고 이를 어떤 틀에 의해 체계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여기에서는 사고력 관련 내용, 텍스트 관련내용, 작문 과정 관련 내용, 범교과 작문 관련 내용으로 논술 교육 내용을 제안하고자 한다.
가. 사고력 관련 교육 내용
논술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서 개인적 차원에서는 어떤 교육 내용이 선정되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하고자 한다. 앞으로 기술하게 될 모든 내용이 필자가 갖추어야 할 능력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필자의 심리 과정과 같은 내면적인 측면에 한정하여 다루고자 한다. 특히, 논술에서 강조되는 사고력을 개인적 관련 교육 내용의 핵심으로 보고 사고력을 중심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사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논술과 사고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논술을 한다'는 '사고를 한다'로 치환이 가능할 정도로 논술의 과정이 곧 사고 과정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리하여 사고력을 국어과 교육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도 여럿 있을 뿐 아니라. 사고력을 중심으로 논술 영역의 내용을 체계화하는 것도 일면 타당한 측면이 있다(김갑수 외, 1993). 그러나 언어와 사고가 밀접하게 관련되어있다고 하여 사고가 순전히 언어의존적이라고 하기가 어려우며, 다른 교과에서도 사고력을 다룰 수 있다. 그러므로 논술 교육의 내용으로서 사고력이 국어과 교육의 고유 영역이라고 볼 수 없는 측면이 많다. 특히. 사고력이 곧 논술 능력으로 등식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간은 언어를 매개로 사고를 전개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언어적 사고는 논술 교육의 내용이 될 수 있다. 또한, 언어적 사고는 비언어적 사고보다 많은 장점을 지닌다는 것도 사고력이 논술 교육의 내용이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근거가 된다. 이관용(1988)은 비언어적 사고에 대한 언어적 사고의 장점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언어는 지적 성공의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언어를 지니지 않은 사고자는 인지적으로 무능하다. 언어는 그 사용자로 하여금 비언어적 사고자가 획득할 수 없는 복잡한 수준에서 추상적 개념, 가설과 구른, 규칙과 일반 원리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해준다. 언어는 사고자로 하여금 심적으로 암송하고, 주의를 지시하고 유지시키고, 정보를 정돈된 순서로 그리고 차례로 포개진 위계로 배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언어가 없는 사고와 언어를 지닌 사고간의 차이는 수판으로 수학적 계산을 하는 것과 정교한 전자계산기로 계산하는 것과의 차이와도 유사하다. 아마도 언어에 의해 주어지는 가장 중요한 이점은, 언어가 우리들로 하여금 우리 자신의 개인적 경험으로부터가 아니라 우리 세대의 전체 지식 집합소로 접근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과거 및 현재의 다른 언어사용자들의 축적된 경험으로부터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이도영, 1998:102에서재인용)
하지만 모든 사고력을 구성하는 하위 구성 요소 모두가 논술 교육의 내용이 될 수는 없다. 논술 교육의 목표가 사고력 향상에만 있지 않기 때문에 논술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어떤 사고 요소가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그 기여도를 고려하여 교육 내용을 선정해야 할 것이다.
성일제 등(1988)은 사고 과정을 그 특성에 따라 1)의사 결정, 2) 비판적 사고, 3) 창의적 사고, 4) 메타인지 등으로 구분하였다. 논술의 과정이 문제 해결의과정이란 점에 착안하면 이들 사고 기능 중 의사 결정 능력과 비판적 사고 능력이 논술 능력 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의사 결정능력, 비판적 사고 능력의 개념 및 그 특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논술 교육의 내용 선정에 많은 시사를 줄 것이다.
(1) 의사 결정
일상생활에서 의사 결정을 해야 할 상황 가운데에는 복잡한 과정에 착수하지 않아도 될 상황이 있는가하면, 도달해야 할 목표나 가능한 해결안들에 대해서 뚜렷이 인지하지 못하는 복합적인 의사 결정 상황도 있다. 복합적인 의사 결정 상황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그 속에 포함된불확실성다. 의사 결정의 과정은 이 불확실성의 정보를 감소시키는 과정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체계적인사고의 과정이 필요하다.
