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설화(花郞說話)] , 명경지수
제1회 : 피리소리
제2회 : 알천 대 유신
제3회 : 석품, 실연당했다고 ?
제4회 : 알천랑의 설레임
제5회 : 유신랑의 주름살
제6회 : 여자를 안아본 적 있느냐 ?
제7회 : 진선공자
제8회 : 보종의 은인
제9회 : 석품 이 더러운 자식
제10회 : 배신과 고통, 카오스의 밤
제11회 : 기나긴 입맞춤
제12회 : 개양성의 주인
제13회 : 보종의 서글픈 사랑
제14회 : 둘째 공주를 제거하라
제15회 : 죽음의 핏빛 속의 격정
제16회 : 알천랑, 덕만을 구하라.
제17회 : 정 ! 연모보다 더 질기고 깊은
제18회 : 문노, 희망의 서광
제19회 : 천의(天意)가 인의(人意)
제20회 : 천명과 용춘
<지난 회>
"모두 일어서세요. 그대들은 모두 나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들이며, 나의 동무입니다.
나 또한 그대들을 목숨처럼 아끼며 함께 할 것이니 우리 함께 결의를 맺읍시다."
네 사람 결의를 한다.
먼 곳에서 이들의 결의를 문노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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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 천명과 용춘
# 천명과 용춘
용춘공이 들어온다.
"공주님, 어디 편찮으십니까 ? 안색이 안 좋습니다."
"아.......용춘공......."
일어서려는 천명 갑자기 어지럼을 느끼며 비틀거리자 용춘공이 천명공주를 부축한다.
"공주님 !"
용춘공 공주님의 어깨와 허리를 감싸안으며 조심스럽게 의자에 앉힌다.
용춘공의 손길이 천명의 허리와 어깨에 닿자 천명은 어지러운 가운데서도 얼굴이 빨개졌다.
천명이 자리에 앉자 용춘공이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공주님.....저에게 숨기는 것이 있습니까 ?"
"숨기다니요. 가족 같은 용춘공에게 제가 무엇을...."
"그럼 되었습니다. 분위기가 이상해서요. 제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아.....저.....공주님....."
"네, 말씀하세요."
"이대로 돌아가신 형님만 생각하며 홀로 사실 것입니까 ?"
"네 ? ......그럼, 제가 누구와 재혼하길 바란다는 말씀이십니까 ?"
"아........아닙니다. 단지 공주님이 너무 외롭고 힘들게 느껴져서.....
이럴 때 힘이 되는 부마가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 폐하께도 힘이 될 것입니다.
또 춘추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하구요."
용춘은 정작 하고픈 말은 하지도 못하고 천명공주의 처소를 나왔다.
#용춘의 회상
아버지 진지왕이 미실에 의해 폐위되고 그들의 처지가 하루 아침에 성골에서 진골로 골품이 강등되었을 때에 백정이 왕으로 오르셨다.
왕은 어려서 아버지 얼굴도 잘 모르는 용수, 용춘 형제를 아버지라 부르게 하고 아들처럼 사랑하며 위안을 주었다.
용수 용춘 형제가 궁을 드나들 때마다 마야부인 곁에서 배시시 웃고 있는 부끄럼 많은 천명공주.
그런데, 천명은 15세 되던 해에 결혼대상자로 용수를 지목했고, 왕은 쾌히 허락하여 용춘에게 형수님이 되어버렸다.
용춘이 천명을 채 마음에 품고 그려보기도 전에 부끄럼 많던 천명이 형의 여자가 된 것은 용춘에게도 충격이었다. 사실 천명과 결혼한다는 것은 아들이 없는 왕의 후계자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기에 겸손한 용춘이 꿈꿀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형은 신혼의 단꿈이 끝나기도 전에 앞으로 왕의 대를 이을 태자로서 공을 세우기 위해 전쟁터에 나갔다가 시신으로 돌아왔고, 천명은 뱃속에 아기만 품은 채 청상과부가 된 것이다.
용춘에겐 다른 귀족 집안들과 계속 혼사의 이야기가 오고가지만, 청상과부가 된 천명을 두고 결혼을 할 수가 없었다.
연모라 말할 수는 없지만, 사랑하는 이를 동시에 잃은 자의 동병상련이라고 할까.
용춘과 천명은 동병상련으로 늘 마음이 엮어져 있었다.
형사취수제에 의해 아우가 과부된 형수를 취하는 것이 신국에서 허다한 일이지만,
어찌 감히 공주님을 여염집 아녀자처럼 생각할 수 있단 말인가.
용춘에게는 천명이 자꾸 걸리고 안쓰러워서 결혼할 수도 없을뿐더러
그녀 곁의 쓸쓸한 빈자리에 비록 신하의 신분으로서지만 이렇게 라도 채워주고 싶어서 늘 그녀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 것이다.
#천명 회상 1
"우리 천명은 어떤 남자에게 시집가는 것이 나을꼬 ? 넌 부끄럼이 많아서 연모하는 이도 없을 것이다."
"어머니, 저는 빨리 시집가서 아들을 낳아 폐하에게 힘이 되고 싶습니다."
"오.....그래 ? 점찍어 둔 사내라도 있느냐 ?"
"네, 어머니."
"그래 ? 오호......얌전하기만 한 우리 천명이 점찍어둔 사내가 있다고 ? 그게 누구냐 ?"
"남자는 용숙(龍叔 ; 숙부를 의미)과 같은 사람이 없습니다."
"용수(龍樹) ? 그래.... 그라면 폐하도 기뻐하실 게야. 폐하가 아들처럼 사랑하는 이가 아니냐."
15세가 되는 해, 결혼식 날에서야 천명은 알았다.
