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사람을 낳는다.오래 전부터 내려온 말이다. ‘인걸은 지령(人傑地靈)’.밭두렁,논두렁의 정기라도 타고나야 세상의 인물이 될 수 있다고들 하지 않는가.세상에 이름을 떨친 이들의 성공스토리를 풀 때 빼놓지 않는 게 얼굴 생김.광주는 어떤 땅이기에 스타를 낳고,그 스타들의 관상은 남들과 어떤 점이 다를까.대동풍수지리연구원 고제희 원장,김광일 철학원장의 도움을 받아 그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광주의 산천 지형】
한반도의 중심 뼈대인 백두대간에서 갈라진 정맥 가운데 하나가 호남 정맥이다.광주는 이 호남 정맥의 줄기를 잇는 무등산의 서쪽 기슭에 자리한 분지다.광주 사람들은 무등산의 지세와 이를 감싼 정기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무등산은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가 역성혁명을 강조하기 위해 전국의 산신을 초청할 때 유일하게 이를 거절했다.그러자 이성계는 무등산을 귀양 보내고 ‘등급 없는 산’이라고 부르게 했다는 얘기가 전한다.이것은 광주 땅이 조선 왕조에 걸쳐 과거 급제를 통한 고관대작보다 무예가 출중한 장군을 많이 배출한 배경이 되며 광주가 압제에 대한 항거와 투쟁의 땅이 된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김덕령과 정충신의 후예】
충장공 김덕령 장군(1567∼1596)은 어렸을 때부터 천하장사로 씨름판에서 당할 자가 없어 ‘무등산 호랑이’로 불렸다.24근의 철퇴와 50근짜리 칼을 잘 써 임진왜란 때 왜군이 가장 두려워하는 의병장이었다.금남군 정충신 장군(1576∼1636)은 행동이 민첩하고 꾀가 많아 임진왜란과 이괄의 난 때 큰 공을 세웠다.광주 시내의 충장로와 금남로는 이 두 장군의 시호를 따 지은 거리 이름이다.철퇴와 칼을 잘 쓰는 것은 방망이를 잘 돌리는 타자와 같고,돌팔매를 잘 던지고 머리 회전이 빠른 것은 좋은 투수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광주의 지형과 야구와의 관계】
무등산은 광주를 북동방에서 남서방으로 병풍처럼 둘러서 있는데 이 방위는 겨울에 찬 북서풍을 막아주지 못하고,아침의 햇살을 차단해 ‘음지’의 자연 지세를 만들어낸다.그래서 무예와 운동을 연마할 조건을 제공하였고 그 결과 광주에서 과거에는 장군이,현대에는 운동선수가 많이 나오게 됐다.
또 광주는 영산강이 서해와 맞닿아 예로부터 해상 무역이 발달했고 중국 일본과의 왕래가 활발했다.이러한 연유로 광주 사람들은 타 지역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나아가 해외 진출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질을 지니게 됐다.
힘세고 민첩한 장군을 많이 배출한 무등산의 정기가 현대로 와 운동선수에게로 지기(地氣)가 옮겨졌고 해상무역을 주름잡던 상인 기질이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도록 만들었다.선동렬 김병현 등 야구에서 월드스타가 많이 배출된 것이 무등산과 영산강의 지형적 특징과 그 산천의 지기가 운동선수에 적합하다는 풍수적 특성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한다면 무리일까.
【관상으로 본 선동렬·김병현】
관상학회장을 지낸 김광일 철학원장은 선동렬 한국야구위원회 홍보위원의 경우 미간을 중시했다.김원장은 “눈과 눈 사이의 거리가 먼 것이 야구선수로서 최강의 운명을 타고났다”고 밝혔다.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게 컨트롤인데 눈 자체는 작지만 눈과 눈 사이가 떨어져 있어 집중해서 볼 수 있고 시야도 넓어 가장 정확한 컨트롤을 구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병현의 비밀은 이마에 있다.사람의 이마 모서리 부위를 ‘변지’라고 하는데 김병현은 변지 부분이 뛰어나다.이마의 살집이 두둑하고 윤택이 난다.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머리가 좋으며 임기응변에 뛰어나다.
성공한 운동선수의 관상은 공통점이 있다.특히 눈을 보면 동공에 사람의 폐부를 찌르는 강한 광채가 번뜩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