의사 결정에만 독특하다고 생각되는 절차에 대한견해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Wicox(1979)는 ① 문제 상황의 분석, ② 결정할 문제의 규명, ⑦ 관련 정보의 수집 및 종합, ④고려되어야 할 우선순위의 결정, ⑤ 잠정적 해결안 구성, ⑥ 해결안의 재검토의 단계로 기술하고 있다. Beyer(1984)는 ① 바람직한 목표나 조건의 설정, ② 이 목표나 조건을 실현시키는데 장애가 되는 요소의 확인, ③ 장애 요소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한 대안의 탐색, ④ 각 대안별로 그것을 수행하는 데 따르는 차원, 그 대안을 적용할 때 생길 수 있는 제한점 등의 면에서 검토, ⑤ 예상되는 결과에 비추어 각 대안의 서열을 매기기, ⑥ 최선의 대안 선택 등의 절차를 제시하고 있다.Wales & Nardi(1984)의 의사 결정 절차는 의사 결정을 가르치려 할 때, 보다 유용한 기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① 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 요구되는 문제 확인하기
② 목표를 진술하기
③ 상황의 구성 요소들과 그것의 분명한 원인에 대한 정보 수집하기.
④ 정보를 상황의 뚜렷한 특성 즉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이며, 무엇이 변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기 위해 조직하기
⑤ 대안적인 해결안들을 생성하기
⑥ 각 대안을 그것의 장애 요인과 그것이 가정하는 바, 그리고 그것이 비추미질 준거 에 따라 자세히 조사하기
⑦ 최선의 대안을 선정하기
⑧ 고려되어야 할 요인들과 그 각각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분석하기
⑨ 위의 정보를 대안으로 수행하기 위한 하나의정보로 종하하기
⑩ 계획된 대안을 목표, 다른 준거, 어떤 예상된 긍정적, 부정적 결과의 견지에서 평 가하기
⑪ 선정된 대안에 따른 결과를 평가하기 위한계획 수립하기
의사 결정은 가치 선택이 보편적으로 개재되는 문제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고자 할 경우 필요한사고 과정으로서, 많은 교육자들은 의사 결정이 그 안에 포함된 사고 기능들과 그것의 토대가 되는 지식과 함께 교육의 초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 비판적 사고
비판적 사고는 그 성격이 평가적이라는 특성이 있다. 그것은 건전한 회의주의로서 정확성, 타당성,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어떤 주장, 신념, 정보의 출처를 정밀하고 지속적으로 그리고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비판적사고 과정은 의사 결정과는 달리 연속적인진행 방식으로 일련의 지적 조작이나 단계를 밟아 가는 것이 아니고, 구체적인 여러 조작들의 집합이라 할 수 있다. 이들 조작은 그 중 한 가지만 따로 떼어 이용할 수도 있고, 두 개 이상을 결합하거나 어떤 순서를 이루어 이용할 수도 있다.
비판적 사고 과정에 포함되는 지적 조작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① 입증할 수 있는 사실과 가치 주장을 구별하기
② 관련되지 않은 정보, 주장, 전제로부터 관련된 것을 구별하기
③ 어떤 진술의 사실 여부를 결정하기
④ 애매한 주장이나 논증을 확인하기
⑤ 어떤 출처의 신뢰성을 결정하기
⑥ 진술되지 않은 가정을 확인하기
⑦ 편견을 탐지하기
⑧ 논리적 오류를 확인하기
⑨ 추론의 계열에서 논리적인 모순점을 인지하기
⑩ 어떤 논증이나 주장의 강도를 결정하기
비판적 사고의 가장 포괄적인 행위는 논증의 행위 -논증하기와 논증 분석- 라 할 수 있다. 비판적 사고에 있어서 논증은 추론의 과정에 수반되는 주장이다. 앞에서 제시된 비판적 사고 기능의 대부분은 그러한 논증을 창출하거나 논증의 정당성과 타당성을 판단, 평가하는 데 이용된다.
