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지 않지만 치명적인 유혹이란
간간히 떠오르지만 지워지지 않고,
시간과 더불어 함께 흐르며,
모든 절정의 순간 어김없이
날카롭게
솓아오르는 그리움일 것.
페로제도는 자극적이지 않다.
그냥 그저 조용히 아주 조금씩 변할 뿐.
온통 연두와 녹색의
다양한 담농이 있을뿐.
거칠지 않은 푸른 바다이거나
백야의 밝은 밤에 홀로 흑색인 바다는
당장 뭍으로 치고 들어올 듯
표효하는 바다와 다르지 않다.
세찬 듯 하면서도
무심히 떨어지는 폭포,
깊고 푹신한 이끼 들판에
주인이 있는지조차 의심되는 양과 염소,
수시로 비를 뿌리고
순식간에 태양이 내리쬐는 벌판을
차지한 무성한 풀,
그리고 조용히 비를 맞으며
걷고, 오르고, 내리는 여행객들.
그리고 그 섬에 뿌리를 깊게 박은
사람이거나
이제 막 집을 지은 사람들.
이 모든 생명체는
페로제도 속에서는
구분되지 않는 하나의 덩어리다.
변화무쌍한 날씨를 탓하며
산을 오르고,
아찔하게 깍아지른 해안절벽의
아름다움에 말문이 막혀
한숨만 내쉬는 인간들
우리들...
손가락 한마디쯤 겸손해진다.
온통 안개가 들어차는
바로 눈 앞의 순간을
우리는 예측할 도리가 없고
무섭게 휘몰아치는 비바람이
어느 순간 모든 어둠을 함께 몰고
떠나는지도 알 수 없다.
알려고도 말지어다.
마냥 받아들일 뿐이다.
그래서일까.
페로제도의 사람들은
조용하다.
목소리 높여 주장하는 모습을
어디서도 한번도 보지 못했다.
섬의 외로움과
섬의 쓸쓸함과 척박함을
아직은 많이 간직한
페로제도.
그 섬의 연두색 세상에서
홀로
깊이
머무르다 돌아오고 싶다.
이 바위의 이름이
<거인과 마녀>
첫댓글 환상적입니다.^^
너무 아름다운 섬^^
페로제도는 노르워이와 아이슬란드 사이에 위치하고 있군요.
대단하신 대한의 아름다운 아가씨들~~~
날짜선택을 현명하게 하신만큼시원한 곳에서 맘껏 즐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