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수야, 오랜만에??? 처음이지, 어릴적 네 아버지의 전근으로 떠난 너를 그리워하며 몇번이고 적어 마음속에 간직해 두었다가 너를 다시 만나 필요가 없어졌던 편지. 며칠전 우리 글쓰기 모임 단체 카톡방에 어느 분께서 오월을 드린다는 너의 시를 올려 주셔서 우연치고는 너무 특별해 너에게 연락을 했었지, 4인방이 우리집에서 모이자는 제안이 내 여행일정 때문에 미뤄졌기에… 마침 과제로 주어진 편지를 너에게 보내 본다.
집을 나선지 벌써 3주가 넘었다. 엊그제 부터 발리 섬 중심에서 동쪽에 위치한 사누르라는 곳에 머물고 있다. 오늘은 그랩 택시를 불러 사누르 호텔을 나서 약 30여분 걸려 Nusa Dua 라는 곳으로 왔다.
인용
누사두아는 발리의 중심도시인 덴파사르에서 40킬로미터 떨어져있다. 누사두아는 국제적인 럭셔리 호텔,디럭스 스파, 고가의 골프코스, 세계적클래스의 컨벤션센터 등을 유치하며, 이들은 국제적인 컨벤션과 전시회를 함께하기에 상당히 적합하고, 또 고급스러움으로 이 섬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려는 의도가 고스란히담겨있다. 또한 이곳의 크리스탈빛 깨끗한 물과 진주빛의 부드러운 하얀 모래 해변은 편안함을 제공하고, 수영을 즐기고, 다시금 삶에 영감을 줄수있도록 하는 최적의 휴가장소이다. 누사두아의 이름은 문학적으로 "두개의 섬"이라는 뜻이며 이는 2개의 작은 곶을 뜻하거나, 반도의 연안끝에서 발견했다라는 뜻을 포함한다.또 한 곳에는 중국 가문의 탄시에용에 의해 1948년 설립된 '누사 다르마'라고 불리는 힌두성지가 있다.
이상 구글 앱 에서.
시린 푸른 하늘, 푸른 바다, 하얀 백사장이 끝없이 펼쳐진곳이다. 수평선에는 하얀파도가 부서지고 큰파도를 찾아 보드를 저어가는 써퍼들이 분주하다. 써핑은 몸의 중심을 파도에 맡겨 타협하는 쉽지 않은 즐거움, 꼬꾸라져 바닥까지 내동이 쳐지고, 보드에 맞기도 하고, 덮처오는 파도가 눈과 입으로 짠 물을 퍼붓는다. 중심 통제가 익숙하지 못하고 채력적 부담으로 지난번 길리에서 배우다 성공을 하지는 못했다. 대신 거친 파도를 향해 수영으로 대적했다. 파도가 세서 내 의지보다는 파도의 관리에 나를 맡겼다는게 맞을것 같다. 파도에 지친 몸을 잠시 나무그늘에 눞혀 강열한 햇살을 피해 쉬어 본다.
이곳의 터줏 대감인양 다람쥐가 우리를 열심히 살핀다. 우붓 Monkey forest 에서, Uluwatu 에서 방문객들을 검문하던 원숭이들 못지 않은 열성으로. 누워서 이글을 쓰는 지금도 나무 위 가지를 건너며 나를 살핀다. 먹을것이라도 좀 있으면 주었으면 좋을 걸 싶다.. 이제는 배쪽 하얀색 깃털의 이름 모를 새도 찾아 왔다. 하얀 모래 밭에 파란 나무그늘은 이렇게 색다른 생태계를 제공한다. 꿈같은 환경과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오늘도 이순간에도 모든 대상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아내는 겁나고 힘들어 늘 외출을 부담스러워 한다. 나는 나서지 않으면 얻는게 없다고 주장하며 사는 사람이기에, 아내는 늘 힘들여 따라 다닌다. 이곳을 나서는 것도 아침 식사후 짧지 않은 고민 뒤였다. 구글에서 보여지는 사진과 위치 정보를 가지고 탐험하듯 나선것이다. 택시를 내려보니 의아해 보였으나, 긴장한 아내에게 표내지 않으려고 아는 척 앞장을 서 걸었다. 눈치챈 아내가 지도를 켜고 상황정리를 하며 목적지를 한곳 잡았다. SENSATIA 매장, 발리 특유의 허브들을 원재료로 사용한 천연 목욕, 기초 화장용품들 파는곳이다. 그곳을 향해 오늘도 만보 이상을 걷겠다는 각오를 함께 다짐했다. 허른한 노점들을 지나다가 진열된 물건들을 본 아내가 이거다 하며 상점안으로 들어섰다. 각종 가공 식자재를 파는곳이다. 지난번 우붓 쿠킹클래스애서 배운 지식을 실재에서 경험하는 것이다. 각종 향신료 분말.. 마늘가루, 고수가루, 여러 허브 혼합, 나시고랭용 양념가루, 닭고기 요리용 양념가루 등등… 1회요리용으로 포장된 것들이 우리돈으로 500원정도였다. 시작부터 푸짐하게 건졌다고 아내는 신났다. 분명 화장품은 무겁고 양도 많을 듯해서 집으로 돌아가는길에 들르기로 했다. 모든 지식과 정보라는 것들은 실제 경험해보지 않으면 내것이 될 수 없기에,
이어서 걸어가니 유명 콜프코스가 도로와 만나게 되어있어 카트가 우리 앞을 지난다. 2명의 골퍼가 운전하며 앞좌석에 동승을하고 하얀색 타이트한 바지를 입은 2명의 케디가 뒷발판에 서서 이동한다. 지도를 따라 대나무 사잇길을 지나 도착한 해변이다.
