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일차> 공원의 주인
휴일을 앞둔 저녁 친구들과 공원 파고라에 앉아서 맥주를 한잔하였다.
한가로이 봄날 저녁을 즐기며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공원을 가로질러 집으로 가는 사람들, 트랙을 돌며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있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고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정도의 아이들, 휴일을 앞둔 공원은 사람들의 술렁임으로 시끌시끌하고 활기가 돈다.
가끔씩 사춘기 아이들의 거친 말투가 신경쓰이기는 하지만 한때의 흘러가는 시간이리라.
밤의 공원은 30대~50대의 대부분 젊은 사람들과 아이들로 인해 활기와 에너지가 넘친다.
이 넘쳐흐르는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 밤의 공원의 주인들이다.
뒷날 휴일 아침 가까운 동산을 돌고 커피와 간식을 사들고 나무그늘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간간히 트랙을 돌며 운동하는 어르신들이나 아주머니들, 한가로이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들, 손자를 데리고 나온 할아버지, 게이트볼 장에서 공을 치시고 있는 어르신들,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아주머니, 파고라에서 책을 읽고 있는 아주머니는 공원의 품격을 높혀주는 것 같다.
손자에게 말을 걸고 있는 할아버지의 소리가 간간히 들려오고, 게이트볼 장의 공이 부딪치는 소리와 새 소리가 아침공기 만큼 경쾌하다.
공원의 아침의 주인들이다.
30년이 넘은 아파트이지만 주방에서 보이는 이 공원은 이 동네를 떠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첫댓글 품격있는 공원을 소유하고 계신 안 선생님, 부자세네요. 부럽군요.
책을 읽고 계시는 분이 계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덩달아 품격이 올라가는듯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