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기도 - 믿음편
12. 메시아를 맞을 수 있는 모습 되게 하소서
아버님! 30여 년 동안 광야에서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며 수도하던 세례 요한이 품은 소원은 무엇이었나요? 그의 소원 전체는 오시는 메시아를 맞는 것이었음을 알고 있사옵니다.
메시아를 증거한 그는 메시아와 하나되지 않으면 안 될 천륜의 인연이었으나, 그가 내 마음에 있고 내가 그 안에 있으며, 그의 것이 내 것이요, 그의 심정이 내 심정이요, 그의 생애가 내 생애라고 하는, 즉 예수의 모든 것이 세례 요한의 심중에 반영되어 일체를 이루었어야 했는데, 그는 그러지를 못했사옵니다.
요단강의 많은 무리 앞에서 손을 들어 하늘의 아들이라고 증거한 기억을 갖고 있던 세례 요한은 슬프고 외로운 모습으로 철창에 갇혀, 자신의 서글픈 신세를 탄식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서, 자기가 증거했던 메시아, 하늘이 증거하시고 세워 주신 메시아에게 제자들을 보내어 ‘오실 그이가 당신이오니이까 우리가 다른 이를 기다리오리이까’ 하고 반문했던 장면은 역사적인 슬픈 장면이요, 하늘이 넘기 어려운 서러운 장면이었음을 저희들은 알았사옵니다.
역사의 흐름 속에 세례 요한의 노정은 그대로 남아 있사옵니다. 새로운 이념을 찾기 위해 허덕이고 있는 저희들, 새로운 역사를 고대하면서 준비한다는 저희들이 이제 세례 요한과 자신을 바꾸어 생각할 줄 아는 자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하늘의 백성들이 하늘 뜻을 배척한 사실을 역사를 통하여 알았사오니, 오늘날 저희는 그러한 역사적인 전철을 다시 밟는 자들이 되지 말게 주관하여 주시옵고, 광야에서 단장시키고 준비시켰던 그 뜻을 잃는 자들이 되지 말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오늘 저희들의 몸과 마음이 아버지 앞에 면목이 없음을 깨닫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아버지의 권고하시는 말씀을 들을 수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슬픈 심정을 인계받을 수 있게 하여 주시옵고, 천적인 슬픈 심정을 안고 인간들이 알지 못하는 새로운 이념의 주인공을 맞을 수 있는 마음과 몸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이 시대를 지켜 나갈 주인공은 누구이며, 이 시대에 남아질 수 있는 민족은 어떠한 민족일 것인가를 염려하며 그러한 모습을 그리워하며 슬픈 심정에 사무칠 수 있는 이 한 시간이 되게 해주시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들려오는 말씀과 들려오는 음성에 귀를 기울여 거기에 동조하고 반응하는 생활을 하는 저희들, 이제 저희가 걸어온 길을 돌이켜보고 새로이 각성하여야 할 때가 되었사옵니다.
혼란과 혼돈 가운데 놓여 가지고 생사를 결판해야 할 입장에 있는 자기 자신을 염려하는 입장에서 저희가 벗어날 수 있게 해주시옵소서.
믿을 수 없는 사회요, 믿을 수 없는 세계인 것을 알고 있사옵고, 믿을 수 있는 이념의 세계에 잠기고, 그 이념의 세계와 인연맺을 수 있도록 스스로 각성하고, 자아를 인식하여 하늘을 붙들어야 할 때가 되었고, 마음의 변혁을 일으키지 않으면 안 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이러한 환경에 처해 있는 자신임을 명심하여 새로운 나를 추구할 수 있게 인도하여 주시옵고, 원한에 사무친 슬픔의 고개를 넘고 넘어 환희의 모습을 맞이할 수 있는 저희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고, 그 모습을 그리워하며 그 세계에 이끌리고 그 세계와 화할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오늘 이 사회환경이 자유롭지 못하고 슬픔에 사무쳐 있는 것을 비통히 여겨 이것을 가로막고 싸울 수 있는 힘과 용맹을 주시옵소서.
영원하시며 절대적이신 하늘이 있다 할진대, 죄악의 일체를 밀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하오며, 모든 말씀 주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니다. 아멘. (1959. 4. 12) |
첫댓글 감사합니다
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