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아파트에서 20년 이상 살아온 최(53세)씨. 주공아파트 상가에서 슈퍼마켓을 하면서 모은 돈으로 단지내 상가를 하나 샀다. 이 상가는 2004년 아파트 재건축을 앞두고 철거됐다. 최씨는 재건축을 하는 주공아파트의 값이 크게 오른 것 말고도 상가 가치가 급등해 재건축이 끝나면 큰 걱정 없이 노후를 맞게 된다.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되면 단지내 상가도 값어치가 올라간다. 이 때문에 재건축 상가에 주로 투자하는 이들도 있다. 이 가운데 잠실과 신천역 상권은 상가투자에서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1925년 서울에는 큰 홍수가 났다. 이때 한강에서 뚝섬으로 흘러가는 실개천이 생겼는데, 이를 ‘새내’ 또는 ‘신천’이라고 불렀다. 이어 1976년에 잠실주공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일대의 주택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잠실과 신천 일대는 종합운동장, 롯데월드, 아시아공원, 석촌호수를 찾는 인구가 늘면서 최대 상권으로 떠올랐다.
신천역 상권은 석촌호수길에서 백제고분로에 이른다. 삼성역과 잠실역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잠실주공1~4단지 1만5천여 가구와 잠실본동 1만여 가구를 합쳐 반경 500m에 2만 5천여 가구의 아파트와 연립주택이 들어서 있다.
신천역 상권은 몇 개로 나뉜다. 지하철2호선 4번 출구에서 키노극장에 이르는 올림픽로 상권과 3번 출구에서 주공3단지 정문 앞까지의 석촌호수길 상권이 대표적이다. 잠실성당을 기점으로 왼쪽으로 올림픽상점길 상권, 오른쪽으로 새마을시장까지 이어지는 미락길 상권으로 나뉜다. 올림픽로 상권은 유명 프랜차이즈가 많이 들어서 권리금이 평당 2천5백만 원을 넘는 곳도 있다.
잠실지구 재건축이 상권 바꾼다
잠실주공아파트가 재건축되면 신천역 상권에는 큰 변화가 일어 날 것이다. 지금은 저밀도지구라 해 잠실주공1~4단지, 잠실시영아파트 등 대부분의 아파트가 5층 이하의 저층으로 이뤄져 있다. 저밀도지구 옆에는 잠실주공5단지와 신천동 진주, 장미, 미성, 크로바아파트 등 10~15층 아파트가 있다.
잠실저밀도지구 아파트가 재건축이 되면 몇 년 후 잠실 일대에는 20층이 넘는 고층 새 아파트 단지가 우뚝 선다. 가구 수도 대거 늘어난다. 여기에 신천동 일대의 중고층 아파트도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하게 되면 잠실과 신천동 일대는 거대한 신흥 아파트촌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석촌호수길과 올림픽로를 따라 상권이 크게 바뀔 것이다. 주말에는 종합운동장과 롯데월드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 주변 상가 건물의 가격이 들썩일 가능성이 크다. 신천역 상권은 낮에는 석촌호수길을 따라 주부층의 소비가 활발하다. 퇴근 시간에는 올림픽로 대로변 상권이 활기를 띤다. 밤에는 잠실성당을 축으로 올림픽상점길과 미락길에 사람들이 몰려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