어머니 마야부인이 용숙(龍叔)을 용수(龍樹)공으로 알아들었다는 사실을.
천명은 용수공도 좋았지만, 사실은 용춘공이 더 마음에 있었다.
용수, 용춘공은 어릴 적부터 천명과 가까이 지냈는데, 특히 용춘공은 성품이 온화하고 부드러워 화랑들과 낭도들에게 덕망이 높았으며 천명에게 매우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이었다.
찔레꽃 향기가 코를 찌르는 초여름,
어린 천명이 찔레꽃을 꺾으려다가 넘어져서 여기저기 긇히고 무릎이 까졌을 때에
왕께 문안하러 들렸던 용춘이 보게 되었다.
넘어진 천명을 본 용춘, "공주님 !"하고 달려와서 흙을 털어주고, 자신의 허리띠를 풀어서 무릎에 흐르는 피를 멈추게 싸매어 주었다. 그리고 가시에 찔린 공주의 손가락을 호호 불어주며 가시를 빼내어 주었다.
"호~호~.......공주님, 이제 호호 했으니 안 아플거예요."
"정말 ?"
"네. 또 아프면 제게 오세요. 제가 아프지 않게 마법을 걸테니."
미소가 아름다운 용춘이었다. 이 때 천명의 나이 겨우 9세.
아직 어리지만, 천명은 용춘의 미소가 눈부시다고 생각했다.
이 다음에 크면 꼭 용춘에게 시집가겠다고 생각했었다.
#천명
천명, 그때 일을 떠올리며 살포시 미소를 짓는다.
용춘과 결혼하겠다던 내가 용수공과 결혼하였지.
용수공은 나를 아껴주었고, 나 또한 남편되는 용수공을 사랑하였어.
그는 왕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었지.......
그러나 그는 너무 짧은 사랑을 주고 내게 춘추만 남기고 떠났다.
용춘. 형수인 나의 주위를 여전히 가까이에 머물면서 충성하는 용춘공 !
춘추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하다고....
천명은 자기가 움직일 때마다 아기를 안고 따라다니며 자신을 보좌하던 용춘공의 모습을 떠올리며 상큼한 웃음을 짓는다.
덕만의 일로 긴장과 피로가 겹친 천명이 오랜만에 모든 것을 잊고 웃음을 짓는다.
용춘.......
# 서라벌로 돌아가는 두 사람
삿갓을 눌러쓰고 변복을 하고 있는 두 사람.
유신랑, 덕만.
유신랑은 생각한다.
그녀를 잃기 싫어서 함께 멀리 떠나서 살려고 한 나는 비겁하였도다.
아.....유신랑. 내가 진정 그녀를 사랑한다면,
덕만이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의 길을 걷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덕만과 함께 멀리 떠나지 않은 이 결정을 나는 후회하게 될까 ?
어쩌면 그녀를 잃을지도 모르는데.....
유신랑은 덕만에게 충성을 맹세하던 알천랑의 모습을 떠올린다.
덕만의 사람이 되어 天意를 이루겠다고 자신보다 먼저 충성을 바친 알천랑 !
상황이 워낙 다급하긴 하지만, 이제 알천랑은 덕만에 대한 마음을 숨기지도 않는 것 같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이다.
미실과의 대적도 크나큰 산을 넘어가듯 어려운 일이지만,
알천랑이라는 너무 멋지고 대담한 사내가 유신랑의 사랑의 길에 가로막혀 있는 것이다.
유신랑은 오해가 풀려 자신이 다시 가문과 부모님에게로 돌아갈 수 있음이
감사하면서도 별로 유쾌하지 않다.
서라벌로 가면 덕만은 이제 유신랑이 아끼는 유신랑의 낭도가 아니라 공주님이 된다.
죽음의 문턱에서 자신만을 의지하며 자신을 따라 어디든 가겠다던 덕만에게
자기 품에 편안하게 안겨 입술을 맡기던 그 덕만에게
이제 유신랑은 여러 충성된 신하 가운데 하나가 된다.
서라벌로 내려가는 유신랑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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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 .....
연방 올렸으니.....즐감하시고, 며칠 뒤에나 뵈어요.
하기야 열화와 같은 성원이 있으면...맘 바뀌어 또 올릴지도......^^ ;;;;;
<예고>
갑자기 웅성웅성 떠드는 소리.
"덕만공주 납시오."
첫댓글 연방 올렸으니 좀 쉬겠습니다. 무책임 사람 안되려면 제 주변도 잘 챙겨야겠지요.^^ 행복한 주말되세요.
좀.. 쉬셔도 좋겠지요;; (근데 왜이리 아쉽냐고!) 잘 쉬고 오세요. 쉬고 오시면~ 하하 아시져?!
폭풍연재 감사..ㅎㅎ 다음편 기대합니다.
아하하... 나무님 말씀에 완전 동감해요 ㅎ.ㅎ
아 ㅋㅋ 어떻게 기다리나요 ㅋㅋ 재밌게 잘봤어요~
좀 쉬다가 돌아오세요~~ 기대하겠습니다.^^
잘 보고 가요~ 다음 편도 기다릴 께요~
다음편 기대할게요
다음편~ 기대 할게요. (열매있는 나무님 처럼 왜이리 아쉽냐고!)ㅋㅋ
조금 쉬시고 빨리오세요.
어서 다음편 보고싶어요!! 드디어 덕만이 공주인게 밝혀지는군요!!
오 벌써 덕만공주가 나오는건가요+_+꺄악!!! 진짜 님글을 좋은게 다른 인물들의 마음과 배경까지 모두 보여주셔서 늘 새롭고 재밌어요 ><
아 전개가 너무 빨라서 좋아요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