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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특별시 용산구 효창로에 위치한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2019 전국고등축구리그' 서울 동부 리그 2차전 영등포공고와 중대부고의 경기 모습 ⓒ K스포츠티비
정확히 359일만에 특정팀 상대 연승의 퍼즐을 보기좋게 끼워맞췄다. 난적 중대부고를 겨냥한 영등포공고의 얘기다. 안정된 공-수 밸런스와 고도의 집중력 등을 바탕으로 중대부고에 '클린 시트' 승리를 따내며 강팀의 퀄리티를 입증했다. 이를 토대로 '타이틀 방어'를 향한 발걸음도 경쾌하게 내디뎠다.
영등포공고는 28일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2019 전국고등축구리그' 서울 동부 리그 2차전에서 이주원과 김태우의 릴레이포로 중대부고에 2-0으로 승리했다. 2014년 서울 북부 리그 이후 줄곧 권역 리그 '타이틀 방어'를 이뤄낸 영등포공고는 개막전 광진FC U-18 전 10-0 대승에 이어 2연승을 구가하면서 '타이틀 방어' 전선에 시동을 본격적으로 켰다. 지난해 5월 4일 전반기 서울 북부 리그 당시 중대부고에 5-1 역전승의 여운도 그대로 간직하는 등 일거양득도 확실하게 누렸다.
이날 서로를 겨냥한 두 팀의 '패'는 사뭇 대조됐다. 중대부고는 '스위퍼 시스템'을 기반으로 수비에 안정을 꾀하면서 김세준과 임민섭, 강민 등을 축으로 역습을 노리는 패턴으로 영등포공고에 으름장을 놨고, 영등포공고는 빠른 빌드업을 통해 볼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상대 '스위퍼 시스템' 대응에 골몰했다. 전반 초반 서로 신중한 경기운영을 통해 상대 틈새 겨냥에 골몰한 두 팀이지만, 영등포공고가 전반 4분 오른쪽 측면에서 권태영의 크로스를 이주원이 전광석화 같은 헤딩슛으로 상대 골망을 가르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광인과 이주원, 김태우 등의 포지션체인지를 통한 측면 리턴으로 얼리 크로스의 정밀함 향상을 꾀한 패턴이 제대로 들어맞으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불의의 일격을 맞은 중대부고는 숏패스보다 롱패스 빈도를 높이면서 측면 전환에 의한 공격 포지션체인지와 콤비네이션 창출 등을 노렸고, 전반 15분 박재성 대신 최민식을 투입하면서 수비 방어벽을 다시금 정비했다. 이에 영등포공고도 적극적인 전방 압박과 빠른 트랜지션 등으로 상대 수비를 물고 늘어졌고, 공-수 간격을 좁히면서 전체적인 밸런스 안정도 함께 가미하는 등 추가골에 분주함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두 팀 모두 마무리가 아쉬웠다. 영등포공고는 전반 11분 아크 왼쪽에서 장재혁의 오른발 중거리포가 아쉽게 크로스바를 살짝 넘기며 추가골 찬스를 놓쳤고, 중대부고는 역습 상황에서 선수들 간 동선과 패스 타이밍 등에서 엇박자를 내며 슈팅 찬스 창출에 어려움이 뒤따랐다.
1골차 승부에 전반 중반 이후 다소 소강상태를 나타냈지만, 영등포공고가 정교한 측면 공격으로 또 한 번 중대부고의 골문을 열어젖히며 적막을 깼다. 영등포공고는 전반 27분 왼쪽 측면에서 이광인의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김태우가 오른발로 침착하게 차 넣으며 추가골을 엮어냈다. 이광인이 '프리롤'로 상대 수비를 흔들면서 얼리 크로스에 의한 컷백의 위력을 다시금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또 한 번 상대 얼리 크로스에 골을 얻어맞은 중대부고는 전반 29분 조장원 대신 박정재를 투입하며 패턴에 변화를 줬다. 김민준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올리면서 박정재를 오른쪽 날개, 강민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각각 배치하는 등 포메이션도 4-2-3-1로 개편하며 실타래 마련에 안간힘을 썼다.
볼 점유율의 우위를 바탕으로 공격 포지션체인지와 콤비네이션 등의 디테일함 가미를 노린 영등포공고는 전반 30분 이광인의 침투 패스를 받은 권태영이 골키퍼와 단독 찬스에서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때렸으나 아쉽게 상대 골키퍼 최유준의 선방에 막혔고, 전반 35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이광인의 오른발 슈팅 마저 최유준의 손을 뚫지 못하며 추가골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영등포공고는 빌드업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면서 이광인, 이주원, 김덕진 등의 포지션체인지로 공격의 수위를 더했음에도 큰 소득은 없었고, 중대부고는 포메이션 변화에도 더딘 패스 타이밍과 빌드업 속도 등이 발목을 잡히면서 김세준과 김민준, 강민 등이 문전에서 고립되는 악순환을 낳았다.