논증(argument)은 논쟁(dispute)과 추론 과정의 의미를 갖고 있다. 추론은 어떤 사실 또는 명제의 이유(근거)를 추적해 나가는 과정을 의미하므로 결국 논증은 그러한 이유들을 체계적으로 제시하여 어떤 결론에 이르는 과정 또는 그 결과가 된다. 그러므로 논증은 명백히 주장하는 바가 있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이유(근거)가 제시되는 일련의 진술이 된다. 비판적 사고는 일련의 사고 기능 이상의 것이라 할 수 있다. Pual(1984)은 그것을 어떤 개인의 성격의 중요한 면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가 자신의 가치와 견해를 다른 사람의 것들에 비해 우월한 것으로 여기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경향을 인지해야 하며, 이러한 경향성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또, 그는 비판적 사고의 의미를 '약한 의미(weak sense)'와 '강한 의미(strong sense)'로 구분한다. 약한 의미의 비판적 사고자는 분석과 논증의 기능을 자신의 생각에 일치하지 않은 사람들을 공격하고 비난하는데 주로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하고 강한 의미의 비판적인 사고자는 그 자신의 가정과 생각을 가장 강한 반대에 부딪힐 수 있는 검증에 맡겨보는 것의 필요성을 깨닫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강한 의미의비판적 사고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논술 능력 신장에 필요한 사고 관련 교육 내용은 이외에도 많을 수 있다. 또한 사고력을 구성하는 하위요소를 나누는 관점의 차이로 인해 창의적 사고, 논리적 사고, 사실적 사고 등을 포함시킬 수도 있고, 논리적 사고를 더욱 세분화하여 교육 내용으로 삼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사고력을 구성하는 하위 요소 중에서 무엇이 논술 능력과 직접적인 관련성을 맺고 있는지를 따져 보는 일이다.
나. 텍스트 관련 교육 내용
문어(文語)에는 다양한 종류의 장르가 있고, 각 장르는 고유한 텍스트 구조가 있다. 어떤 장르의 글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각 장르가 내재적으로 지니고 있는 이러한 텍스트 구조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논술의 가장 일반적인 전개유형으로 상정하는 '서론-본론-결론'이 바로 논술하는 글의 구조이다. 여기에서는 각 부분은 어떤 특성이 있고, 필자가 학습해야 할 교육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특히, 본론의 논리 전개 유형을 세분화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그 이유는 논술문이 설명문, 기사문, 문학 작품 등의 장르와 구분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보여 지기 때문이다. 물론 장르마다 공유하는 전개 유형이 있을 수 있겠지만,논술 텍스트에서 비교적 많이 활용되는 텍스트 구조를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1) 서론부
논술이란 거의 예외 없이 어떤 ‘문제’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글쓰기이므로 서론부의 역할은 그 ‘문제를 제기하는 일’이다. 문제를 제기할 때에는 항상 나의 논술문을 읽게 될 사람이 주제를 알지 못하고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것이 옳다. 서론에서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문제의 '위상(위치)'를 가늠해야 한다.
전혀 사전 지식이 없는 청중을 상대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고 상정하는 것이 좋다. 곧바로 문제의 토론으로 들어갈 것이 아니라 읽는 이에게 문제가 어떠한 맥락 속에 위치하는가를 설명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2) 본론부
본론부는 서론에서 제기한 문제를 그 문제의 성격에 맞는 전개 방식을 선택하여 논리를 펼쳐 가는 부분이다. 그리고 그 전개 방식은 하나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필자에 따라, 논의의 성격에 따라 무수하게 많은 전개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여기에서는 이렇듯 다양한 형태의 전개 방식을 몇 가지로 나누어 그 양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가) 변증법적 구조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전개 방식으로 '정-1반-․합'의 순서를 따른다. '정' 부분에서는 문제에 대한 일정한 관점을 옹호하게 되며, '반' 부분에서는 앞에서 옹호했던 주장에 반대되는 논리를 도입하여 언뜻 보기에는 모순 되는 듯한 결과에 도달한다. 그리고 '힙 부분에서는 보다 더 뉘앙스가 가미된 중간적 진실을 설정한다. 흑은 새로운 요소들을 도입함으로써 일견 모순된 것처럼 보였던 논리를 극복한다.
