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맞이.^^

[강재구]

오늘이 입춘이다.

 일전에는 현관문에다 입춘서 대련을 붙이곤 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이라는 잘 쓰지도 못한 붓글씨를 현관문에 붙였다.

학창시절 동아리 활동에서 배운 덕에 몇 자의 여유를 부려 보곤 했다.

 오늘은 따사로운 햇살을 받은 베란다를 바라보다 진달래 화분에 눈이

갔다. 일전에 몇송이 피던 개량종 진달래가 오늘 따라 송이가 제법 많이

눈에 들어 왔다. 신기한 마음에 베란다로 나가 꽃과 마주하였다.

겨울내내 떨어지는 낙엽들과 시름하는 사이 한쪽에는 다시 새순이 돋곤

하여서인지 겨울 잊은 나뭇잎들이 가지 마다 촘촘이 제자리를 잡고 있다.  

꽃송이를 하나하나 세다 문득 아주 어린시절 철탄산에 올라가서 꽃송이

따다가 친구들과 어울려 놀던 생각이 났다. 혹독한 겨울을 지난 진달래는

더더욱 붉어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 때는 정말로 추운날이 연속이였는데..

올해도 반짝 추위가 찾아오곤 했으나 추운줄 모르고 이 겨울이 지나간다.

 다시 옆자리에 자리 잡은 자스민 차로 유명한 모리화 나무 한그루에 눈이

간다. 일전에 고객의 사무실에서 맡은 자스민 향을 찾아 의정부 어느 화원

에서 고르고 고른 나무였다. 우리집에 온지도 근 3년이 지났다. 매년 오랜

시간 향기로 나를 즐겁게 했다. 조금은 애착이 가는 화분이다. 이 화분이

겨우내내 물기 빠진채 마르고 앙상한 가지에 새순이 돋을까 걱정도 했다.

나무를 보다가 이제는 제법 푸른 기운이 돋는 것을 보니 지난 걱정이 괜한

걱정으로 다가 왔다. 나무가 걱정을 먹고 자라지는 않지만 ....

일주일에 한번씩 물을 주었지만 이제야 그 물 맛을 본건가 가지 마다 마다

꽃봉우리가 나오는 것 같다. 이 보라색 꽃이 피면 진한 향기도 뿜어 내겠지..

 조금 멀리 떨어진 지지난 겨울에 얼어죽은 고무나무 화분에도 눈을 주었다.

한겨울에 베란다 문을 열어 놓아서인지 얼어 죽었었다. 이 고무나무는 정말

오래전에 우리집에 왔다.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교실 화분으로 가져갔던

화분인데 종업식과 함께 왔다. 어린 묘목이 제법 큰 나무로 자라면서 몇 년전

에 예뿐화분으로 화분갈이를 했다. 아이와 같이 자라는 것 같은 느낌이다.

잎도 무성하게 자라서인지 아내가 무척 신기해 했다. 단지 한밤의 실수로 인해

추위를 참지 못하고 무성하던 잎들이 한잎 두잎 떨어지더니 그만 말라 버렸다.

그런데 봄이 오자 뿌리에서 자기의 분신의 새싹이 올라 오더니 작년에 아이가

들고 왔던 화분의 크기 만큼이나 자랐다. 올해 봄이 오면 이 고무나무도 분갈이

를 다시 해야겠다. 아이는 벌써 한참이나 커 있는데...

 베란다 나무 세그루에서 나는 봄을 찾는다.

나는 봄을 좋아한다. 모든 생명이 새로운 움을 틀 때 나도 봄을 탄다.

봄 맞이 산행을 할 때면 얼음 녹는 계곡에서 복수초가 피는 모습이 넘 좋다.

그리고 주위에 산수유 몇 그루 노란꽃을 내밀 때 그 속에 있는 나는 신선이 된다. 

입춘날 봄을 기다리면서 JAKE KANG.

[강재구]

http://durl.me/rtoxu 아직도 북쪽 바람이 그댈 놓지 않을 지라도 그댈 기다리는 마음 가슴 저미게 설레입니다.^^
음악에 랙 걸리면 오른쪽 360P를 480P로 고치시면 됩니다.

[서연]

음악 들으면서 글을 읽으니 사뭇 분위기가 납니다.
음악에 실려 조심조심 다가오는 봄기운도 느껴집니다.
섬세한 선생님의 감성이 물씬 느껴지네요~~~

[강재구]

봄 맞이 산행 한번 가시지요. 미애 문우님과 약속도 있고...

[서연]

산행 좋아요~~~

[옥잠화]

ㅋㅋㅋ480p로 고쳐서 들어도 아슬아슬 끊어질 듯 들리는 음악이 아무래도 겨울이 봄에게 쉽게 곁을 내주기 싫은가 봅니다.ㅎㅎㅎ 그래도 마음은 봄의 곁으로 달려갑니다.

[강재구]

공짜라서 음색이 좋지 않은가 봐요. 끈으로 이어서 들어 보세요.^^ 풉~

[서미애]

좋은글과 아름다운 선율이 제 마음의 때를 깨끗이 닦아주네요. 문득 저런 음악은 어떻게 가져오는지 궁금해집니다.

[강재구]

1968년도 10원 동전 한개면 됩니다.^^ 힘드시다고요. 그럼 1969년도 5원 동전 2개 어떠세요.

[강재구]

http://durl.me/s9vnq 덤으로 이 곡을 드릴께요. 미애 문우님.^^ 오스트리아 출신 독일 국민가수 <모니카 마틴> 입니다.

[이든]

멋쟁이 강재구님! 화이팅. 봄소식을 미리 알려줘서 고마워요. 새 해 건강과 하시는 일 잘 되세요.

[강재구]

전번 시간 나오시다 지하철 바퀴 고장으로 댁으로 다시 가셨는가 봐요.^^ 내일도 춥다는데 준비 단단히 하시고 오세요. 선생님도 새해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쓰세요.

[김녕순]

얼었던 고무니무의 소생이 신기하고 반밥습니다. 나도 자스민향을 모셔와야겠다고 배웁니다. 물을잘 줘야할텐데... 좋은 주인 될 수 있을까?

[강재구]

쟈스민 향이 넘 좋아요. 저희 나무는 처음에는 보라색 꽃이 피다가 점점 흰 꽃으로 변하더라고요.

[아름다운율법]

강재구 선생님의 심성이 고운 것을 글을 보고 확연히 깨달았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