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비추는 조명 디자인 |
작은 전구 하나부터 거대한 공간을 커버하는 다양한 스타일의 데커레이션 조명까지, 메세 프랑크푸르트 ‘2008 라이트+빌딩(light+building)’ 전시회를 채운 아이템들은 ‘에너지 효율’과 ‘환경’이라는 질문에 진지한 해답을 제시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부분은 우리의 미래 조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안한 ‘미래의 조명 디자인’상이다.
2008년 4월 6일부터 11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 전시관람센터에서 메세 프랑크푸르트(Messe Frankfurt) ‘2008 라이트+빌딩(light+building)’ 전시회가 열렸다. 전 세계의 선두 조명업체 2100여 개가 참여해 해당 산업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18개의 전시 홀을 부스와 작품으로 가득 채우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전시의 목적은 조명, 전기엔지니어링, 가정 및 사무실 자동화 분야에서 각각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는 한편 기술과 디자인을 효율적으로 결합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조명산업 분야에서 모든 응용이 가능한 전구에서부터 개인·상업용의 다양한 스타일의 데커레이션 조명까지 망라됐다.
18개의 홀을 따라 스낵바와 휴식을 위한 카페, 벤치가 여러 개 마련될 만큼 메세 프랑크푸르트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부스를 지키고 있는 업체 직원이나 전 세계에서 몰려든 바이어나 일단 건물 안에 들어서면 하루 종일 밖으로 나가는 일 없이 시간을 아껴 상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였다. 복도에 마련된 간이 스탠드에서 비즈니스 수트에 브리프 케이스를 든 남자들이 햄버거를 입에 물고 있는 풍경은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이미 오래된 화두이기도 하지만 이번 전시회에서 특히 두드러진 이슈는 ‘환경과 에너지 효율’이다. 전 세계의 이상 기후 변화가 논쟁거리로 떠오르면서 ‘지구 온난화’와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주제들이 심오하게 논의되고 있는 만큼 에너지 효율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트+빌딩’이라는 제목에서 간파할 수 있는 것처럼 주거·건축 분야 업체들이 함께 모인 이유도 ‘에너지 효율화 빌딩 자동화 시스템(예를 들어 난방, 환기, 필요에 따른 조명 조절 등)을 설치하면 에너지를 25%까지 효율적으로 감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메세 프랑크푸르트에서 관람객으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끌어낸 ‘미래의 조명(Light of the Future) 디자인’ 대회 또한 LED(16면 기사 참조) 조명을 이용한 에너지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24개국 143개 업체가 출품한 197개의 작품 중 엄선된 30개가 ‘미래의 조명 디자인’상을 받았고, 여러분이 지금 기사를 통해 보고 있는 사진들이 그 작품들이다. 학생 디자이너들의 힘
수년 동안 메세 프랑크푸르트는 디자인과 디자인 프로모션에 밀접하게 관련해 왔다. 그리고 전시회와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국내외 명성도 쌓아왔다.2004년부터는 현재까지도 협력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는 ‘유로피안 커미션(European Commission)’으로부터 ‘미래의 조명 디자인(The Light of Future design)’ 대회를 인수받아 성공적으로 진행해 왔다. 2008년 메세 프랑크푸르트의 핵심 프로젝트 또한 ‘미래의 조명 디자인’상을 탄 작품들의 전시였고, 결과적으로 관람객으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얻어냈다.
이번 수상에서 심사위원들이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물론 ‘에너지 효율’이다. 환경적인 이유든, 증가하는 전기 비용의 결과 때문이든 에너지 절약은 모든 사람에게 중요하다. 이제 ‘에너지 효율’이 가진 의미는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디자인, 특히 조명과 빛의 혁신에 중요한 촉매제로 부각되고 있다. 즉 조명산업에 있어 현재의 목표는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강한 빛을 발하게 하는 조명기구가 오랜 수명까지 갖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래의 조명 디자인’ 상이 이미 성공한 디자이너뿐 아니라 신진 디자이너와 관련 분야의 학생들에게도 문을 활짝 열고 있다는 점은 훌륭한 선택이다. 대회를 통해 젊은 디자이너들의 출현을 알리고, 새로운 발상의 디자인이 가진 잠재성을 산업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연결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수많은 학생이 출품한 작품 중에서 상을 받은 11개의 작품이 전시된 공간은 결코 화려하지 않은 작은 공간이었지만 관람객들은 기꺼이 서로의 어깨를 부딪쳐 가면서 꼼꼼하게 각각의 작품을 확인했고, 그 놀라운 상상력에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Sense and Simplicity 1891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시작한 필립스는 21세기를 맞아 지속적인 성장과 변화를 위한 세 가지 핵심 사업 분야로 ‘헬스 케어, 조명,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발표했다. 그룹의 모태이자 세계 최대의 조명업체인 필립스 조명 역시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이라는 주제로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도전을 21세기의 목표로 삼았다.
