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할리 클럽의 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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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 공부] 게시 글 내용의 대부분은
제가 구글이나 유튜브에서 검색한
내용들을 정리한 것인데,
바이크 구조나 정비 쪽으로는
거의 문외한이라 내용 중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지적해 주시면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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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을 작성하면서 자가정비의 달인,
흥달님의 자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내연기관의 엔진 사운드>
모든 내연기관은 독특한
엔진 사운드를 갖고 있습니다.
작은 예초기로부터 덩치 큰 항공기까지
엔진의 구조와 구동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사운드를 만들어냅니다.
우리가 듣는 엔진 소리는 실린더 안에서
폭발한 배기가스가 밸브가 열리면서
밖으로 빠져 나오는 '배기음'입니다.
(폭발 소리로 잘못 알고 계신 분들이
있는 것 같아 바로 잡습니다.)
할리데이비슨 바이크의 엔진은
다른 바이크와 확연하게 구분되는
독특한 사운드를 지니고 있으며,
이것이 할리의 정체성을
대변하기도 합니다.
먼저 서로 다른 유형의
할리 엔진 사운드를
들어 보겠습니다.
도대체 이런 엔진 사운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할리의 엔진 구조>
우리가 타는 할리 바이크의
엔진은 V-twin이라 불리는
2기통 4 행정 엔진입니다.
V-twin 엔진은 두 개의 실린더가
각각 좌우로 45도씩 누운
V자 형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60도로 배치된
엔진도 있엇습니다.)
구동축인 크랭크샤프트에
하나의 핀이 박혀 있고,
그 핀에 연결된 두 개의
커넥팅로드를 통해
양쪽 실린더 안에 있는
엔진 피스톤과 연결됩니다.
이런 45도 배치의 엔진은 여러 개의
미국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기술로,
엔진 구조를 단순화하고,
제작비를 낮추면서도
강력한 토크를 만들기 위해
최적화된 구조입니다.
<할리의 점화 시스템>
BMW 바이크의 엔진처럼 수평으로
배열된 보통의 Flat-Twin 엔진들은
크랭크샤프트에 두 개의 핀이 있고
각각 하나 씩의 피스톤이 연결됩니다.
즉, 크랭크샤프트가
180도 회전할 때마다
1회 점화가 일어나므로
점화 간격이 일정하고,
'툭-툭-툭-툭...- 이런 균일한
엔진 소리가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할리의 V-twin 엔진은
두 개의 실린더가 각각 좌우로 45도씩
누운 V자 형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크랭크샤프트에 있는 하나의 핀에
연결된 커넥팅로드가 실린더 안의
두 개의 피스톤을 움직이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구조의 영향으로 엔진 실린더 안에서
아래와 같은 순서로 폭발이 일어나면서
불규칙한 엔진 사운드가 만들어집니다.
먼저 1번 실린더가
폭발을 일으킵니다.
크랭크샤프트가 315도
회전한 후에 2번 실린더가
폭발을 일으킵니다.
두 개의 실린더가 각각
45도씩 좌우로 벌어져
있기 때문에 90도의
간격이 존재하므로,
실제로는 첫 번째 폭발과
두 번째 폭발 사이에
315도+90도=405도의
갭이 존재합니다.
이 과정이 연속적으로
반복되면서 '푸드덕~푸드덕~'
거리는 불규칙한
엔진 사운드가 만들어집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의 밀워키 엔진이
출시되기 전에 나왔던 이전 엔진들은
점화 시스템에 분배기가 없는
싱글세트이기 때문에
두 개의 실린더 중 어느 한쪽이
압축행정에 도달하면 다른 쪽의
실린더 내에서도 동시에 스파크가
점화되고 폭발이 일어납니다.
'Dual fire ignition system'이라
불리는 이 방식에서는
한 쪽 실린더는 압축 행정 때
스파크 점화가 일어나고,
반대편 실린더 안에서는 배기 행정에서
점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배기 행정에서 일어난 점화는
엔진의 구동력에 아무 영향도 못 주고
그냥 낭비되어 버리므로,
'Wasted spark(낭비되는 스파크)'라
부르기도 합니다.
