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생활말씀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내는 이 서간을 쓴 시기는,
예수님과 동시대를 살면서 그분을 직접 뵙고 그분의 목소리를 들었던 사람들이 아직 많이 살아 있던 때였습니다.
그들은 예수님 죽음의 비극과 그분의 놀라운 부활, 그리고 그분의 승천에 대한 증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남기신 발자취를 알기에 깨달음을 얻었고, 그분께서 곧 돌아오시기를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삶과 증거, 그리고 결실들로 모범을 보여 준 테살로니카 공동체를 사랑했는데,
그들에게 이 편지를 쓰면서 그 공동체의 모두에게 이 편지를 읽어 줄 것을 간청했습니다.(5장 27절)
이 편지에 바오로 사도는 이곳 신자들에게, ‘우리와 (곧, 사도들과) 주님을 본받는 사람’(1장 6절)으로서
계속 살아가도록 몇 가지 권고를 남겨 놓았습니다.
이 권고는 다음과 같은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이 절박한 권고의 주제는 단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바라시는가’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언제 이렇게 하기를 원하시는가’이기도 합니다.
곧,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멈추지 않고, 항상, 끊임없이 이렇게 하기를 바라십니다.
하지만 과연 기뻐하라고 명령할 수 있을까요?
삶의 갖가지 문제와 근심, 고통과 고뇌가 우리를 엄습하고,
사회적 현실은 무미건조하며 녹록지 않다는 것이 모든 이의 공통된 경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오로 사도에게는 그가 언급하는 ‘그 환희’가 늘 가능할 수 있는 한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바로 이것을 말하며,
그리스도인의 삶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을 권고합니다.
이로써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에 약속하신 바로 그 충만함으로,
그리스도인인 우리 안에서 예수님께서 직접 살아가실 수 있게 하라는 것입니다.
때때로 우리도 이를 경험합니다.
즉 그분께서 사랑을 행하는 사람 안에 사신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애착을 끊고,
다른 이들에게 무상無償으로 내주는 사랑으로, 또 친구들의 도움과 지지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는 믿음을 생생히 유지함으로써, 누구든지 사랑의 길에 들어설 수 있습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서로 다른 종교에 속한 신자들과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대화하면서,
기도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인간다운 행위임을 훨씬 더 깊이 깨닫게 됩니다.
곧, 기도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주고 드높여 줍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멈추지 않고 기도할 수 있을까요?
정교회의 신학자 예브도키모프Evdokimov는 다음과 같은 글을 썼습니다.
“기도를 소유하는 것만으로는, 곧 기도의 규칙들과 습관들을 갖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기도 자체가 되어야 합니다.
육화한 기도여야 합니다.
자신의 삶이 하나의 전례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아주 일상적인 것을 통해서도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끼아라 루빅은 다음과 같이 강조합니다.
“성령에 의해, 사랑으로 가득해진 마음,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신뢰로 가득해진 마음으로,
자녀로서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신뢰 덕분에 그분과 종종 말씀을 나누게 되고,
그분께 우리의 모든 것을, 우리의 결심들과 우리의 계획들을 말씀드리게 됩니다.”
항상 기도하고자 한다면,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곧, 모든 행동에 앞서 잠시 마음을 모으고 “(예수님,) 당신을 위해서입니다.”라고 말함으로써,
그 행동을 하는 의도와 지향을 예수님께 맞추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하지만, 우리의 활동과 삶 전체를 내적으로 변화시켜
끊임없이 기도가 되게 하는 실천 방법 중 하나입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또 민족들을, 역사를,
그리고 우주를 조용히 지탱해 주시고 동반해 주시는 그분께
사랑에서 우러나와 자유롭고 진실하게 이 모든 것에 대해 감사드리는 자세를 말합니다.
이는 우리와 함께 이 길을 가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감사이기도 하며,
우리로 하여금 자기 혼자로도 아무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있게 합니다.
기뻐하고, 기도하며, 감사하는 것, 이 세 가지 행위는 우리가 좀 더,
하느님께서 우리를 바라보시는 그 모습대로 되어 갈 수 있게 이끌어 줍니다.
또한 그분께서 원하시는 모습에 좀 더 가까워지게 하고, 그분과 풍요로운 관계를 이루게 합니다.
‘평화의 하느님께서 친히 우리를 거룩하게 해 주실 것’이라는 신뢰심을 가질 때 그렇게 될 것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성탄을 더욱 기쁘게 맞이하도록 우리 자신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우리 내면과, 집과 일터,
그리고 광장 한가운데서 평화를 일구는 사람들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 이보다 더 시급히 필요한 것은 없습니다.
빅토리아 고메스
포콜라레운동 총본부「생활말씀」편집 위원
각주> 1) 고대 로마의 시인 P. 베르길리우스 마로(Publius Vergilius Maro, 또는 Virgilio 혹은 Virgil), 시詩 선집 選集(Ecloga) X.69. 참고로 이 주제에 관련된 국제 예술단 젠 로쏘(Gen Rosso)의 노래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l’amore vince tutto)’를 아래 웹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다. https://music.apple.com/es/album/lamore-vince-tutto-single/1595294067
2) P. 예브도키모프(Evdokimov), 『성령의 새로움 안에서의 예수의 기도』, 안코라(Ancora) 출판사, 밀라노, 1997년.
3) C. 루빅Lubich, 『대화Conversazioni』, 치타누오바, 로마 2019년, 552쪽.
4)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 5장 23절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