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s에서 온 poldu 와 친구들
프랑스에서 온 폴듀와 그의 친구들이 햇님쉼터에 들렀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탓인지 날씨는 서늘하면서도 바람이 상큼하게 불었다. 며칠 전 그들의 공연을 위한 준비 작업이 시작됐다. 나는 쉼터에 들어서며 환해진 것을 알았다. 마당가도 정리하고 앞으로 쭉 펼쳐진 개망초와 억새풀을 군데군데 혹부리 영감의 혹처럼 억새의 무리들을 남겨두고 깔끔하게 잘라낸 것을 알았다.
평원의 깊숙한 숲을 이뤘던 풀들의 인사를 그리워 할 것이다. 그들이 내는 소리를 물끄러미 바라본 지난시간들이 좋았다. 엄마의 가슴속에 안긴 것처럼 푸근했던 풀들의 쉼터를 기억했다. 몇 그루의 나무들이 내는 잎새 들의 노래도 들렸다. 오늘은 신명이 그대로 전해졌다. 한떨기 먹구름이 산자락에 걸려있다. 늦은 오후로 달려가는 시간위에 바람만이 뛰놀고 있다.
행운의 크로버 잎을 찾으려고 개망초 숲으로 갔다. 억새들의 환영인사와 그들이 들려주는 바람의 속삭임, 꽃들이 보여주는 무한감동을 눈으로 만끽했다. 이렇게 큰 밭이 개망초 묵밭이 되어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지난시간의 언덕에 고개를 내밀어 보았다. 향수와 그리움을 불러일으킨 저녁나절 어스름으로 마중했다. 폴듀 일행이 들어왔다.
폴 과 친구들의 광덕사와 남광주 지하철에서의 공연은 성황리에 끝났다.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교류된 음악 언어는 감동의 물결이 되었다. 가평 쁘띠프랑스에서 공연을 마치고 쉼 없이 강행되는 일정에도, 쉼터에서 공연을 할 폴듀와 친구들은 한결같이 웃는 얼굴이다. 천진한 아이처럼 백발을 머리에 두른 폴듀와 그의 아내 아넥스는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얼굴에 장난기가 묻어나는 아넥스는 이름 높은 사진예술가였다. 말이 통하지 않는 우리들은 싱그러운 웃음으로 물음을 대신했다. 그의 친구들 역시 프랑스적인 냄새를 풍기며 생소한 느낌의 얼굴이 아닌 편안함으로 우리들 곁에 있다.
장폴과 그의 악단이 노래를 시작했다. 매력적인 싱어의 첫 음색이 몽마르뜨 언덕을 오르는 부드러움으로 가볍게 움직였다. 살폿한 그의 노래는 청중의 가슴속으로 노래를 끌고 들어왔다. 2013년에 결성된 <les Employes du Jazz>콰르켓을 마지막 전곡으로 불렀다. 16곡의 샹송을 불렀다. 파리출신 이며 트롬본, 아코디언 연주자 Jean PDURAND 가 이끄는 샹송그룹이다. 드럼 연주자 Jeffahdvmffl에 출신, 기타리스트 Francois Marie TIPHON, 가수이자 작곡가 기타리스트인 Arnaud DEGOUY 가 폴의 친구들이다. 나이를 넘어 국경을 건너고 노래라는 친근함으로 우리 곁에 그들이 서 있다. 한국 사람인 매니저는 고등학교시절 들었던 샹송이 좋아 프랑스에 갔다. 지금 그의 친구들을 소개하고 행복한 모습이다. 햇님쉼터 가득 그들의 음악을 들으려고 사람들이 있다. 흥에 겨운 들썩임으로 창밖의 어둠이 몸을 사른다. 점점 분위기에 익어 음악에 취한 밤의 얼굴은 환한 얼굴이 되었다. 그들이 부른 샹송은 192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프랑스에서 불리는 유명한 샹송을 불렀다. 에띠트 피아프, 세르쥬 갱스브르, 샤를 아즌나부르, 쟈크부렐, 보리스비앙등을 그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불렀다.
우리들을 취하게 만드는 싱어의 분위기는 남달랐다. 분위기에 취하고, 흥에 겨운 사람들은 어깨춤을 들썩였다. 엉덩이까지 들썩이는 그들의 신명을 말릴 수는 없다. 급기야 나는 일어서서 춤을 췄다. 사물놀이와 같은 음색에 우리가락을 이어가는 듯한 그리움에 일어설 수밖에 없었다. 어린 시절 잊고 지낸 동네사람들과의 놀이 한마당이 연상됐다. 그들의 샹송이 마음속으로 우리가락을 끌어들였다. 사람들 가슴에 묻어 두었던 신명을 끄집어냈다. 어깨로 물결을 이루는 사람들의 표정 속에 행복이 전해졌다. 원장님의 덩실 춤은 더욱 눈길을 끌게 했다. 큰 몸짓으로 손을 들고 한 박 느리게 치는 박수야 말로 극진한 웃음이 생기게 했다. 어우러짐의 한마당이 펼쳐졌다. 서로의 눈빛을 쳐다보며 흥에 겨운 몸짓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치유의 시간이 되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거리의 가로수들이 잎을 흔들어 노래를 불러 주었다. 느린 불빛으로 거리를 행해 달려가는 나의 마음은 이미 고추잠자리를 찾으러 떠나는 아이처럼 가볍고 흥겹다. 타이티의 노래재즈가 유향하는 곳, 다른데서 듣기 힘든 곡을 마지막 곡으로 들었던 시간이 그리워질 것입니다.
홍천강의 얼음의 소리를 들려주고, 별, 강, 나무들이 몸체로 내는 강의 울음소리를 나누어준 선생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우리들 곁에는 늘 행복한 웃음이 있고 서로를 위한 배려의 마음을 가진 분들이 많아 좋은날들입니다. 늘 새날처럼 행복을 빚는 우리들이 있고 늘 곁에서 웃음으로 지켜봐주는 햇님쉼터 원장님 감사합니다.
첫댓글 아르노...그의 몸짓 표정 에너지에 취해 아직도 그가 내곁에 머무르고 있네요. 아름다움은 국적도 나이도 성별도 아우르고 넘실댑니다. 아름다운 밤이었습니다^^
항상 좋은 게시글에 고마움을 전해 드립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