할리가 이런 방식을 사용하는 이유는
싱글 코일과 디스트리뷰터로 구성되는
전통적인 점화시스템에서
늘 고장의 원인이 되는 분배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므로
엔진의 무게도 줄일 수 있고,
내구성도 향상되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점화에 필요한 부품 수를
절반 이하로 줄이는 장점도 있습니다.
'Wasted spark'에서는 배기 행정 때
스파크가 점화되기 때문에
압축된 혼합기체가 폭발할 때보다
훨씬 작은 폭발음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푸드덕' 사운드의
첫 번째 '푸' 소리를 만들고,
이어서 진짜 혼합가스의 폭발로 인한
큰 소리들이 만들어집니다.
결국 박자도 일정하지 않고
볼륨도 일정하지 않은
'매우 불규칙한' 소리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최신의 밀워키 엔진에서는
점화 시스템이 달라져서,
두 개의 실린더에서 각각
다른 타이밍에 스파크가
점화되어 폭발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여전히 45도 배치의
엔진 구조 탓에 첫 번째
배기음과 다음 배기음 사이에
약간의 간격이 존재하는
불규칙한 소리가 만들어집니다.
과거의 엔진에서 세 박자의
말발굽 소리로 알려진
(푸드덕~ / Po-ta-to~)소리가 난다면,
지금의 밀워키 엔진에서는
(파밥... 파밥... / Popop---Popop)'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할리 엔진사운드의 리듬>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각각의 피스톤들은
매 두 바퀴(720도)를 돌 때마다
한 번씩 폭발을 일으키지만
그 간격은 일정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흔히 '박자'라고 부르는
이 리듬은 높은 rpm에서는
당연히 나타나지 않고,
낮은 rpm인 아이들 상태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푸드덕' 사운드도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일정한 간격이 아니라
무질서한 간격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정밀분석에 따르면
이렇게 무질서하고 랜덤한 소리도
더 긴 시간 동안 모니터링 하면
일정한 패턴으로 수렴한다고 합니다.
엔진 사운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들은
폭발력, 마찰력, 피스톤 압축력,
폭발 주기(각도)의 네 가지이며,
이를 기준으로 할리 사운드를
수식화 한 과학자도 있습니다.
xn+1 = (c-f-p)xn(1 – xn)
폭발력 / Combustion Energy(c),
마찰력 / Friction(f)
피스톤 압축력/ Piston Compression(p)
하지만 정작 할리의 엔지니어들은
엔진 사운드가 주관적이고 감성적이란
이유로 사운드를 공식으로 나타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할리 엔진사운드의 상표 등록>
1909년부터 시작된 할리의
엔진 사운드가 인기를 얻게 되자,
타 브랜드에서 이 소리를
모방하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할리는 1994년 할리의 'Po-ta-to'
배기음이 등록상표와 같은 것이라며
미국특허청에 상표등록을 시도합니다.
특허청은 할리의 신청을 받아줬지만,
경쟁사들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지리한 법정 공방이 무려
6년 동안이나 지속되었습니다.
결국 2000년 6월, 할리는
비싼 변호사 비용이 낭비라 판단했고,
'실용적인 비즈니스 결정'
('a practical business decision')
이라면서 상표등록을 포기합니다.
이 때 할리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임원인
Steve Piehl이 남긴 멋진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할리의 사운드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법적인 이슈에 대한
걱정을 내려 놓기로 했다.
우리 할머니는 자신의 자동차에
앉았을 때 그 차의 엔진 소리가
뭔지 설명할 수 없지만,
할리 라이더들은 그 소리가
뭔지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라진 말발굽 소리>
예전의 캬브레터식 엔진에서는
말발굽 소리가 나지만
전자식 Injection(EFI)에서는
이런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엔진 아이들 상태에서 곧 숨이 넘어갈듯
헐떡거리는 삼박자 말발굽 소리가
만들어지려면 아이들의 rpm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져야만 합니다.
rpm이 낮을수록 숨 넘어가는듯한
소리가 더 잘 나는데, 캬브 방식에서는
'rpm 조절기'를 통해 이를 조절을 합니다.
