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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치지 못하면 소외감을 느낀다며 유아기부터 피아노학원에 보내는 부모들이 많다. 요즘에는 눈에 띄는 악기를 해야 한다며 관악기를 시키기도 하고, 국악 바람이 불면서 단소를 배우는 아이도 많아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이와 궁합이 맞지 않는 악기라면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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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는 기본? 제대로 배울 첫 악기 찾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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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입학 전 악기 하나는 배우는 게 필수인 요즘 아이들. 그 중 예닐곱 살에 첫 악기로 많이 선택하는 것이 피아노다. 과연 피아노는 첫 악기로 누구에게나 잘 맞는 걸까? ‘플루트 코리아’(www.flute-korea.com) 임형민 교수는 피아노를 ‘음악의 기초를 시작하기에 좋은 악기 중 하나’로 꼽는다. “피아노 교육은 다양한 악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고음, 중음, 저음을 골고루 익히고 다양한 박자를 경험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음악 교육의 핵심인 듣는 감각과 즐거움을 길러주기에 충분하죠. 피아노로 음감과 박자를 어느 정도 익힌 다음 아이에게 맞는 악기로 바꾸는 것도 현명합니다.” 그렇다고 피아노가 쉬운 악기가 아니라는 점은 알아두라는 충고. 피아노야말로 어려운 악기라서 좋은 선생님과 함께 천천히 익혀야 한다는 것이 임 교수의 지적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음악성을 기르는 음악 교육을 2년 정도 공부한 만 4세 이상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피아노를 가르치는 것이 보편적.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음악 교육을 전혀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7세 이상에 권하는 것이 적절하단다. 피아노=음악 교육 아니다_ 우리나라 성인은 대부분 ‘음악 교육’이라는 장르 없이 ‘피아노=음악 교육’으로 혼동한다. 그러나 피아노 교육은 피아노를 잘 연주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교육. 따라서 음악을 이해하고, 판단하고, 분석하는 두뇌와 감각을 기르는 음악 교육과는 분명히 구별된다. 숙명여대 사회교육대학원 유리드믹스 석사 과정 문연경 교수는 “피아노를 연주하지 못해도 음악을 좋아하고 이해하며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음악을 이해하고 좋아하는 두뇌가 준비되지 않으면 어떤 악기를 연주해도 처음에는 관심을 갖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힘들어한다”고 강조한다. 피아노 이전에 음악성을 기르는 전반적인 교육을 하면 다른 악기도 흥미롭고 빠르게 익힐 수 있다는 것이다. 피아노가 싫다면 어떤 악기를?_ 개인 음악 교습을 하는 이정선 교사는 “손에 힘이 없는 어린 나이에 피아노에 주력했다가 질려버리는 아이도 있다”며 “현악기나 관악기도 첫 악기로 무난하다”고 말한다. 여자아이의 경우 부는 힘이 있다면 플루트, 약한 아이라면 바이올린을 추천한다. 남자아이라면 힘 있고 동작이 거친 아이에게는 클라리넷을, 섬세하고 조용하다면 첼로를, 아주 활동적이고 힘이 넘치는 아이에게는 색소폰도 추천 악기. 이 교사는 “이 악기들은 특별히 음악적 소양이 뛰어나지 않은 아이도 1~2년 배우면 즐길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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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연령과 성향에 맞는 악기 찾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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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에 좋은 음식이라고 해서 아기 때부터 마구 먹이지 않는 것처럼 악기 연주도 단계에 맞춰 소화하기 쉬운 것부터 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적성에 맞지 않는데 억지로 배워 흥미를 잃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악기와 이별하기 쉽기 때문이다. 산만한 아이가 바이올린을 배우면 집중력이 높아질 거라 여기지만 역효과를 볼 수도 있다. 어린이는 성격과 가장 비슷한 악기로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문 교수의 설명이다. “산만한 아이가 바이올린을 먼저 접하면 더더욱 답답함을 느껴 오히려 성격 형성에 부작용을 줄 수도 있어요. 산만한 아이일수록 그 아이 성격에 맞는 타악기에서 출발해 차츰 집중할 수 있는 바이올린이나 피아노로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에게 하모니카를 첫 악기로 가르친 이수애 씨(44·경기 고양시 일산구 후곡마을)는 “단기간에 눈에 띄게 실력이 좋아지는 악기라 끈기가 없는 아이에게 잘 맞았다. 복잡한 화음이 있는 피아노보다 단순해서인지 적응 기간도 짧았다”고 말한다. 아이의 성향에 맞고 독특한 음악적 잠재력을 창출하도록 하는 것이 부모가 도와줘야 할 역할이다. 현악기, 목관악기, 금관악기 순서는?_ 플루트를 배우는 초등학교 3학년 승연이. 