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 대구고등학교 건너편 언덕배기 일대에 ‘탑동네’라 불리던 이곳, 양철지붕과 판잣집에서 나는 영초를 졸업했다
〈대구역사문화대전〉은 탑동네를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동의 남대구우체국 뒤편에 있는 자연부락으로 소개한다. 일제강점기 충혼탑(忠魂塔)이 있었고, 일본군 전사자의 위령을 두어 신사참배(神社參拜)를 강요하는 장소였다’고도 소개한다. 해방 후 충혼탑은 없어지고 6·25전쟁 때는 미군통신소가 주둔하였으며, 휴전 후에 철거되었다.
장소가 기억을 소환한다. 기억이 생생하다. 그리 높지 않은 탑이 있었다. 놀 곳이 없던 우리에겐 놀이터론 안성맞춤이었다. 탑을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놀곤 하였다. 지금은 이 탑 아래 미군 부대 캠프 죠지가 주둔하고 있다.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여 1954년 8월부터 지금까지 치외법권이 작동하는 공간이다.
탑이 있던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