보통 650~700 rpm이면 모두가
선호하는 소리가 만들어지는데
이런 rpm으로는 실주행이 어렵고
시동도 잘 꺼지기 때문에
캬브 오너들도 누군가에게
사운드를 들려주고 싶을 때나
아이들 상태에서만 그런 rpm을 쓰고,
실 주행 시에는 rpm을 올립니다.
하지만 요즘의 엔진에 장착되는
EFI 방식은 아이들 rpm 수준이
1,050 수준으로 너무 높아서
그런 숨 넘어가는 소리가
만들어지질 않습니다.
그래서 사운드를 즐기는 올드 바이크
매니아들은 신형 엔진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헐리우드 스타인 브래드 피트도
할리의 매니어 중 한 명인데,
그 역시도 올드 바이크만 타더라구요.^^
말발굽 소리가 사라진 또 다른 이유는
이런 낮은 rpm에서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강화된 환경기준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캬브레터와 EFI 방식은
(Electronic Fuel InjectionI)
연료분사 방식이 다른 것인데,
캬브레터 방식은 피스톤이
올라갈 때 휘발유와 공기가
혼합되어 빨려 올라가며,
EFI 방식은 스로틀의 양을
ECU가 받아들여 전자식으로
계산하여 분사합니다.
그리고 캬브레터 방식에서는
사용자가 연료 분사량을 조절하여
rpm을 조절할 수 있지만,
EFI 방식에서는 사용자 임의로
rpm을 바꿀 수 없습니다.
즉,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차이라 생각해도 됩니다.
할리 바이크 엔진에서
캬브레터 분사 방식은
knucklehead, panhead,
shovelhead, Evolution,
Twin Cam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다가 1996년에 이르러
투어링 모델에서 EFI 방식이
옵션으로 등장하였고,
2007년부터는 스포스터를
제외한 모든 모델에서
EFI 방식이 표준으로
장착되기 시작하면서
할리 캬브 엔진의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캬브레터와 EFI의
차이를 정리한 표입니다.
그리고 같은 캬브 방식이라도
엔진의 구조와 형태에 따라
엔진 사운드가 달라집니다.
1984년부터 2,000년까지
생산되었던 Evolution 모델이
말발굽 소리가 가장 잘 나는
엔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는 스포스터 모델에만
에보 엔진이 장착되는데
2021년부터는 단종 예정입니다.)
그나마 최신의 엔진에서는
고온의 아이들 상태에서
뒤쪽 실린더를 강제로 끄는
'EITMS 시스템'을 가동시킬 때
예전 엔진의 '푸드덕' 사운드를
비슷하게나마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말말굽 소리가
그립다면 인젝션 방식을
캬브 방식으로 바꾸는 킷트를
장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할리 엔진 배기음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
첫댓글 할리 엔진의 역사 생생하게 잘배워 봄니다
감사합니다 ^~
잘 배우고 갑니다. 배기음 무시 못하는거 같습니다.맨처음 할리 타게된 동기도 🐎 소리 + 뿌다다당 때문 이었습니다^^
누구나 원한다고 할수 없지만 많은분들이 동경하는 배기음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정말 펀치님은 하나하나 게시되는 글들이 정말 많은 정성과 노력이 깃든 흔적들이 보여 감동 케 하는군요 ..올한해도 너무 감사했습니다 내년도 무탈히 즐거운 라이딩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펀치님
재밌는 글 잘 봤습니다.
쉽게 설명해 주셨네요.
고맙습니다. ㅎ
자료를 수집하며 편집하고 정리하여 게시글로
작성하는 정성이 보통이 아니십니다.
BMW R엔진(박서엔진)의 팝콘 튀기는 배기음
의 원천을 알 수 있었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에보엔진은 할리본사에서 추천하는 기본알피엠(950~1050)만 지켜줘도 아주 힘차고 기분좋은소리가 나죠 굳이 소리의 크기가 줄어드는 저 알피엠 아니더라도...
