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바위를 밀어 올려 산 정상에 닿으면 다시 굴러 떨어지고 또 밀어 올려야하는 영원한 형벌을 받은 인간 ‘시지푸스’
사람들은 말한다. 다시 내려올껄 왜 산에 가냐고.
그러나 산에 오르고 내려와야 하는건 같은 모습일 지라도 ‘시지푸스’는 형벌을 받고 어쩔 수 없이 가지만 우리는 우리의 선택에 따라 간다. 또한 우리는 그 처럼 무의미한 일을 반복하는것이 아닌 의미있는 고통이고 희열을 찾아가는 설레이는 길이 아닌가 생각 한다.
왜 산에 가냐고 묻는 이에게 조지 말로리(영국 산악인 1886~1924)는 이렇게 말한다. “거기 산이 있으니까”
거기 우리가 가야할 산이 있어 오늘도 우리는 산으로 향한다.
25km 꽤 먼 거리다. 그리고 힘든 산행이 될 것이다. 고통스럽기도 하겠지. . . . .
조침령 터널을 지나 새벽 1시30분 경에 들머리 근처에 도착했다.
약 30분 걸어 조침령에 도착했다.
조침령
산경표에는 曹枕嶺으로 되어 있는데 지금의 한자 표시는 鳥寢嶺이다. 언제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발음대로 한자를 바꿔놓고 고개가 높아 새도 잠자고 간다는 해석을 붙인게 아닌가 생각 한다.
베개 침자(枕)나 잠잘 침자(寢)나 자는건 맞는데 고개넘던 상인들(曹:무리조)이 잤는지 새들이 잤는지 그건 모를일이다.
평소 야간 산행과 달리 오늘은 처음부터 무척 졸리다. 괜찮아 지겠지 했는데 못참을 정도로 잠이 쏟아진다.
지금부터 사진은 사진기탓이 아니다. 졸린 눈에비친 모습이라고나 할까? ㅠㅠ
이해하세요~~~~^^
상부댐 도착!
북암령에 도착.
드디어 그 악명 높은(?) 단목령에 도착했다.
단목령(檀木嶺), 박달나무 단(檀)자를쓰니 이곳도 박달재이다.
박달재마다 박달나무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박달나무는 어디에?
굳이 한문으로 단목령이라 했을까? 단군(檀君)의 단자가 이 박달나무 단자이니 이곳이 혹시 신령한 곳이나 높고 중요한 곳?
또하나. 백두대간을 답사하는 모든 대간꾼들을 범법자로 만들지 말고 이제는 신고 또는 허가제로 정규 등산로를 개방하여 운영하고 무리한 야간산행만 금지하면 동물들도 밤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밝은 곳에서 정규 등산로를 벗어나지 않아 오히려 더 식생을 보호할 수 있을텐데하는 생각을 항상 한다.
내가 산림 청장이면 . . .
날이 새고 지금부터는 나무틈 사이로 간간이 설악의 멋진 모습들이 나타난다.
지난 대간때 그렇게 찾던 초롱꽃이 여기에 있었다.
오늘 처음본 초롱꽃이라 사진도 정성스럽게 찍얶다.
그런데. . . . . . 그런데말입니다. . . . .
↑ 구절초와 ↓ 쑥부쟁이가 벌써 나왔네~~~~
점봉산에 도착했다.
밤에만 보던 점봉산을 대낮에 올라 왔다. 기분 참 좋다.
여기서 작은 점봉산을 지나면 야생화 천국이라는 곰배령이다. 근데 진짜 야생화 천국은 이곳 점봉산 정상인것 같다. 갑자기 이름도 모르고 보기도 처음인 야생화들이 지천이다. 도대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 였다.
천상의 화원이 바로 여긴가 보다. 사람의 정원이 아니고 산신령님들이 노시는곳이 맞는것 같다. 횡설 수설~~~~
( 누구 누구.....이곳에 야생화 사진들을 댓글창에 많이 올려 주세요.)
주전골에서 만든 엽전을 훔쳐가는 도둑들이 망을보는 곳이라는 이야기가 있다.(그런 얘기로 한계령 왼쪽 첫번째 골짜기가 행동대원 도둑님들이 숨어 계셨다고 해서 이름이 도둑바위골.)
망대암산(望對巖山: 암산을 마주 대하여 바라보는 곳) 설악을 마주대하여 바라보는 곳일 수도 있다.
어쪃든 이곳에 오르면 전망이 좋다는 말씀.