▲28일 서울특별시 용산구 효창로에 위치한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2019 전국고등축구리그' 서울 동부 리그 2차전 영등포공고와 중대부고의 경기 모습 ⓒ K스포츠티비
전반과 달리 후반 출발은 중대부고가 좋았다. 중대부고는 시작 1분만에 박정재가 역습 상황에서 단독 드리블 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회심의 오른발 슈팅으로 만회골을 엿봤으나 아쉽게 옆그물을 때리며 벤치의 깊은 탄식을 자아냈다. 이후 중대부고는 후반 4분 강민의 오른발 코너킥에 이은 권혁범의 헤딩슛도 상대 골키퍼 임정재의 품에 안기는 등 확실한 유효슈팅이 골로 연결되지 않으며 진한 아쉬움을 곱씹었다. 중대부고는 라인을 공격적으로 끌어올리면서 김민준과 김세준 등의 1대1 돌파에 의한 문전 침투로 영등포공고를 압박했고, 영등포공고는 빠른 빌드업을 통한 숏패스를 쉼 없이 구사하면서 이광인의 '프리롤'을 통한 이주원, 김태우, 김덕진 등의 시너지 효과 창출로 중대부고 수비라인을 두드렸다.
그럼에도 고대하던 골 소식은 터지지 않았다. 영등포공고는 후반 14분 이광인의 패스를 이어받은 김덕진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이 최유준의 손에 또 한 번 잡혔고, 중대부고는 후반 17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조한윤의 오른발 중거리포가 크로스바를 훌쩍 넘기며 헛물을 켰다. 후반 중반 팽팽한 공방 속에 중대부고가 후반 21분 김세준 대신 박건희를 투입하며 또 한 번 옵션에 매스를 댔다. 박건희를 오른쪽 사이드 어택커로 넣고 강민과 임민섭을 양 날개로 포진하며 공격의 스피디함 향상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중대부고는 후반 24분 박건희의 코너킥에 이은 최민식의 헤딩슛 마저 크로스바를 살짝 넘기며 또 한 번 득점 찬스를 날려보냈다.
영등포공고도 아쉽기는 매 한가지였다. 후반 27분 이주원의 패스를 받은 김태우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이 크로스바 상단 맞고 아웃됐고, 후반 30분 김덕진이 상대 패스를 끊고 단독 드리블로 치고들어간 뒤 아크 왼쪽에서 때린 왼발 슈팅 마저 최유준에 잡히는 등 확실한 마무리가 계속 발목을 붙잡았다. 최유준의 선방쇼로 추가골 헌납 위기를 모면한 중대부고는 후반 32분 후방에서 박건희의 크로스를 박정재가 머리에 정확히 맞췄지만, 이마저도 불발로 그치면서 땅을 쳤다. 두 팀 모두 공격으로 나갈 때 선수들 간 움직임과 패스 타이밍 등은 나쁘지 않았음에도 미진한 마무리가 너무나 야속했다. 이에 두 팀 모두 마지막까지 팽팽한 육탄전에도 큰 소득을 남기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마지막까지 중원에서 팽팽한 공방이 계속됐지만, 집중력의 우위는 영등포공고의 손을 들어줬다. 영등포공고는 후반 중대부고의 패턴 변화와 맹렬한 저항 등에도 고도의 집중력과 침착한 경기운영 등을 통해 2골의 리드를 잘 지켜냈고, 골키퍼 임정재와 '캡틴' 허준영 등 수비라인의 육탄방어까지 잘 곁들여지며 한숨을 돌렸다. 올 시즌 춘계연맹전 32강에서 '터줏대감' 언남고(서울)에 승부차기 분패(3-3 4PK5)를 당했던 중대부고는 지난 19일 개막전 여의도고 원정 2-1 역전승의 기세를 몰아 이날 영등포공고에 1년 전 '복수혈전'의 일념으로 어금니를 꽉 깨물었지만, 골 결정력 부재와 전반 2골 헌납 등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아쉬운 리그 첫 패배를 떠안았다.
이날 리그 개막전을 맞은 중랑FC U-18은 송석병과 김지훈의 릴레이포로 남강고에 2-0으로 승리하며 상쾌한 출발을 열었다. 전반 초반부터 적극적인 전방 압박과 빠른 트랜지션 등으로 남강고의 '킥&러시'에 맞대응한 중랑FC U-18은 전반 16분 송석병의 선제골로 시원하게 포문을 열었고, 이후 남강고와 치열한 힘 겨루기 속에 후반 23분 김지훈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굳혔다. 중랑FC U-18은 남은 시간 안정된 경기운영과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 등으로 상대 저항을 뿌리치며 개막전 '클린 시트'의 퍼즐을 보기좋게 끼워맞췄다. 남강고는 지난 20일 개막전 재현고 전 2-2 무승부를 딛고 이날 리그 첫 승에 야심을 고스란히 피력했지만, 집중력과 결정력 싸움에서 중랑FC U-18에 뒤지며 리그 첫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이밖에 재현고는 여의도고 원정에서 2-1 승리를 낚으며 리그 첫 승과 함께 승점 4점(1승1무)으로 영등포공고에 이어 2위에 진입했고, 여의도고는 홈 2연전에서 뒷심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며 또 한 번 패배의 쓰라림을 피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