이 유형의 전개 방식은 논술 텍스트 생산에서 자주 활용될 수 있다. 다만 너무나 지나치게 단순한 대립을 이루는 두 가지 주장의 병치나 내용이 없이 형식에 그친 종합과 같은 가장 흔한 잘못은 범하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나) 문제-원인-해결 구조
이 유형의 전개 방식은 아주 구체적인 사실들, 숫자, 의미 있는 일화 등을 바탕으로 하여 문제를 실감하게 한다는 특징이 있다. 신문 기자가 흔히 이 방법을 동원하여 기사를 쓰곤 하는데 이는 독자의 마음속에 금방 비상한 흥미와 나아가서는 어떤 불안감마저 일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계속하여 끝까지 읽어 보고 싶은 흥미와 욕구를 자아낸다는 장점 이 있다.
문제가 강하고 확실하게 제기되고 나면 이어 그 문제의 원인에 대한 설명을 구하려고 노력한다. 그 다음에는 당연히 앞에서 언급한 심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제시되게 마련이다. 이러한 전개 방식에 따라 ‘문제→원인→해결책’과 같은 개요를 작성해 볼 수 있다.
(다) 비교․ 대조 구조
이 유형의 전개 방식은 서로 다른 사실들이나 서로 다른 개념들 사이의 비교 혹은 대조를 통하여 논리를 전개하는 방식이다. 비교․ 대조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① 비교․ 대조되는 각각의 요소가 하나씩의 ‘부분’을 이루는 방식, ② 처음부터 비교되는 요소들의 대립 관계가 논술의 끝까지 계속되는 방식이 그 예이다.
첫 번째의 경우는 대개 세 토막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비교․ 대조의 제1항을 먼저 제시하고, 비교․대조의 제2항을 제시한 다음에, 마지막으로 앞의 두 부분에서 언급한 사실들의 상호 비교 혹은 대조에서 얻어낸 반성적 생각을 펼치게 된다. 세 번째 부분이 특히 중요해서 단순 비교 혹은 단순 대조로 논의가 흘러가지 않기 위해서는 비교와 대립을 필자의 관점을 매개시켜 반성해 볼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의 경우는 맨 처음에 예고했던 두 가지 항의 비교를 논리가 전개되는 동안 줄곧 변함없이 계속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비교로부터 이끌어낸 반성적 결론이 논술의 끝을 이루게 된다.
(라) 설명-예증 및 해석 구조
논술 시험에서 <‘인간이 된다는 것은 책임을 질 줄 안다는 것이다.’라는 말을 해석하고 자신의 견해를 밝혀라.>와 같은 논제를 접하게 되는 수가 많다 이 때에는 여러 가지 예들과 논평들을 곁들여가면서 그 문구의 뉘앙스를 점점 더 섬세하게 고려하여 설명을 해나가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책임의 문제로 시작해서 다음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의 문제로 옮아가는 식으로 ‘발전’이 느껴지도록 논지를 배열하는 것이 적절하다인용 문구가 직접 제시되는 경우에는 그것이 삽입되어 있는 글의 전체 문맥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만 그 의미가 분명하게 이해될 수 있으므로 이 짤막한 한마디 말에 대하여 당장 논평을 가하는 일은 삼가고일상의 경험, 독서 경험을 통해서 그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3) 결론부
결론은 지금까지 힘겹게 이끌어온 논증의 귀결이다. 그것은 논리적인 측면에서 그 앞에 쓰여진 내용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야 한다. 결론은 지금까지 쓴 글과 논리의 결산이다. 그 결론은 필요 불가결한 것이어야 한다. 글을 다 읽고 난 뒤에 남게 되는 마지막인상은 물론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만 결론이 필요 불가결하다는 것은 아니다. 논술의 ‘논리적인 엄격성’은 필자가 내린 결론이 과연 앞에서 전개해 온 논증의 필연적인 귀결이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 즉, 독자가 논술문의 다른 모든 내용들과 결론 사이에 필연성의 관계가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결론은 단순한 끝이 아니라 결과이면서 도착점이기 때문이다.
