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반 기상.
압박면접이라는 말에 뒤늦게 면접준비를 하느라 잠을 제대로 자지못해 눈이 빨갛다.
부지런히 씻고 화장하고 머리묶고.
엄마는 어제 끌여먹고 남은 홍합미역국은 절대 먹으면 안된다고
멸치국물에 신김치와 콩나물을 넣고 개운한 국을 끓여 주신다.
밥먹고 이제 옷차려입고 가려는데 갑자기 일어난 우리 딸랑구..
8시가 넘어 15분인데.. 딸랑구는 날보더니 같이 나가겠다고 한다..
미안미안~ 오늘은 엄마먼저 나가야해,, 오늘만 할머니랑 가면 안될까?
미안한 마음에 불쌍한 모드로 아이의 감성을 자극해본다.
싫~어~!~! 갑자기 울어버리는 울애기...
더이상 미적거리면 허둥대다 하루가 꼬일것같아 또 매정하게 집을 나온다.
그래 오늘만 봐줘..
아이의 울음소리가 귓가에 웽웽, 발걸음을 재촉한다.
면접을 위해 일부러 신청해서 본 보수동아일보와 진보한겨레.
가방이 넘 작아. 그래 한겨레다.
서둘러 나가 택시를 타고 신문을 펼쳐본다.
정리되지않은 촛불시위에 대한 생각을 사설보며 다시한번 생각해본다. 중얼중얼
벌써왔다. 하얀블라우스에 검은치마들이 몇분 서계신다.
아! 떨리기시작.
면접장에 들어선다. 에어컨을 틀어서인지 시원하다.
대기실에 앉아있는 많은 필기합격자들..
앞에 보니 A조 옥천증평, B조 청주, C조 충주, 나도 우리 지역앞에 한자리를 잡고 앉는다.
아~가슴이 쿵쿵.. 나도 면접자료를 펼친다. 빨리 외워야지,, 어제면접후기 질문답안을 입으로
중얼거려본다. 촛불집회, 우리지역 소개, 자기소개, 전공학과, 등등...
그래 마음을 차분히 하자.
뒤에 준비된 간이대에서 커피를 한잔 타서 자리에 앉는다.
남들은 우황청심환을 먹는다는데 카페인에 약한내가 이거먹고 더떨면 어쩌지..
순간, 현미녹차마실걸.. 후회가된다.
9시가 되니 안내하시는분이 면접평정표를 나눠주고 이름 수험번호 생년월일등을 쓰라고 하신다.
두장 다 똑같이 쓰셔야해요!
아.. 면접관이 두분이시구나..
이어지는 이런저런 안내와 설명들...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드디어 9시 반 면접시작.
10분 안쪽의 면접을 마치고 나오는 첫번째 주자들..
뭐야.. 어려웠나봐,,,, 표정을 보니 그런느낌이다..
어쩌냐.. 진작 준비좀 잘할걸...후회막급.
아니야. 오늘 면접이 아무리 압박이라 해도.
면접관은 그런 상황에 어떻게 침착하게 대응하는지를 더 자세히 관찰하려는 것일거야.
누가 청산유수처럼 면접을 수울~술 잘 볼수 있단말인가,,
마음을 다시 다잡는다.
그래. 침작하고 차분하게. 끝까지 성실하게 임하는거야.
점점 줄어드는 대기자수.
나오시는 분들의 알듯 모를듯한 애매한 표정.......
도대체 어떤 분위기인지.
면접관님들과 수험생들의 소리는 대충 웅웅 나는데
뭐라고 하는지는 딱히 알아들을수는 없다.
앞에 면접 후 나오시는분이 아는분께 말한다.
쉬~워~! 편하게 봐~!
마음이 다시 진정된다.
OOO 씨~!
네!
대기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면접관 2분이 보인다.
앞에가서 정중하게 목례 후 **번 OOO 입니다.
그리고나서 서류전달(두장의 면접평정표, 수험표, 신분증, 자격증)
앉으세요!, 자리에 앉는다
연세가 지긋하신 두분의 면접관.
운전면허를 일찍 따셨네요~
네. 조금 일찍 딴 편입니다. 살짝웃음.
근데.. 늦은나이에 시험을 준비하셨네요~
네. 그렇게 되었습니다. 살짝웃음
어떻게 준비하게 되었어요?
직장생활을 하다가 결혼 후에 어쩌고 저쩌고
아이 낳고 내조하며 사는것도 중요하지만
좀 더 폭넓은 인생을 경험하고 싶었고.
공무원의 일자체가 다른 직업과는 다르게 공익을 우선시해야하기때문에
어쩌고 저쩌고 해서 뒤늦게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힘드셨을텐데 어려웠을텐데,, 대단하십니다.(면접관님의 버벅거림)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살짝웃음목례
그럼 학원을 다니면서 준비하셨나요?
아닙니다. 여건상 학원에 다니지는 못했고 독서실에 다니면서 인터넷강의를 들었습니다.
끄덕끄덕
직장생활을 하셨나요?
네. 결혼하기 전에 3년정도 OOO 회사에 OO 부서에 근무했습니다.
OOO 회사라면 상당히 대기업으로 알고있는데 왜 그만두게 되셨나요?
네~ 결혼 후 남편 직장이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럼 거기서 무슨일을 하셨나요?
네~ OOO일을 했습니다.
끄덕끄덕. 옆에 분으로 바통 넘기시고~
전공은 무엇을 하셨나요?
네~ OO공학을 전공했습니다.
공학과 행정직이라~~그럼, 발령나면 어디에 근무하고싶나요?
전공과 연관지어 말씀드려야 되나요?
아니~OO에 발령이 나면 어느 부서에서 일하고 싶은지. 복지실, 민원실 등등이 있잖아요~
네~OOOO부서에 근무하고 싶습니다. (그럼 전공과 행정직이 별로 연관없다는 표정은 왜지으시는지..잠깐생각)
요즘 OO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이 어쩌고저쩌고 해서 이런이유로 그 부서에서
작은 역할이라도 맡아서 일해보고싶습니다.
네~ 수고하셨습니다.
드디어 끝.. 의자에서 일어선다.
수험표랑 신분증 자격증을 주신다.
감사합니다.. 정중히 목례. 너무 가까이서 했나?? 좀 뒤로 빠져서 할것을..
나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아진짜..
긴장 진짜 많이했는데,,,,
휴~~물한잔 마시고 밖에 나온다. 기분이 좋다. 어려운거도 안물어보시고..나이많아서 존중해주신건가?
어제는 진짜로 압박이라도만.. 오늘은 진짜 좋네, 그 호감어린 눈빛. 크하하
그래도 긴장을 늦출수는 없다
아 몰라몰라 어쨋든 어깨에 짊어진 무거운 돌덩이하나가 갑자기 사라진 기분.
날아갈것같다!!
첫댓글 쩐다 ㅡ.ㅡ 어디지역??
쑥스러워서 말못하겠네요. 말하면 다 아실것같아서..^^
합격의 기운이 느껴집니다...ㅎ
모르는데 저만 이렇게 질문받았나 궁금해서 머하시면 쪽지로 ♡ 아잉
후기를 정말 상세하게 써주셧네요... 낼 면접보는데 많은 도움이 될듯 저도 님처럼 잘봣음 좋겟네요
다른 분 후긴 안그랬는데 님의 후기를 보니까 벌써 떨리네요.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