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이 넘게 운전을 하면서 바깥 풍경만 볼 수 없었다.
“하긴 생명체가 처음 생긴 것도 바다죠.”
지구의 생명체가 처음 태어난 것은 영양염이라는 바다에서였다.
“그렇지요.”
장대한은 최은희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었다. 지구 창생에 대해서 길게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었다. 장대한은 편안하게 운전을 했다. 옆에는 최은희가 앉아 있었고 그녀에게서 화장품 냄새가 은은하게 풍겼다. 그녀는 한때 배우로 명성을 떨쳤기 때문에 미모가 뛰어났다. 몸매는 균형이 잡혀 있고 피부는 뽀얗게 희었다. 그녀는 상당한 자산가와 결혼을 한 뒤에 2년 만에 이혼했고 그 뒤로 정치가가 되었다.
이혼한 최은희의 남자관계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미요코로부터 전화가 온 것은 강화로 가는 자동차 전용도로 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있을 때였다.
“미요코, 안녕.”
장대한은 미요코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다.
“아저씨 내일 서울에 갈 거예요.”
미요코가 경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일본인 특유의 강한 리액션이 목소리에서 묻어났다. 장대한은 그녀에게 비행기 티켓을 보내주었었다.
“공항으로 데리러 갈게.”
“정말이요? 아이 신나라. 나 아저씨 무지무지 보고 싶었어요. 어디 구경시켜 줄 거예요? 너무 기대돼요.”
“신라 왕릉이 많은 경주도 구경시켜 주고… 맛집도 데리고 가고… 온천도 데리고 가야지. 미요코와 즐거운 밤도 보내고….”
“아이 좋아. 너무 좋아요.”
미요코가 팔짝팔짝 뛰면서 좋아했다. 미요코와 통화를 끝내고 담배를 피웠다.
‘날씨가 참 좋구나.’
장대한은 하늘을 쳐다보았다.
푸른 하늘이 매끄러웠고 햇살이 따뜻했다. 최은희도 휴게소 한쪽에서 전화를 하고 있었다.
“날씨가 너무 좋아요.”
최은희가 전화를 끝내고 돌아오면서 말했다.
“완전한 봄이죠.”
장대한은 다시 차를 운전하기 시작했다. 한강 신도시가 건설되면서 새로 만들어진 도로는 곧게 뻗어 있었다.
“강화에 많이 가봤어요?”
최은희가 장대한에게 물었다.
“자주 갔어요. 서울이 가까워서….”
“여자들하고 갔죠?”
“그런 셈입니다.”
장대한은 솔직히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장대한은 운전을 하면서 이 길을 몇 번이나 왔다 갔다고 생각했다. 인생도 길처럼 반복되는 것인지 모른다.
“은희씨는요?”
“저는 대학 때 오고 처음인 것 같아요. 그동안 정신없이 살았어요.”
최은희는 대학에 다닐 때 학생회장을 한 일이며 운동권과 연계하여 활동을 하다가 길거리 캐스팅이 되어 영화배우로 활동한 이야기를 했다. 그녀가 국회의원이 된 것은 배우로 일을 할 때 함께 활동을 했던 학생회 간부가 둘이나 국회의원에 출마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은희는 배우로 인기를 얻고 있을 때여서 두 사람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막대한 선거 자금도 지원해주었다. 두 사람은 마침내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활동하게 되었고 그녀도 늦었지만 결혼을 했다. 그러나 상당한 재산가인 남편과는 2년 만에 이혼하게 되었다. 아버지로부터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은 그는 많은 여자들과 관계를 갖고 있었고, 여자들을 집으로 데리고 오기까지 했다. 최은희는 이혼을 요구했으나 그는 폭력을 휘둘렀다. 최은희는 국회의원 친구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이혼을 했고 정치가로 나서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자들을 용서할 수 없었어요. 그자들은 마치 자기들이 세상의 주인인 듯이 행동했어요. 정말 가소로운 일이죠.”
최은희는 전 남편에 대해서 아직도 분노하고 있었다.
“기업가들 중에 갑질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장대한은 최은희가 인간적인 모욕을 느낀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은희의 시가 쪽은 철강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전에 대대적인 세무조사로 막대한 세금 포탈이 밝혀져 회장을 비롯해 많은 임원들이 구속되었다. 은행에서 대출금을 회수하여 재기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경제계의 판단이었다.
장대한은 최은희가 복수를 한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김포를 조금 지나자 아웃도어를 파는 할인매장들이 많았다. 장대한은 그곳에서 등산에 편리한 아웃도어 한 벌과 운동화 한 켤레를 최은희에게 사주었다.
“여자에게 너무 잘해주네요.”
“여자도 나에게 즐거움을 줍니다. 여자의 즐거움은 나의 즐거움이죠.”
최은희는 아웃도어도 잘 어울렸다.
“하여튼 플레이보이가 틀림없어.”
“은희씨가 맞아요. 나는 여자들을 좋아해요.”
장대한은 웃으면서 아웃도어로 갈아입은 최은희를 차에 태우고 강화로 달리기 시작했다.
통진에 이르렀을 때 유상철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영도제약의 자금 투자와 화장품사업 마케팅에 대해서 보고했다.
“국회는 어때요? 300명이나 되는데 너무 많은 거 아닙니까?”
“정치를 비판할 거예요?”
“국회가 너무 일을 안하는 것 같아요.”
“다른 얘기를 해요. 이런 얘기는 별로 좋지 않아요.”
차는 어느 사이에 강화대교를 건너고 있었다. 장대한은 해안도로로 차를 운전했다. 해안도로에도 벚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첫댓글 즐감 하고 갑니다
늘 유익한 글 편집으로
카페를 부티나게 운영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새로운 카페를 열어가시는
우리 고향설 리더 님!
많은 숫자 글 올리시며 수고하셨습니다.
즐감합니다
오늘도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
특별히 많은 숫자 글과,
정감 어린 격려의 댓글 들을 잘 보고 있습니다.
늘 建康하시고 가내 화평하시기를 기도할게요.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좋은 글, 많은 숫자 글 올려 주셔서 카페가 부티납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가내 두루 화평하소서~
많은 숫자글 올려주시는 우리 고향설 리더 님!
댓글 올려주시는 분들 사랑합니다,
많은 숫자, 좋은 정보,
오늘도 감사합니다.
우리 귀하신 고향설 리더 님!
특별하신 카페 사랑에 경의를 보냅니다.
부디 가내 화평하시기를 빌어요.
감사합니다.
즐감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