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이어령선생님이 얼마 전에 타계하셨습니다.
선생은 평생 내내 죽음을 마주 대하려고 노력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그분이 죽음 과정에서 보여준 현상을 가지고 질문하겠습니다.
죽음을 정면으로 관찰한다고 했습니다.
질문;
과연 마음을 가지고 죽음을 관찰할 수 있는가?
우리의 마음 구조는 죽음을 관찰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을까?
2. 기독교의 성령이나, 중국불교의 본성처럼, 죽음이 우리의 생각으로 관찰될 수 있도록 마음 밑바닥에 숨겨져 있는 것일까요?
숙제 해석
마음이란 무엇인가?
참 궁금합니다.
우리 인간들은 마음이 무엇인지 매우 궁금해합니다.
마음이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에겐
미래의 로봇트인간은 마음의 구조가 어떻게 생겼고 그 구조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면 의문은 저절로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과정 속에 진실이 드러나니까요.
마음이란 어떤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컴퓨터 속에 있는 수많은 정보가 서로 연결되어 복잡하게 얽히는 것을 마음이라 합니다. 서로 연결되지 않을 땐 각 각의 독립된 정보지만 그것이 서로 연결되어 복잡하게 얽히면 마치 살아있는 생명처럼 신령스럽운 모습을 나타냅니다.
“자아”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보가 독립되어 있을 땐 하나의 정보에 불과하지만, 그것들이 수천억 개가 서로 연결되어 얽히면 마치 신령스러운 “나”라는 개체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죽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죽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죽음은 생각이 만들어내는 정신병입니다,
마치 죽음이 있는 것처럼 착각하지만,
죽음도 (각가지 생각 정보들이 모여서 움직일 땐) 죽음이 있는 것처럼 활동하지만, 그러나 죽는 순간, 생명이 끝나, 그 정보들이 해체되면, 그 어는 곳에도 죽음은 없습니다.
죽음이라는 것이 원래부터 생각 밑에 본성처럼 깊은 웅덩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사람은 태어난 일이 없기에 죽음도 없습니다. 그러나 생각을 일으키면 그 순간 죽음이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생각을 멈추면 죽음은 홀연히 사라집니다.
예를 들어서,
생각을 일으켜서 죽음을 생각하면 공포가 일어나지만 죽음에 관한 생각을 멈추고 그 대신 아름다웠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면 도리어 행복에 젖어 듭니다.
이처럼 죽음의 두려움은 내 마음이 만든 정신병입니다.
죽음은 ‘바른 이치’를 보지 못하는 중생의 어리석음이 만든 착각입니다.
인간은 죽음을 마주 대하여 관찰하고 싶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마치 죽음의 깊은 웅덩이를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만 그런 깊은 웅덩이란 본래부터 없었습니다.
단지 죽음이란 생각이 만들어 낸 착각이었다는 것을 명확히 깨달을 뿐입니다.
거듭 말하지만 죽음은 생각이 만들어낸 착각입니다.
그래서
불교의 깨달음이란
죽음이 없다는 것을 바르게 아는 것입니다.
이것만 바르게 알면 그 즉시 모든 번뇌는 사라집니다.
그러니 죽음을 바르게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입니까.
이제 깨달음을 얻었습니까?
우리 모두 죽음의 환영에서 벗어나
바른 깨달음을 얻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