소리를 내는 데만도 시간이 꽤 걸려 초반 진도가 더뎠다. 관악기는 부는 힘이 필수기 때문에 늦게 시작하는 게 낫다거나 남학생한테 유리하다는 말도 들었다고. 이에 대해 임 교수는 “관악기를 처음 접하면 심폐 기능이 훈련되지 않아 허덕이는 경우가 많다. 심폐 기능은 악기를 배우는 과정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플루트나 클라리넷 등 목관악기는 초등학교 3~4학년이면 무난하다”고 설명한다. 현악기는 초등학교 1~2학년부터, 관악기는 초등학교 3~4학년부터, 타악기와 성악은 초등학교 4~5학년부터 시작하면 무리가 없다. 다만 금관악기는 초등학교 5~6학년에 접해주는 것이 좋다. 전공을 목표로 하더라도 서두를 필요는 없다. 현악기라면 바이올린은 초등학교 1~2학년부터 하고, 비올라는 바이올린을 하다가 초등학교 4~5학년에 바꾸면 유리하다. 첼로는 초등학교 3~5학년에 시작하면 좋은 악기. 아이가 진지하게 음악을 전공하겠다고 고려한다면 이때 시작해도 늦지 않다. 단소, 가야금, 국악기는 어떨까?_ 단소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포함된 후 미리 준비하려는 학부모가 많다. 방과 후 수업이 개설된 학교도 많다. 하지만 국악기도 무조건 이를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단소는 영구치가 모두 난 뒤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근래에는 유아기부터 가야금을 배우기도 하는데, 가야금 연주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 시작해도 늦지 않다. 장구처럼 리듬을 익히는 타악기는 유아기에도 적합하다. 소리가 강한 타악기를 연주하는 사물놀이는 유아기보다 다양한 음악을 접한 뒤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궁중 음악과 같은 음악은 유아가 휴식을 하거나 잠자기 전에 들려줘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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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와 친해지는 방법 찾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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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악기 2~3개를 동시에 배우는 경우도 많다. 건반악기, 현악기, 관악기에 국악기까지 두루 접하게 해주려는 의도. 이렇게 성격이 다른 여러 가지 악기를 동시에 배우는 데 무리는 없을까? 피아노, 바이올린, 단소, 드럼… 여러 악기를 동시에?_ 초등학교 4학년 연희는 4가지 악기를 동시에 배운다. 단소는 학교 방과 후 수업에서, 드럼과 바이올린은 문화센터에서, 피아노는 개인 교습을 받는다. 문 교수는 “악기를 동시에 배우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컴퓨터도 저장하는 소프트웨어 용량에 따라 처리하는 용량이 다른 것처럼, 악기 연주도 충분히 음악을 즐기고 표현하는 아이라면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같이 배워도 둘 다 잘한다고. 아이가 음악 교육을 전혀 받지 않은 상태에서 악기 교육을 해야 한다면, 한 종류를 심도 있게 가르쳐 다른 악기로 넓혀가는 접근 방식이 좋다. 먼저 피아노를 통해 음악 이론을 차근차근 익히고 1~2년 뒤 바이올린 등과 병행할 것을 권한다. 음악 교육을 진도에만 의존해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음악은 진도보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작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런 관점에서 접근하는 교사를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임 교수는 “가능하다면 제도권에서 검증된 음악 교육 시설을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 그래야 또래 집단에서 터득하는 경쟁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고, 음악 교육을 직간접으로 익힐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혼자 하는 연주보다는 사회성을 바탕으로 음악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시간을 마련해주는 게 선행되어야 한다. 합주와 합창 등 동아리 활동으로 만족도를 높이는 것도 좋다. 틀에 얽매인 음악 교육보다 즐기는 경험이 바탕이 된다면 악기에도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다. 악기 사면 악보도 같이 산다?_ 악기를 구입할 때 함께 따른 것이 악보. 악기를 처음 접할 때 악보 공부는 필수일까? 문 교수는 “악보 읽기를 서두르기보다는 소리를 듣고 노래로 부를 수 있는 청음 계발에 주력할 것”을 권한다. 음악의 두뇌 작용은 언어의 두뇌 작용과 흡사해 듣고 말하기를 충분히 한 다음 읽기와 쓰기로 들어가야 악보에 담긴 음악적 표현을 연주할 수 있다는 것. 악보를 일찍 읽는 연습에 집중하기보다는 악보에 보이지 않는 음악적 표현까지 읽을 수 있는 두뇌를 계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악보를 보고 연주하지만 아무런 감정과 느낌이 없는 현상은 영어책을 읽기는 하지만 그 뜻을 모르는 것과 같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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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악기도 다 때가 있었는데 성급한 맘에 서둘렀어요..글 읽고 반성합니다. 도움이 되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