조명이 전 세계 전력 소모의 19%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아는지. 만약 아태지역의 모든 조명에서 40%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면? 에너지 관련 비용 380억 유로를 절감할 수 있고, 연간 2억4500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연간 5억5500만 배럴의 기름 소비를 줄일 수 있다.
결국 현재 우리의 전력 소모는 직·간접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과 그로 인한 기후 변화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전 세계의 조명산업체들이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을 화두로 고민을 시작한 것은 당연하다. 메세 프랑크푸르트 전시회에서 그 해답으로 가장 주목한 것은 LED 조명에 대한 기술 발전과 응용성의 증대였다. 필립스 그룹의 모태로 1891년 창립 이래 조명 분야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필립스 조명 산업부문은 세계 최대 조명업체로서 이미 오래 전부터 지구 기후 변화 및 환경 전반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선진국과 개도국에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조명 솔루션을 도입하는 데 적극 나서왔다.
또한 117년의 역사를 베이스로 한 필립스 조명 기술과 노하우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LED 조명 시스템의 모든 제품군을 제공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하는 명실상부한 증거다. 그동안 필립스가 선보인 LED 조명 제품군은 도시 경관 조명 시스템을 비롯해 사무실, 산업, 도로, 다양한 종류의 숍 조명 등에서 성과를 이뤘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크리스털 가공업체인 스와로브스키와 함께 LED를 이용한 ‘발광핸드백’(핸드백 소재를 발광섬유로 만들어 다양한 빛깔 표현이 가능하도록 한)을 개발하면서 패션 분야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제품은 필립스가 LED를 쉽게 사무실과 가정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것으로 2008 메세 프랑크푸르트에서 화제가 됐던 아이템들이다. 1 데이 웨이브 Day Wave 고품격 오피스 환경을 위한 사무실 조명 시스템이다. 이번 메세 프랑크푸르트 전시회에서 첫선을 보인 데이 웨이브가 관람객의 시선을 압도한 것은 무엇보다 혁신적인 디자인 때문이다. 직선 또는 원형을 기본 형태로 하던 등기구 디자인 산업에서 곡선을 살린 유연성을 특징으로 한 데이 웨이브는 건축가 및 인테리어 전문가들의 이후 디자인 설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기능적인 면에서의 특징은, 사용자들의 개인적인 취향 및 사무실 내 채광 환경에 따라 빛의 세기와 양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실내 분위기에 따라 스위치를 손으로 미끄러지듯 밀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현재 원하는 빛 환경을 만들 수 있다. 2 리빙 컬러 Living Colors 현대인에게 가장 중요한 ‘감성 터치’ 컨셉트의 제품이다. 상상해 보라. 내 기분은 우주의 블랙홀에 빠진 듯 우울한데, 너무 외로워서 등마저 끄지 못하는데, 유일한 실내조명은 휘영청 밝아서 ‘날 좀 보소’ 노래를 하는 격이라면 이 얼마나 코미디인가. 리빙 컬러의 아이팟처럼 터치 휠로 된 컨트롤 시스템을 서서히 돌리면 자그마치 1600만 가지의 컬러가 자유롭게 표현되므로, 내 기분 내 감성대로 마음껏 개성만점의 실내 무드를 만들 수 있다. 2007년 하반기에 유럽에서 첫 출시됐다(약 200유로). 이번 전시회에서는 투명한 리빙 컬러의 새로운 버전인 ‘리빙 컬러 블랙’과 ‘리빙 컬러 미니’도 함께 선보였다. 3 레디노 Ledino 메세 프랑크푸르트 ‘2008 라이트+빌딩(Light+Building)’에서 ‘미래의 조명 디자인’상을 수상한 레디노 제품군은 가정용 LED 시장 공략을 위해 탄생했다. 