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7라운드에서 FC서울(이하 서울)이 울산현대호랑이를 2:1로 꺾고 개막전 패배후 내리 6연승을 달렸다. 리그 사이사이에 벌어졌던 AFC챔피언스리그에서도 4승 1무를 거뒀으니 지금 서울의 기세가 참으로 무섭다. 누가 봐도 탄탄한 선수 구성에 지난해부터 연마한 전술이 빛을 보고 있어 서울은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낼지도 모르겠다. 선두를 질주하며 거침없는 서울이지만, 신나게 달리는 중에 '돌부리'에 걸리면 되려 크게 넘어지기 마련이다. 서울의 그 돌부리는 체력 관리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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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경기 막판 골을 터뜨리며 승점을 따는 FC서울, 이번 7라운드에서도 경기 말미 박주영이 골을 터뜨리며 승점 3점을 확보했다. 이것이 바로 '위닝멘탈리티'인가! 출처:한국프로축구연맹 홈페이지)
지금 팀의 분위기가 좋은 것은 알겠다. 잘해도 너무 잘한다. 하지만 서울과 최용수 감독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팀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로테이션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팀이 잘 나갈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선수들의 체력 관리이다. 체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경기력 자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얀-아드리아노 콤비는 물론 미드필더의 주세종과 다카하기 등 핵심 선수들은 거의 매 경기 출장하고 있다. 매번 풀타임 출전은 아니지만 경기에 출전한다는 것 자체가 체력적으로 부담일 수 있다.
서울의 경기력을 보건대 이번 시즌 AFC챔피언스리그나 FA컵에서 쉽게 탈락할 것 같지 않다. 그래서 한 시즌 동안 치러야 할 경기는 매우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한 시즌은 7개월이 넘는 대장정이다. 승점이 여유가 있고 선수들이 모두 괜찮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때, 로테이션 선수를 투입할 필요가 있다. 로테이션 선수 투입으로 당장의 경기에서 승점 1점에 그치거나 승점을 따내지 못하는 경기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의 승리만 쫓다간 체력 저하로 인한 경기력 저하, 최악의 경우엔 부상으로 핵심 선수를 잃을 수도 있다. 그럼 승점 한두 점이 아니라 십 점 이상이 걸린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지난 7라운드 울산 원정에선 체력이 부쩍 부치는 모습을 보였다. 연이은 출전으로 떨어진 주전 선수들의 체력이 분명 큰 요인이었을 것이다. 분명 경기 중 교체를 통해 체력을 온존시키는 것 역시 괜찮은 방법이긴 하지만, 아예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휴식을 부여하는 것도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의 벤치는 화려하다. 박주영, 윤주태, 이석현, 김치우 등 좋은 선수들이 많다. 이 선수들 외에도 주목받는 23세 이하의 어린 재능들도 많다. 실제로 최용수 감독은 이들을 종종 활용하고 있지만, 선발 출전시키는 경기는 사실 많지 않다. 개막 후 선발 명단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로테이션 멤버들을 출전시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유지시키는 것은 한 시즌 동안 부상 악재를 딛고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무척 중요하다. 축구와 부상은 떼려야 뗄 수가 없는 관계이다. 한 시즌 내내 모든 선수가 부상이 없을 순 없다. 경미한 부상이라도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주전 선수들을 대체할 선수들의 경기 감각도 당연히 중요하다. 이를 위해 선택적으로 로테이션 선수들을 선발로 경기에 투입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교체 출전으로도 몸을 만들 수도 있지만, 선발 출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더 직접적인 방법이다. 교체 출전은 이미 경기장 내의 분위기가 어느 정도 잡혀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선발 출전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2:0으로 팀이 앞선 상황에서 투입된 것과, 경기 시작과 함께 운동장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선수가 받는 정신적, 신체적 압박이 다르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재 K리그엔 23세 이하 선수의 의무 출전 규정이 있다. 23세 이하 선수가 선발 명단에 포함되지 않으면 2명의 선수만을 교체할 수 있다. 현재 서울은 23세 이하 선수로 주로 박용우를 출전시키고 있다. 신진호가 팀을 떠난 지금 박용우는 주전 멤버로 활약할 선수이다. 하지만 서울 입장에선 다른 23세 이하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박용우가 매 경기 선발로 나설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용우는 올림픽 대표에 차출될 가능성도 높다. 빡빡한 일정에서 교체 카드 1장의 차이는 의미가 있다.
서울은 단지 ‘이번 시즌만 보고 사는’ 팀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K리그를 대표하는 클럽이 되고자 한다. 당연히 팀의 어린 재능들을 성장시키는 것 역시 중요하다. 어린 선수들에게 K리그 무대는 충분히 좋은 보약이 될 수 있다. 심제혁, 김정환, 심상민, 임민혁 등 좋은 재능들이 출전을 기다리고 있는 만큼, 여유가 있을 때에 적극적으로 경기에 기용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잘 성장한다면 이번 시즌은 물론, 보다 장기적으로 선수단을 두텁게 할 수도 있다. FC바르셀로나의 핵심 멤버인 메시, 이니에스타, 부스케츠 등은 외부에서의 영입이 아니라 팀에서 길러낸 선수들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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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그는 물론 ACL까지 '씹어먹고' 있는 FC서울과 최용수 감독. 이번 시즌 과연 서울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까. 출처:한국프로축구연맹 홈페이지)
지금까지 ‘슬로우 스타터’로 알려진 서울이지만, 이번 시즌엔 초반에 너무 신나게 달리다가 체력 문제라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지난 시즌에 비하면 이미 서울은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지금 당장의 연승을 이어가기 위해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때론 벤치멤버를 기용해서 ‘꾸역꾸역’ 승점을 따내는 방식도 괜찮다. 주전 멤버를 내세운 서울은 필요할 때라면 얼마든지 승점을 따낼 만큼 강력한 팀이기 때문이다. 경기력은 더할 나위 없이 좋기에, 체력 관리와 기세 유지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는 것이 필요하다. 우승을 노리는 서울에게 현재 로테이션은 선택이 아닌 필수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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