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싸! 살다보니 내게 이런 행운이 ㅋㅋㅋ

[최연심]

         도저히 속도가 나질 않았다.

         귄터그라스의  '양철북'을 읽다가 중단하다가 며칠째 끙끙 거의 똥싸는 소리를 내며

         읽고 있다. 왜냐하면 영화로 보았는데 그 극중 대사가 너무 맘에 들어 기억해 놓았는데

         책의 어느 부분까지 가야되는지 몰라 끄억끄억대며 읽다가 다시 덮고,

         이 카페 확실히 뭔가 될것인가 봅니다

         무엇을 쓸지 몰라 끙끙거리다가 자유게시판을 두루 섭렵하고 있는데

         옆에 '양철북'책이 있어서 아무곳이나 펼쳤는데

         오,마이 갓

         내가 원하는 이야기 부분이 딱 눈에 들어옵니다

         꼭 그 말을 찾아서 인용하고 싶었거든요

         --------오스카르는 그의 광대로서의 줄타기에 대하여 몇 마디 인사말을 하고,

         매우 음악적이라고 칭찬을 했다.그리고 약간 공명심이 생겨나 조그마한 재주 하나를 보여 주었다

        그 때문에 서커스장을 비추는 세 개의 전구가 생명을 잃어야 했다.배브라씨는 브라보,브라비시모

        라고 외치며 곧장 오스카르와 계약을 하자고 했다.

       오늘날에도 가끔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그때 내가 거절한 일이다.나는 구실을 얻어 이렇게 말

       했다.

       "베브라 씨,나는 차라리 관객으로 있고 싶어요. 나의 보잘것없는 재주를 모든 박수 갈채로부터 떨

        어진 곳에서 남모르게 꽃피우고 싶어요. 하지만 당신들의 재주는 제일 많은 박수 갈채를 보내요."

       베브라 씨는 주름이 잡혀 쪼글쪼글한 집게손가락을 세우고 나에게 충고했다.

       "오스카르, 경험을 쌓은 동료의 말을 믿어요. 우리들 같은 사람은 결코 관객이 될 수 없어.

       우리들 같은 사람은 무대나 연기장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 돼. 우리들 같은 사람은 사람들 앞에서

       재주를 보이고 , 흥행을 운영하지 않으면 안 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저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유린당하지. 저쪽 사람들은 우리를 학대하는 것을 즐거워해."

       나의 귀에 파고들 듯이 그는 속삭이고 노승과 같은 눈짓을 했다.

       "모두 와서 식장을 매울 것이다. 횃불 행렬을 하고 연단을 만들고, 주위에 사람을 모아, 연단에서

        우리들의 몰락을 설교한다. 두고봐, 연단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언제나 연단 위에 앉고,

        결코 연단 앞에는 서지 말아야 해!"

        그때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에 베브라 씨는 양동이를 붙잡았다.

        "너를 찾고 있구나. 다시 만나자. 우리들은 너무 작기 때문에 서로 놓치는 일이 없어. 베브라는

        몇 번이든 말하겠는데, 우리들과 같은 난쟁이는 아무리 만원인 연단 위라 할지라도 빈 자리를

        발견할 수 있어. 연단 위가 아니라면 연단 밑에 말이지. 결코, 연단 앞은 아니야. 오이젠 왕자의

        직계인 베브라가 하는 말씀이시다."

        오스카르의 이름을 부르면서 서커스 차 앞에 나타난 어머니는 우연히, 베브라가 나의 뺨에

        키스하고 나서 양동이를 들고 어깨를 흔들며 서커스차 쪽으로 가는 것을 보고 말았다.

        어머니는 나중에 마째라트와 브론스키에게 분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생각해 봐요. 난쟁이 나라 주민이 있는 곳에 있었어요, 이 아이가 말예요. 거기에다 난쟁이가

        이 아이의 뺨에다 키스까지 했어요. 아무 재앙도 없어야 할 텐데......"

        베브라가 뺨에다 해준 키스는 나에게는 커다란 뜻이 있었다. 다음 해의 정치적 사건이

        그 설명의 정확성을 입증했다. 즉 횃불 행렬과 연단 앞 행진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아마도 이 부분일 것입니다.

        내가 아주 가끔씩 써 보는  내 일상의 자질구레한 이야기가 스스로 위축되기도 하고, 좀 더 멋지고

        산뜻한 것이 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만, 실상의  일들은 결코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도 내가 '인생'이라는 '무대'에 올려졌고,내가 맡은 '배우로서의 역할'도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이야기가 자꾸 너무 커지는 것 같은데,결론적으로는 나는 '내 주변의 삶'들 밖에는 알 수없으므로

        그 이야기를 하는 수 밖에요

        그것들도 분명히 지금 공존하는 우리들의 시대 이야기가 아닐까요(사실은 내 이야기가 하찮은 것

        이라 여겨질까봐 걱정이 되어서 미리 말해보는 것은 아닌지)

        카페님들 모두 오랫만에 만나서 너무 반갑습니다

        모두 건필하시길.....

[손수진]

자네가 하는 모든 이야기들은 결코 하찮은 이야기가 아니네. 세상의 어느 한 귀퉁이에서, 남의 눈에 뜨이지 않는 아니, 어쩌면 보고도 아무런 느낌이 없이, 그냥 지나쳐 지는 사건들. 상황들에 귀기울리고 마음을 열어. 그들에게 따듯한 시선을 보내는 것이야 말로 진정 글을 쓰고자 하는 이의 마음가짐이 아니겠나. 자넨, 남들리 가지지 못한 커다란 장점을 가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