망대암산을 지나면 정글같은 숲길이 이어진다. 새소리도 더운 날씨에 녹아 내리고 매미만 얼마 남지않은 생이 아쉬워 악을쓰고 울고 있다. 폭풍 전야일까? 아니면 위험을 알리는 경고의 악다구니 일까?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듯 설악의 멋진 바위들이 눈앞에 점점 가까워 지고 있다.
암능지대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지만 많이 떨어진 체력에 슬슬 긴장감이 돈다.
다들 무사히 넘어야 하는데 나보다 대원들의 걱정이 앞선다.
부디 안전하게 산행을 마치길 빌며 한걸음 다시 내디뎠다.
이후 가장 어려운 밧줄 구간은 힘도 들고 위험하기도하고 서로 도와주기도 해야하고 해서 사진을 못찍었다. 그렇다고 다음에 또 찍으러 가긴 싫다. ㅎㅎ
대간 무박 구간중에 공룡 다음으로 힘든 구간이 아닐까 생각한다.(개인적으로)
대원들이 기운도 많이 떨어지고, 물도 다 떨어지고, 팔.다리 모든 삭신은 쑤시고, 시간도 많이 걸리기는 했지만 모두 무사히 전원 완주하였다.
이래서 오늘도 또 감사한 하루가 되었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등산이 고통일 수도있고 고행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시지푸스 신화처럼 무의미 하지도 않다.
사람 사는 것도 그렇다. 어디 좋은 날만 있겠는가. 고난과 고통도 있고 갈등과 아픔도 있겠지.
그러나 우리는 등산하며 배운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으면 그것이 모두 기쁨과 보람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 .
다음 산행은 어디지?
첫댓글 개인적으로 아주 많이 힘든 구간였듯 싶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역시 멋진 사진들과 상세한 설명들 ~
넘넘 감사드립니다. ^^
속리산 대야산구간은 양반이였고
진정 힘든구간은 여기였네요~
쏟아지는 졸음에 갈지자로 걷더라고
그래도 말만듣던 점봉산 처음가보고 뿌듯뿌듯
결코 잊지못할 이구간
산행기 잼나게 잘읽었습니다
덕분에 담주가 힐링되겠네요~
감사합니다
산행사진을 보니
걸었던 길이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특히 암릉구간 제정신으론
다시 가고 싶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름다문 추억으로 남겠지요
오늘의 명언
'늙었다고 무시하지마라'
사진몇장 퍼갑니다
수고허셨습니다~
개체수가 점점 줄어드는 귀한 금강초롱꽃이 점봉산으로 안내하니
그곳은 과남풀 산오이풀 개쑥부쟁이...보랏빛 여름 들꽃 만발한
천상의 화원이었고
최고의 뷰맛집이었네요.
안산부터 귀때기 끝청 중청 대청 화채는 구름과 너울너울 춤추고...
한계령 내려가는 암릉에서 바라본 가리봉은 설악 서북능선에서 볼 때보다 더 멋지고 우람했으며
공룡에서나 볼수 있을까했던 왜솜다리 실물도 영접하고...
소중한 추억하나 얹은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
금강초롱
기록을 위해 꽃사진 몇개 올립니다. 아쉽게도 사진이 하나씩만 올라가네요...
과남풀(칼잎용담)
왜솜다리
꽃잎 끝이 날카로우면 왜솜다리, 둥글면 산솜다리
(참)회나무 덜 영근 열매
별사탕 혹은 농구공 모양의 열매는 나중에 빨갛게 익는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까먹지 말아야 하는데. . . .. ㅎㅎ
@심곡 까먹으면 또 알아보고
하면서 익히는거 같아요. 저는 실물을 못봐서 심곡님이 먼저 알아보실거에요.
산행기의 첫 꽃사진은 잔대입니다.
우리가 흔하게 보았지만 사실 금강초롱은 쉽게 볼 수 있는 꽃이 아니랍니다~^^
@카푸치노(장선미) 다들 암릉구간에서는 힘들다고 날린데 카푸치노님만 야생화와 가리봉.안산.귀때기청봉.대청봉등 경치에취해서 힘든줄모르고 잘 가셨네요~ 저도 이번암릉구간은 이렇게힘든줄 몰랐습니다.
지금까지 제일 힘들었습니다.
아마 공룡능선도 이렇게 힘들진 않을겁니다.
후기를 보면서 그때의 힘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20기 덕분에 힘든 구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무척 힘들었던 구간이었지만 대낮에 점봉산과 암능구간을 지나면서 많은 모습들을 볼 수 있어서 좋기도 했습니다.
기억에 오래 남아있겠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