잘보았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감성을 앞지르지를 못하나 시대가 변하니 그 아쉬움은 추억으로 간직하는수 밖에요.
감사 감사~~
대박 고급자료 감사합니다.
정말 좋은 자료입니다~~ 감사합니다 🙏
재밌게 봤습니다 ^^777
할리는 캬브의 고동감과 배기음으로 타는거라 체득했읍니다.
할리만의 독특한 배기음의 원리를 잘알았습니다 ㅎ
아주 잘 봤습니다. 그런데 1996 투어러 기종으로 옵션 EFI 방식이...등장!~~
2007 년도에 스포스터가 제외된 것이아니고 스포스터도 인젹션 서막을 열었습니다.
제외던것은 스포스터만의 특화된 스포스터 에볼루션 엔진이 2020까지는 장착이 되었고,,,
내년에 환경기준 때문에 수냉식?? 암튼 신 모델 이후는 잘 모르겠습니다.
웃긴건 스포스터도 04 ~ 06 년식에 전자식 타이밍센서와 캬브레이터 방식을 고수하여
장착된 캬브레이터 모델이 존재합니다.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다고 생각됩니다.
많은 가르침을 주세요! ^^
대박 공부 많이 하셨습니다.. 짝짝짝..
단..efi방식의 ecm에서 컨트롤 하지만..
이것을 계량한것이 바로 선더맥스 라는 맵핑기 입니다..
이것은 사용자가 맵을 넣고 점화 포인트며.. rpm.온도 설정 까지. 셋팅이 가능합니다..
즉.. 할리 두뇌를 탈거하고.. 선더맥스 라는 제품을 교채 해줘야 하고.. abs에 차량에 적용된.. 산소센서가 18mm로 커지면서 보정값을 잡아줍니다..
제차(efi)에 장착한 선더맥스는.. 말발굽 소리가 나옵니다..
추가. 캠 방식에대한 추가가 있습니다.
~99년까지 싱글캠을 사용하다가..
고장의 원인인지 무엇인지 2000년부터 트윈켐이 나왔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트윈켐 트윈케 이라는 것입니다..
트윈켐은 강성은 좋으나 잡소리로인한 문제가 있어..
이번에m8엔진은 싱글캠으로 다시 변신한것입니다..
캠커버 크기를 보면 .. 약가작아 보이고 뽀족한 모양이 싱글캠입니다..
에보 켐커버 모양은 많이 작아 보이고.
이번에 m8엔진도 작아 보이는 것이 싱글캠이기 때문 입니다..
신형 엔진일수록 .. 출력은 좋아지고.. 감성은 멀어지는 것은 .. 환경적인문제를 . 할리도 따라갈수 밖에 없는것입니다
유익한자료 잘봤습니다.
역시 에보 소리가 젤 듣기 좋네요.자료 감사합니다.
저런 감성 넘치는 할리는
우리 세대 안에 모두 사라지고
박물관이나 영상에서만
보게될지도 모르겠네요
아쉽네요...
역시나
헐떡이는 에보배기음이
단연 귀에 쏙 들어오네요
새해복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세요.
역시 믿고 보는 펀치님의 정보글입니다. 에보 엔진소리가 심금을 흔드네요~^^ 감사합니다. 후속편을 기대~?ㅎㅎ
캬~~~~~~
궁금증 한번에 싹 날아갔어요
저장해놓고 계속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할리엔진의 배기음 너무 매력있어요
오류라 생각되는 부분이 있어 말씀드립니다.
EITMS 기능을 활성화 해서 사용하게 되면 푸드덕 소리가 나는게 아니고
일정한 속도로 "탕탕탕탕탕" 요렇게 소리가 나더라구요.
그도 그럴것이 뒤쪽 기통에는 연료 공급이 안되서 공기만 들락날락 거리고
앞쪽 기통만 폭발하니까 회전수에 맞춰서 일정하게 탕탕탕 소리가 나는 겁니다.
말발굽 소리인 푸드덕과 EITMS 기능은 아무 상관이 없더라구요.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