다. 작문 과정 관련 교육 내용
논술은 일반적인 작문 과정의 틀을 따르게 마련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작문의 과정에서 필요한 교육내용은 다소의 차이만 있을 뿐 논술의 과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다음에서는 각 작문 과정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사전 쓰기
사전 쓰기는 필자가 쓰기를 준비하는 모든 활동과 전략을 말한다. 작문 과정에서 사전 쓰기 단계는 필자가 화제를 발견하고, 생각을 전개하며, 독자에게 생각을 표현하는 최상의 방법을 결정하는 시점이다. 따라서 사전 쓰기는 쓰기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사전 쓰기는 여러 가지 형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어떠한 필자라도 이 모든 형식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배우는 과정에 있는 필자는 그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형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사전 쓰기의 다양한 방법을 알아야 한다. 사전 쓰기의 가치는 어떤 특정 계획을 세우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작품에 필자의 관심을 모으는데 있다. 사전 쓰기는 필자의 정신을 화제 중심으로 모으고, 상상력과 창의성을 발동시키고 쓸 내용의 기초를 제공한다.
(2) 초고 쓰기
초고 쓰기는 생각이 구체화되어 종이에 표현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필자는 앞뒤로 오가면서 초고를 검토하고 다듬기를 계속한다. 사전 쓰기를 마친 다음에 초고 쓰기를 하게 되는데, 사전 쓰기에서 초고쓰기로의 이행은 순식간에 일어날 수도 있다 한편으론 머뭇거리기고 다시 생각하면서 느리게 진행될 수도 있다. 필자가 첫 단락을 쓰는데 어려움을 느끼거나, 첫 단락에 표현된 중심 생각을 뒷받침하는데 자신이 없게 되면 그의 생각을 어떻게 펼쳐갈 지 모르게 된다. 때론 빠르게, 때론 느리게 쓰기를 하면서 필자는 수시로 글쓰기를 멈춘다. 그렇게 하는 동안에 필자는 생각을 화산하고, 명료화하고, 재구성한다. 그러면서 글쓰기 과정에 깊이 빠져든다. 필자는 쓰면서 이미 쓴 부분을 검토하는 경우가 있다. 쓴 부분을 다시 읽어보거나, 전체적인 구성 그리고 서론과 결론을 다시검토하기도 한다. 또한 어떤 부분을 고칠지를 결정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초고쓰기 단계는 고쳐쓰기 단계와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
(3) 고쳐 쓰기
고쳐 쓰기의 과정은 좋은 작문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고쳐쓰기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퇴고’라는 용어에 얽힌 고사를 보면 알 수 있을 정도로 고쳐쓰기는 오래 전부터 강조되어 왔다. 고쳐 쓰기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핵심적인 내용은 Tm기의 과정을 되짚어 돌아가서 다른 사람의 관점으로 자기가 쓴 텍스트를 바라보는 것이다. 고쳐쓰기에서 고려되어야 할 내용 요소들도 텍스트 수준, 문단 수준, 문장 수준으로 나누어 살피는 것이 효과적이다. 텍스트수준에서의 고쳐 쓰기는 잉여 부분들의 삭제, 독자들의 이해와 기억의 편의를 위한 제목들의 첨가, 중요한 아이디어들의 위치 조정이 있다. 문단 수준에서의 고쳐쓰기는 긴 단락의 조정, 아이디어 배열 순서 조정 및 도표의 첨가, 주제문의 첨가, 연결어의 첨가 등이 있다. 문장 수준에서의 고쳐 안기에는 상투어나 무의미어의 삭제, 피동문의 적절성 등이 있다.
