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5월 2일. ITTF(International Table Tennis Federation. 국제탁구연맹)는 제44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영국 맨체스터(Manchester)에서 정기 총회를 열어 앞으로 2년 동안 국제탁구연맹을 이끌 회장을 선출하고, 세계선수권대회 차기 개최지도 결정했습니다. 정기 총회 결과 ITTF 회장으로 현(現) 회장인 중국 서인생 회장이 만장일치로 선출되었고, 제45회 대회 개최지로 1999년 유고슬라비아, 제46회 대회 개최지로 2001년 일본이 정해졌습니다. 애초 회장 선거는 캐나다 아담 샤라라 수석 부회장이 출마해 서인생 회장과 경선을 벌일 예정이었지만, 아담 샤라라 수석 부회장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서인생 회장이 단독 출마 만장일치로 ITTF 회장에 선출되었습니다.
하지만, 1999년 3월 24일 그 유명한 NATO(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북대서양조약기구)의 유고슬라비아 공습이 발발하면서 세계 대회 개최지가 바뀌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3월 24일부터 시작된 공습은 그 해 6월 10일까지 계속되었고, 제45회 세계 대회 개최지는 유고슬라비아 베오그라드(Belgrade)에서 네덜란드 에인트호번(Eindhoven)으로 바뀌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때만 해도 세계 대회는 2년을 주기로 개인전, 단체전이 동시 개최되었지만, 준비 기간이 짧았던 탓인지 1999년 에인트호번 대회는 개인전만 개최되었고, 다음 해 2000년 쿠알라룸프(Kuala Lumpur) 대회에서 단체전을 따로 개최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나토 공습으로 개인전, 단체전 동시 개최를 희망했지만, 이미 ITTF가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개인전만 개최하기로 결정한 상태였기 때문에, 말레이시아는 단체전만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44회 1997년 맨체스터 대회는 개인전, 단체전 개최, 제45회 대회는 나토 공습으로 1999년 베오그라드 대회가 취소되면서 1999년 에인트호번 대회 개인전, 2000년 쿠알라룸푸르 대회 단체전 분리 개최, 제46회 2001년 오사카(Osaka) 대회는 정상적으로 개인전, 단체전을 동시 개최했습니다. 이후, 제47회 2003년 파리(Paris) 대회부터는 현 방식인 홀수 해에는 개인전, 짝수년에는 단체전만 개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2021년, 2022년 대회 개최지 선정 장면)
(출처 : 유튜브)
2020년 대한민국 부산(Busan)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제55회 세계 대회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 19(COVID-19) 사태로 3월에서 6월로, 6월에서 9월로 모두 두 차례 연기되었습니다. 현재, 개최 예정일은 9월 27일(일)부터 10월 4일(일)까지지만, 이 역시 감염병이 잡히지 않는다면 정상 개최를 확신할 수 없고, 3번째 연기 가능성 역시 큽니다. 9월 27일에 정상 개최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만약, 해를 넘겨 2021년에 개최된다면, 제55회 대회와 제56회 휴스턴(Houston) 대회가 같은 해에 개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도쿄(Tokyo) 올림픽까지 2021년으로 1년 더 연기된 상황에서, 마냥 연기만 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21년 전 1999년 베오그라드 대회는 전쟁이라는 인재(人災)에 의해 개최지가 바뀌어 개인전, 단체전이 분리 개최되었다면, 2020년 부산 대회는 코로나 19라는 재난(災難)에 연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참고로 단체전만 개최되는 2022년 제57회 대회는 중국 청두(Chengdu) 개최 예정입니다.
김택수 자동 출전
(출처 : 미상)
당시, 세계 랭킹 탑 텐에 올라있는 선수들은 세계 대회 출전 엔트리 상관없이 자동 출전권이 주어졌습니다. 한국에서는 김택수(Kim Taeksoo)가 1999년 2월 기준 8위에 올라 자동 출전권을 받았습니다. 김택수는 전 달까지 11위였지만, 2월에 3계단이 상승한 세계 8위에 올랐습니다. 한국은 1999년 에인트호번 대회에 출전할 총 10명(남자 5명, 여자 5명)의 선수를 선발하면서, 선발전으로 8명(남자 4명, 여자 4명), 협회 추천으로 2명(남자 1명, 여자 1명)을 선발했습니다. 1, 2차 선발전 결과 남자는 유남규, 오상은, 이철승, 박상준, 여자는 이은실, 유지혜, 박해정, 김무교가 선발되었고, 유승민, 석은미가 협회 추천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되었습니다. 여기에 세계 랭킹 자동 출전권을 받은 김택수까지 더해, 한국은 총 11명의 선수가 출전했습니다.
1999년 2월 세계 랭킹 탑텐
남자 - 1위 류궈량(중국), 2위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라루스), 3위 공링후이(중국), 4위 왕리친(중국), 5위 얀-오베 발트너(스웨덴), 6위 조란 프리모라츠(크로아티아), 7위 마린(중국), 8위 김택수(한국), 9위 요르겐 페르손(스웨덴), 10위 얀센(중국), 44위 오상은(한국)
여자 - 1위 왕난(중국), 2위 리주(중국), 3위 덩야핑(중국), 4위 양잉(중국), 5위 쑨진(중국), 6위 징 티안-조르너(독일), 17위 유지혜(한국), 29위 박해정(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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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 중요한 시기에 저는 나라를 지키고 있었네요 ㅎㅎ
세계선수권 대회의 개인전,단체전 분리 개최의 역사에 전쟁의 아픈 역사가 관여되어 있었군요. 한국에서도 더 이상 연기없이 개최되었음하는 바램을 가지게 되는군요. 01년 오사카 세계선수권을 당시 중계를 보며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볼거리가 많았던 기억이 있어 해당 대회에 대한 잔상이 크게 남아 있었는데 분리개최의 이유를 알고나니 그 대회가 여러변수가 있었던 이유를 알게 되는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올해 잘 개최되어야 할텐데
1999년도 라면 30년도 넘은 탁구역사이야기로군요!
저도 좋은 기사 넘 감사드리며 잘 보고 갑니다.
아 이런 이유로 인해서 한해씩 개인전 단체전을 나누어서 하게 되었군요
탁구역사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