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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한 갑에 붙는 세금과 각종 부담금은 얼마나 될까.
한 갑에 1500원인 ‘디스’를 예로 들어보자. 여기에는 담배소비세 510원, 교육세 255원, 폐기물 부담금 4원, 국민건강증진기금 150원, 연초농민기금 10원 등 각종 세금 929원이 붙어 있다. 여기에 부가세 136.4원을 더하면 세금은 모두 1065.4원으로 불어난다.
담배 한 갑의 가격 1500원에 1065원이나 세금이 붙은 결과 담배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로 훌쩍 치솟는다.
디스가 처음 나온 지난 94년 출고가격은 900원이었다. 여기서 세금 등이 차지한 비중은 53.3%(480원)에 불과했다. 그뒤 96년 64.8%, 99년 68.2%, 지난 2001년 68.4%로 세금 비중이 꾸준히 증가해 왔다.
복지부 요구대로 현재 150원인 국민건강증진기금이 1150원으로 오를 경우 디스 판매가에서 세금 등의 비중은 80%대를 넘어서 담배 세금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 될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선진국의 경우 담배에 붙는 세금비율이 70%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담배가격은 선진국에 비해 어느 정도일까.
한국의 애연가들이 즐겨찾는 디스의 경우 한 갑에 1500원에 팔린다. 약 1.25달러 수준이다. 각국의 대표적인 담뱃값은 미국이 4.6달러, 영국은 6.5달러, 프랑스 4달러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담뱃값이 선진국 대표 제품 가격의 20∼30%에 머물 정도로 매우 낮다.
우리나라처럼 담배 한 갑에 1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이탈리아(1.93달러), 포르투갈(1.77달러) 등으로 손꼽힐 정도다. 나머지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담배 한 갑에 3∼4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절대가격은 세계 어느나라와 비교해도 결코 높지 않다.
그러나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했을 때는 사정이 확 달라진다. GDP 수준을 놓고 본 담뱃값은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조사한 2000년 기준 담배가격 국제비교에 따르면 1인당 GDP 대비 담뱃값은 한국을 100으로 봤을 때 미국은 81, 일본 55 정도다. 영국과 프랑스는 각각 263, 150이다.
GDP수준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담뱃값은 미국과 일본보다 오히려 비싼 반면, 영국과 프랑스보다는 싼 것으로 나타났다.
최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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