라. 범교과 작문 관련 교육 내용
논술 능력은 국어 교과에서만 추구되어야 할 목표는 아니다. 논술이 갖는 성격이나 특성상 그렇게 할 수도 없다 논술을 잘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풍부한 경험 및 식견이 있어야 하며, 이를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한다. 이에 따라 범교과적 작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범교과적 작문력 신장에 필요한 지식 요인을 살펴보기를 한다.
(1) 교과에 대한 지식
해당 교과 영역에서 성공적인 작문을 하기 위해서 필자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지식은 학생들이 작성한 텍스트를 읽고 평가하게 될 해당 교과 교사가 속해 있는 학문 공동체에 대한 지식이다. 이러한 지식은 수사론에서 강조하는 예상 독자를 결정하고 분석하고 변화시키는 방법에 관한 지식과는 다르다. 해당교과의 지적 공동체에 속하는 예상 독자는 해당 학문분야의 작문에 있어서의 관습적인 행동, 즉 필자가 사고 양식, 조직 방식, 문체 등의 측면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표준적인 행동을 창조하고 공유하는 사람들이다.
(2) 교과 내용에 대한 지식
학생들은 어떤 교과와 관련되는 학문 체계를 학습하면서 해당 학문 영역에서 탐구의 대상이 되는 내용에 대한 개념적 지식과, 그러한 내용을 발견하기 위하여 해당 학문 공동체가 흔히 사용하는 논증 및 탐구의 방법에 대한 절차적 지식을 획득하게 된다. 스키마이론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필자는 주어진 작품 과제에 대하여 서로 다른 수준의 지식을 동원하게 된다. 가장 일반적인 수준에서의 스키마는 사전 경험에 바탕을 둔 세상사에 대한 필자의 일반적인 견해를 표상한다. 또 다른 종류의 스키마는 계층적인 구조를 지닌 일반적인 스키마의 하위 구조로서 조직화되어 보다 구체적인 수준의 지식을 표상한다(Anderson, 1978). 교과 내용에 대한 필자의 지식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스키마 이론의 적용은 매우 유용한 틀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아동 발달을 처음 공부하는 학생이 아동 발달에 관한 작품을 읽는 경우, 처음에는 그의 작품 내총을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스키마가 매우 일반적인 수준의 것이겠지만 아동 발달과 관련되는 세부 내용에 익숙해지면서 아동의 행동과 신체작 사회적․정서적 발달 사이의 관계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스키마를 작문의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3) 텍스트 조직 방식에 대한 지식
단편적 사실이나 개념적 지식(Conceptual Knowledge)의 기억을 위한 학습이 아니라 절차적 지식(Procedureal Knowledge)과 문제 해결력 및 창의적사고력의 신장을 위한 학습에 있어서 교과 관련 작품활동의 경험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교과학습을 통하여 교과 관련 학문 영역 내의 텍스트 공동체에 참여하는 방식을 배우고, 관습적으로 허용된 방식으로 교과의 세부 내용에 대한 체계적이고 구조화된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학생들은 교과학습을 통하여 해당 학문 영역에서 주로 활용되는 텍스트의 조직 형태, 배열 방식, 글의 형식 및 장르 등에 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교과의 내용에 대한지식과, 그 교과와 관련되는 학문 공동체에서 특징적으로 사용되는 글의 조직 방식과 형식에 대한 지식은서로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교과 내용에 대한 구조화된 지식의 개발은 그러한 지식을 표현하는 텍스트의 조직 방식과 형식의 제약을 받는다. 다시 말하면, 해당 교과의 지식을 체계적으로 표상하는, 텍스트의 조직 방식을 알게 됨으로써 학생들은 그 교과의 내용을 보다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4) 표현 방식에 대한 지식
