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토(穴土)
풍수 고전에서는 혈처의 가장 중심부를 ‘혈토’혹은 ‘장구’라 합니다.
아마도 혈토는 승금(金)과 인목(木) 그리고 상수(水)로 둘러싸인 한가운데 지점에
혈이 자리하면서 오행에서 중(中:가운데)을 상징하는 토(土)를 혈과 함께 붙혀 사용하면서
‘혈토’로 칭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혈토’는 ‘광(壙)중에서 나오는 흙[土]’ 혹은 ‘혈에서 나온 흙’으로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혈토(여기서는 혈에서 나온 흙)는 무조건 흙[土]이라야만 할까요?
돌로 형성된 혈은 있을 수 없는 것일까요?
만약 흙이 아니라 돌과 같은 토질이면 ‘혈석’이라 해야하는 것은 아닐까요?
정말 혈토는 소위 ‘오색토’나 ‘비석비토’이어야만 할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혈토의 근원은 무엇이며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혈토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혈’에 대해서부터 알아야 할 것입니다.
혈이 무엇이며 혈이 어디서부터 나왔는지 그 기원부터 알아야 할 것입니다.
혈의 기원에 관한 내용은 다음에 기회를 보아 연재를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는 혈토에 초점을 맞추어 혈의 기원에 관해 간단히 설명하고자 합니다.
‘혈(穴)’은 구멍 혈 자(字)로 현재 풍수와 동양전통의학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혈의 기원은 인간의 혈거(穴居) 생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원시인들은 지극히 자연스럽게(본능적으로) 어머니 자궁과 유사한 동굴에 머물게 됩니다.
식구가 늘어나고, 농사와 목축을 하게 되면서 인위적으로 동굴을 뚫어 사용하게 되는데
바로 그곳이 황하 문명의 중심지인 황토고원(黃土高原) 지역입니다.
미세한 황토 입자로 형성된 황토고원은 쉽게 동굴을 팔 수 있었습니다.
그 동굴형 집이 바로 혈입니다.
혈의 기원은 황토고원의 동굴형 집에서 비롯된 셈입니다.
바로 중국인의 정주 생활과 양택 입지에서 ‘혈’은 시작되었습니다.
그 당시 황토고원의 혈은 미세한 입자의 황토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이러한 양택의 특징은 내세관과 함께 음택에도 그대로 적용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혈토는 황토고원의 미세한 입자의 황토를 전형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언급하고 있는 혈토는 바로 황토고원의 토질에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태어나고 자라고 생활하는 곳을 중심으로 세계(우주)관을 갖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중국인은 주거의 전당인 혈을 중심으로 세상을 인식하면서 오행의 중심에
혈이 소재한 황토고원의 토(土)와 황(黃)을 중으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황토고원의 토질처럼 미세한 입자에 황색의 윤기가 있는 토를
광중 혈토의 기준으로 삼게 된 셈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혈의 토질이 황토고원의 토질과 같을까요?
토질은 지형을 형성하는 지질의 한 특성으로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입니다.
따라서 혈의 토질 역시 황토고원의 토질과 달리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흙이 아니라 암으로 형성된 혈처를 볼 수 있습니다.
그 좋은 예가 석중혈이나, 석상혈로 소위 양택혈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굳이 혈토를 ‘오색토’와 ‘비석비토’로 말해왔을까요?
그 까닭은 주검을 안장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의 토질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비석비토’나 ‘오색토’ 지역에서는 광중 작업이 어렵지 않고,
오염(五廉)이 쉽게 침투하지 못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는 경험을 통해 체백을 안장하여 모시기에 유리한 조건의 토질로
수많은 절차적 경험을 통해 인식된 학습의 결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정리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혈토의 특성은 혈의 기원적 특성을 근본으로
자연스럽게 습득된 경험적 조건이 가미된 결과로 보여집니다.
과거에는 지금처럼 중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인력으로 장사를 지내던
상황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