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장소 : 약사암
일 시 : 2022.09.15(목) 10시,
참 가 : 강공수 김상문 김영부 김재일 나종만 박남용 양수랑 윤상윤 윤정남 이용환 장휘부 등 11명
불 참 : 정원길(출타 중) 최문수(당분간 쉼)
회 비 : 110,000원
식 대 : 95,000원(애호박찌개 6, 김치찌개 2, 청국장 2, 닭발구이 1)
잔 액 : 15,,000원
이월잔액 : 283,000원
총 잔액 : 298,000원
추석을 잘 보내고 부곡정에 모인 우리들(강공수 김영부 김재일 나종만 양수랑 윤상윤 윤정남 이용환 등 8명)은 10시가 넘자 산행을 시작하였다. 출타하여 오늘 불참을 신고한 정원길을 제하면 3명(김상문 박남용 장휘부 등)은 뒤따라오거나 점심 때 합류할 것이다.
가을날 치고는 생각보다 날씨가 덥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 가을에 접어들어서인지 등산객들은 더 많아 보였다. 나종만이 엉덩뼈가 아파서 오늘 등산이 어렵겠다고 하더니 조금 속도가 늦긴 하였지만 비교적 잘 따라 오고 있었다. 그는 항상 오늘(목요일 산행 날)이 가장 기다려지는 날이라고 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돈 1만원이면 하루를 맘껏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 하였다. 화투치거나 바둑을 두면, 돈을 잃거나 따서 맘 상할 수 있지만, 등산을 하면 전혀 그런 것 없이 하고 싶은 말 맘껏 하여 가슴 속에 쌓인 모든 것을 확 풀어 버릴 수 있으니 그 얼마나 좋냐 이 말이다. 거기에다 운동하여 땀까지 흘릴 수 있으니 이 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은단풍나무 숲 그늘에 쉬면서 전에 불었던 ‘바닷가에서’를 강공수의 하모니카 반주에 맞추어 맘속으로 불러보았다.
약사암에 들어섰더니 절 주변이 듬성듬성 상사화가 만발하여 가을이 무르익고 있음을 알렸다. 몇 년 지나면 약사암 주변도 상사화 천국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약사암 경내에는 세국(細菊) 화분들이 막 꽃망울을 터뜨려 벌어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하산하면서 나는 홀연히 우리 가문 자랑을 하게 되었다.
그저께 9월 13일(음 8월 18일)은 우리 제주양씨 학포(學圃) 선조님의 부조묘(不祧廟, 불천위 사당) 제향일이었다. 11시에 제향을 올린다고 하여 조금 일찍 화순군 도곡면 월곡(月谷) 마을에 있는 부조묘에 도착하였더니 종언(宗彦)들이 착착 도착하고 있었다. 총무이사는 가고로 불참하였고, 상임부회장이 나의 무릎에 이상이 없느냐고 물어서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였더니 오늘 아헌관을 부탁하였다. 다른 날에는 나에게까지 올 수 없는 헌관이어서 사양타가 수긍하였다.
제관복을 착용하고 신실(神室) 앞에서 도열(堵列)하여 서있는데 바람 한 점 없는 상태라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이마에서도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강신례 참신례에 이어서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사신례까지 장장 1시간 반 동안의 의식을 마치고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먹으면서 상임부회장의 회의 보고가 있었다.
이번 부조묘 제례는, 화순군에서 책정한 제례비용, 5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 받았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면서 이것이 우리 제주양씨 학포 문중의 자랑이니 맘껏 자긍심을 가져도 된다고 하였다. 앞으로는 쭉 화순군의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 하였다.
우리는 금주의 노래를 부를 정자에 도착하였다. 김재일과 김상문 박남용 장휘부 등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강공수의 주도로
□포롤로그□
여름이 가을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떠난 듯합니다. 가을을 알리는 여러 가지 신호가 있지만 소리로 느낄 수 있는 귀뚜라미를 소재로, 시로 옮겨 봅니다. 무덥고 습한 여름이 지난 자리에 상쾌한 가을이 동행하기를 빌어봅니다.
<수선화에게 중에서>(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말라/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마을로 내려온다./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귀뚜라미>
여름 내내/하루 종일 울어대던 매미는/가볍게 옷자락을 흔드는/가을바람에/날아갔다.//상큼한 내음을 품은/공기 속에/찌르르 찌르르/쟁반 위에 옥구슬 흐르듯/맑은 소리를/세상에 전한다.//누군가의 마음속에서/때로는 아련한 추억으로/때로는 첫사랑의 기억으로/가을밤/어두운 숲속에서/아름다운 선율로/잔잔하게 스며든다.//
□에필로그□
가을밤에 들려오는 귀뚜라미 선율은 우울증도 낫게 해준다고 합니다. 귀뚜라미는 톱니가 있는 오른쪽 앞날개가 위쪽에, 마찰편이 있는 왼쪽 앞날개가 아래쪽으로 들어가 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전에 불렀던 ‘얼굴’을 한 번 더 불러 보았다. 그리고 금주의 노래 (외국곡) <귀뚜라미 우는 밤>을 불렀다. 불루투스 스피카가 말을 안 들어 애를 먹다가 드디어 쾅쾅 울리는 스피커에 맞추어 여러 번 불러 보니, 스산한 가을밤, 귀뚜라미 소리에 소꿉동무 생각이 겹쳐지는 시원한 가을밤을 느끼게 하였다.
다음 주는 영광 불갑사 상사화 축제에 가자는 의견이 나와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
첫댓글 산행 후기 실감나게 읽는 이 모두 함께 다녀온 느낌이 들게 자세하게 쓸 수 있는 글 솜씨 다시 한번 부러움을 느깨네 수고 많았어
우리 모두 노년을 함께 할 수 았어 고맙고
이 다음 주는 불갑사 꽃무릅 구경하기로 결정이 되었나요?
난 그런 줄도 모르고 내가 빨리 나왔나?
동참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