작품 혹은 논술의 결과만을 놓고 볼 때, 필자의 지식을 드러내는 가장 명시적인 요소는 표현 방식 또는 문체라고 할 수 있다. 문체를 결정짓는 자질들로서는 어휘 선택, 문장 구조, 표현 기법 등을 들 수 있다. 교과 내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작문은 해당 학문 영역의 지식 체계에 관한 지적인 대화에 기여할 목적으로 이루어지는데, 학문 영역 내에서의 작문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문체는 단지 내용에 옷을 차려 입힌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Kinneavy, 1971) 텍스트의 형식 및 장르와 마찬가지로 해당 학문 영역 내에서의 문체는 그 학문 분야에서의 탐구의 기저를 이루는 이데올로기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2. 교육 내용 구조화 원리
논술 교육의 내용 선정의 원천이 되는 영역을 크게 넷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사고력을, 텍스트 차원에서는 논술 텍스트의 구조를, 작문차원에서는 작문의 일반적인 과정을, 논술 교육의 중요한 교수-학습 방법론으로 제기되고 있는 범교과 작문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들은 모두 작문 교육의 내용을 이루는 요소들이지만, 동시에 그 어느 것 하나도 작문 교육의 내용 전체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과 원리에 의해서 작문 교육의 내용을 선정하고 체계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학문 공동체의 이해와 관심에 따라 위 네 영역 중 어느 한 영역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자칫 어느 한 영역만이 논술 교육의 전부인 양 호도 되어 온 것이 사실이라면, 이제는 논술 교육의 성격과 목표에 충실하여 그 내용을 바르게 정선하고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는 몇 가지 원리를 적용하여 기존에 논의되어 온 논술 교육의 내용을 선별하고 그것들의 관계를 분명히 하여 개략적이나마 교육 내용의 체계화를 시도해 보고자 한다. 그 원리와 적용의 예는 다음과 같다.
가. 논술 교육 목표의 명료화 원리
논술 교육의 내용이 학문 공동체마다 상이하거나 혹은 그 강조점이 달랐던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논술 교육의 목표가 분명하지 알은 데 있다. 사고력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논술 교육의 목표가 사고력 향상에 있는 것으로 보고 사고력 관련 요소만을 논술교육의 내용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논술 텍스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자들은 논술 텍스트의 구조를 익히면 논술 교육이 완성된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한편 범교과 작문 활동을 강조하는 학자들은 논술이 다른 교과의 중요한 학습 수단이 된다는 관점으로 논술 교육을 바라봄으로써 논술 교육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목표를 다소 흐리게 한 측면이 없지 않다. 논술 교육은 학생들로 하여금 논쟁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 자신의 견해를 체계적이고 조리 있게 펼침으로써,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게 하는 데 궁극적인 목표를 두어야 한다. 사고력의향상은 논술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라 하나의전제이다. 범교과 작문도 논술에 필요한 배경 지식의 확충, 그리고 해석 및 활용에 그 의미가 있지 범교과 작문에서 강조하는 것과 같이 논술이 타 교과 학습의 수단이 되는 것도 아니다. 텍스트 구조에 대한 이해나 작문 과정에 대한 이해 또한 마찬가지다. 따라서 논술 교육의 내용은 철저하게 논술 교육의 목표에 의해서 화인되고 선정되어야 한다. 어느 것이 논술 교육의 내용으로서 적합한 지의 문제를 결정하는 최상의 원리는 바로 논술 교육의 목표이다.
논술이 다른 무엇의 수단이 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논술 교육을 강조하고 이와 관련된 교육 내용을 선정하고 교육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논술 교육의 목표를 논술 교육의 내용의 결정 준거로 삼아야 한다. 이렇게 보면, 사고력 관련 교육 내용은 논술 교육의 전제가, 범교과 작문은 논술 교육의 하나의 수단이 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텍스트 관련 교육 내용 및 작문 과정 관련 교육 내용이 논술 교육의 중심이 된다. 이를 표로 나타내면 <표1>과 같다.
<표1> 논술 교육 내용간의 관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