레디노의 컨셉트 역시 ‘가정에서 LED 조명의 상쾌하고 밝은 백색광을 이용해 스타일리시하고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이다. 2006년에 필립스가 PLI를 인수한 후 개발된 것으로, 가정용 조명 시장에서 LED 조명의 첫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레디노 제품군의 대표적인 LED 모듈은 기존의 G9 40W, G10 50W 할로겐전구와 맞먹는 발광을 자랑하며 수명은 20년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밝기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책상용 램프는 15면의 ‘미래의 조명 디자인’상 수상작에서 소개됐고, 지금 보는 것은 침실 사이드 테이블에 놓고 사용하면 딱 좋을 제품이다. 은은한 은색 보디는 햇살 아래 빛나는 잘생긴 조약돌을 보는 것 같아 ‘웰빙’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른다. 바다 속 조가비를 연상케 하는 반투명의 뚜껑 역시 빛을 감각 있게 연출할 수 있는 장치다. ‘센스 앤드 심플리시티(sense and simplicity)’를 근간으로 하는 인간 중심의 브랜드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 LED 조명이란 LED는 다이오드라는 반도체의 한 종류로 전류를 흘리면 칩에서 빛이 발생한다. 이처럼 백열등이나 형광등과는 아주 다른 방법으로 빛을 생성하는 게 첫 번째 특징이다. 예를 들어 각종 가전제품의 계기판에 사용되는 작은 불빛들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LED 기술은 1960년대 소비자 가전제품의 계기판에 처음 등장했다. 서양화가 하상림의 꽃 패턴을 이용해 면 패널의 꽃잎 부분에서 빛이 흘러나오도록 LED 조명을 적용한 LG전자의 디오스 냉장고는 디자인과 간접조명 효과를 동시에 살린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LED의 특징 작고, 에너지 효율이 좋으며, 내구성이 뛰어나고, 기존의 광원들보다 소비전력을 적게 먹어 에너지 소비효율 면에서 뛰어나다는 것이 LED 조명의 장점들이다. 특히 에너지 절감으로 얻어지는 간접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효과는 친환경적인 측면에서도 LED의 우수한 특징을 잘 설명해 주는 부분이다. 메세 프랑크푸르트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현재 조명산업의 목표는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강한 빛을 발하게 하는 조명기구가 오랜 수명까지 갖도록 하는 것’이며, LED는 그 대표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LED의 가능성 하루 시간대에 따라 조명이 스스로 바뀌고, 내 기분이나 활동에 따라 조명의 색깔과 효과가 바뀐다면? 도로, 건축자재, 가구, 자동차 외관, 심지어 옷에도 빛을 ‘심을 수’ 있다면 미래의 디자인은 어떻게 변할까? 계절에 따라 실내 인테리어를 다시 할 필요 없이 조명 하나만으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면? LED는 반도체로 일종의 전자회로이기 때문에 컴퓨터로 손쉽게 컬러를 조절할 수 있다. 그러니까 영화 속 미래도시 또는 가상공간에서나 볼 법한 앞의 장면들은 LED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이미 현실 속에 존재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LED 기술은 상당한 발전을 거듭했다. 1990년대 초만 해도 LED는 적색과 녹색으로만 표현됐고, 처음으로 청색 LED가 개발됐을 때 비로소 백색광의 개발이 가능해졌다. 현재 필립스 ‘리빙 컬러’의 경우는 적색 2개, 청색 1개, 녹색 1개의 LED를 이용해 밝기와 색상을 조절하는데 무려 1600만 가지의 컬러를 표현할 수 있다. 3월 14일 개장한 루이뷔통 홍콩 캔톤 로드 숍의 파사드가 LED 조명과 조명 프로그램으로 야간이면 더욱 화려하고 역동적인 빛의 패턴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도 LED 조명이 가진 자유로우면서도 섬세한 컬러 표현 능력 덕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