해변을 따라 걸어 북쪽으로 향해 water blow 라는 곳을 찾아갔다. 절벽을 향해 끝없이 도전하는 파도들이 다양한 용암이 굳어 만들어 놓은 돌기 들과 부닥치며 거대하게 솟구쳐 오름이 유명한 곳이다. 사실 미리 계획하고 온것은 아니였지만 멀리 파도가 부서지는 모습을 보며 걸어서 찾아갔다. 용암돌기 들 사이로 들끓어 오르는 거센파도가 절벽과 용암들을 만나며 성남을 서로 자랑하듯 솟아 오른다. 대단한 장관을 보기 위해 관람료 1인당 Rp 25,000(한화 약 2,000원)지불한다. 잊지 못할 한곳이다. 부서지는 파도를 잡으려고 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일렁이는 파도들도 관찰하며 몇개의 대형 파도를 건졌다. 정말이지 평생에 한번 볼듯 말듯한 대단한 장관이었다. 마침 그곳 넓은 잔디 밭에서는 DREAM MACHINE 이라는 제목의 컨서트를 위해 무대 를 꾸미고 음향 장치를 설치하고 있었다. 근처 레스토랑- 이곳말로 Warung… 으로 시작하면 포장마차도 되고, 식당도되고한다. 그리고 모든 음식을 판다. 어느곳이든 맛집이다. 식사를 하며 주인아주머니에개 물러보니 호주와 인도네시아 뮤시션들의 공연준비란다. 구글에서 찾아보니 주변 호텔들과 연계하여 숙박 및 공연관람이 패키지로 묶여 판매되고 이미 완판였다. 발리의 독특한 환경으로 만들어 지는 특별한 관광상품으로 생각됐다. 얼마전에 세계 주요국들 정상회담이 있던곳으로 특히 기후, 환경 변화대책의 일환으로 맹그로브 묘목 식재행사를 했었는데 우리 대표라고 나간 이가 불참하고 바쁜 척 떠났던 적이 있었다. 그의 행보는 여러번 국제적 결례로 보여짐을 자네 후배들도 보도했었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발리 컬렉션 단지내 SENSATIA 매장을 찾았다. 30% 할인 행사 중, 이미 5월에 우붓에서20%, 자신의 생일이라 20% 할인 쿠폰, 이어지는 횡재라며 좋아한다. 집으로 가는 택시를 여러차례 흥정하여 그랩 공시가 보다 좀 싸게 잡고 오는길에 아공산 산자락 출신 택시 기사가 3600미터가 넘는 아공산은 신성한 곳이어서 방문하려면 서약서를 써야하고... 어릴적 쇠꼴메고, 물길어 나르고, 가방이 없어 책한권 만 도시락도 없이 맨발로 다녔다며… 아공산에 오르지 않았던 이유를 말하고 나도 어릴적 자네와 함께 먼산에 메아리를 찾아 소리질렀던 추억도 나눴네. 20년 경력의 44세 기사와의 만남도 즐거운 경험.
사누르… 이곳에 자리 잡은 이유는 누사 람붕안, 누사 페니다 를 가기 위함인데 아내는 배타기, 스노클링이 두려워 아직 다음일정을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
다음에는 우리집에서 만나 영월 동강에서의 수년전 회포를 상기하기로 하며 이만 줄이겠네. 매주 부모님 수발하러 가는길 안전하게 다니기 바래며, 부모님께 안부 전해주고 늘 행복하고 건강하시게.
2023년 6월 9일 아침에..
관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