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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고개-
조선영조 35년 황후가 세상을 뜬 지 3년이 되어 새로 왕후를 뽑고자 하 였습니다. 온 나라에서 맵시있고 총명하고 지 혜로운 처녀 20명이 뽑혀 간택 시 험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이중에 서울 남산골 김학구의 열다 섯달 난 딸도 있었습니다. 드디어 간탁시험이 시작 되었습니 다. 자리에 앉으라는 임금의 분부에 따 라 처녀들은 자기 아버지의 이름이 적힌 방석을 찾아 앉았습니다. 그런데 김씨 처녀만은 방석을 살짝 밀어놓고 그옆에 살포 시 앉는 것입니다. 임금이 하도 이상하여 그 이유를 물었더니 자식이 어찌 가친 존함이 씌여 있 는 방석을 깔고 앉을 수 있으오리까 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임금이 문제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깊은 것은 무엇 인가? 동해바다 이옵니다. 서해바다 이옵니다. 남해 바다 이옵니다. 하는데. 김씨 처녀만은 사람의 마음 속이 제일 깊은 줄로 압니다. 어찌하여 그러는고? 네, 아무리 바다가 깊다 해도그 길 이를 잴 수가 있지만 사람 의 마음은 그 무엇보다도 깊어 그 깊이를 잴수가 없사옵니다.
이어 다른 문제를 또 내었는데. "이 세상에서 무슨꽃이 제일 좋은 고? 녜, 복사 꽃입니다. 모란 꽃이 옵니다. 양기비 꽃이옵니다. 그런데 또 김씨 처녀만은 녜, 목화꽃이 제일 좋은줄로 아뢰 옵니다. "그건 어이하여 그런 것인고? 다른 꽃들은 잠깐 피엇을 때는 보 기가 좋사오나, 목화꽃은 나중에 솜과 천이 되어 많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감싸주니 그 어찌 제일좋은 꽃이라 하지 않 을 수 있겠습니까
이어서 세번 째 질문을 하였습니 다 이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고개는 무 슨 고개인고? 묘항산 고개지요. 한라산 고개이옵니다. 우리 조선에서는 백두산 고개가 제일 높지요. 이번에도 김씨 처녀만은 또 이렇게 대답을 하였습니다. 보리고개가 제일 높은 고개이 옵니 다. "보리고개는 산의 고개도 아닌데 어찌하여 제일 높다 하는고? 농사짖는 농부들은 보리 이삭이 여 물기도 전에 묶은해 식량이 다 떨 어지는 때가 살기가 가장 어려운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리고개는 세상에서 가장 넘기 어려운 고개라고 할 수 있지 요. 이에 임금은 매우 감탄하 였습니다. 이리하여 김씨 처녀는 그날 간택시 험에서 장원으로 뽑혀 15세 나이에 왕후가 되었는데 그 가 바로 정순왕후 입니다. 이렇게 하여 보리고개가 제일 높다 라는 속담이 나오게 되었다고 합니 다.
<모셔온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