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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사건은 2016년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과 달리, 학문적으로는 ‘여성혐오 범죄’라기보다 성차별적 문화 탓에 일어난 ‘젠더 기반 폭력 사건’이라고 규정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여성혐오 범죄는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피해자가 되고, 가해자의 성차별적 편견이 범죄 동기라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데 “입증이 쉽지 않아 불법촬영, 스토킹 등을 여성혐오 범죄로 부를 경우 오히려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한 논의를 축소할 수도 있기”(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때문이다
‘젠더갈등’은 구조적 성차별 숨기는 만능 방패
그러나 이러한 학문적 규정만으로 신당역 사건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앞서 말한 해시태그 달기 운동, 신당역 추모공간에 붙은 ‘이것은 여성혐오 범죄다’라고 쓰인 메모지 등에는 반복되는 여성 대상 폭력 사건과 미비한 처벌에 대한 분노 등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보지 않는다”고 말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이것은 여성혐오’라는 비판과 분노가 이어지는 까닭 역시 마찬가지다. ‘여성에 대한 구조적 성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현 정부에 항의하는 차원이 강하다.
김현숙 장관은 유달리 ‘젠더갈등’이란 말을 자주 쓴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그는 “(여가부는)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젠더갈등을 풀어나갈 수 있는 부처”여야 하며, “문재인 정부 때 젠더갈등이 훨씬 격화됐는데 이는 여가부가 20대 남성이 느끼는 역차별 느낌을 안 받아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에는 공통된 전제가 있다. ①한국 사회의 큰 문제는 20대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젠더갈등이다. ②젠더갈등은 페미니스트 정부를 자처해 여성 중심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에 일어났다. ③젠더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은 남성의 이야기를 더 듣는 것이다. 이같은 젠더갈등 프레임은, 구조적 성차별과 여성혐오에 대한 고민이 놓여야 할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인 ‘빅카인즈’에서 ‘젠더갈등’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기사의 추이를 검색했더니, 젠더갈등 프레임은 2018년 하반기부터 나타났다.(44쪽 그림1 참조) 2019년 한 차례, 2021~2022년 일곱 차례 젠더갈등 관련 기사가 급증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가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런 담론을 이끌었다. “여당은 젠더갈등을 부추겨 (4·7) 재보선에서 패배했다”(이준석), “여가부는 젠더갈등 조장부”(하태경) 등 ‘젠더갈등’이라는 단어를 이용한 정치 공세가 이어졌다. 최근 김현숙 장관의 말과 꼭 같은 논리다. ‘여가부’라는 단어가 튀어나올 때마다 ‘젠더갈등’을 언급하는 기사 수가 치솟았고, 더불어민주당도 재빠르게 이를 학습했다. 2021년 11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기의 페미니즘을 멈춰달라’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글을 공유했다. 국민의힘과 똑같은 논리로 여성정책을 비판하는 글이었다.
이게 다 ‘메갈’과 ‘워마드’ 때문?
추지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젠더갈등 프레임이 “젠더 관계를 문제 삼는 일체의 시도를 집단 간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로 만들고 페미니즘을 그 거점으로 지목하며 이를 비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지적한다. 갈등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마치 중립적 주장인 듯한 외양을 띠지만 결국 “남성을 불편하게 하지 말라”는 의미이고 페미니즘을 이야기하지 말라는 ‘함구령’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2022년 8월16일 ‘젠더 갈라치기라는 새로운 함구령을 넘어 젠더폭력에 저항하고 애도하기’ 토론회)
정치인들은 어디서 이런 ‘갈등’ 프레임을 가져오는 걸까. ‘워마드’ 폐쇄를 최우선 목표로 삼았던 하태경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에펨코리아’(펨코)에 인사를 남겼던 이재명 의원에게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바로 온라인 커뮤니티다. 특히 대형 남초 커뮤니티인 펨코에서는 젠더갈등이 심각해진 현실에 개탄하는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의 논리는 이렇다. “이건 다 (여성 커뮤니티인) ‘메갈’(메갈리아)과 ‘워마드’ 때문이다.”
“그들(메갈과 워마드)은 여성차별과 여성혐오에 대응해 남성혐오를 표출하는데 이는 오히려 여성혐오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펨코, 2016년 5월22일)
“메갈, 워마드, 트페미(트위터에서 활동하는 페미니스트)들이 한국 페미니스트의 심볼같이 돼버렸는데 결과적으로 여성혐오만 더 키웠지.”(펨코, 2017년 7월4일)
정말 메갈과 워마드 때문에 여성혐오가 더 심해졌을까. 지식콘텐츠 스타트업 ‘언더스코어’와 함께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와 펨코의 여성혐오 게시글과 댓글 추이를 분석해봤다. 일베는 2010년대 초·중반, 펨코는 2010년대 후반 가장 높은 이용률을 보인 남초 커뮤니티다. ‘페미니즘 리부트’를 촉발한 대표적 여초 커뮤니티인 ‘메르스갤러리’가 가장 성장한 시기인 2015년 7월 전후 1년 동안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일베에선 ‘일베 게시판’의 인기글 45만1354건(2011년 7월~2016년 12월)을, 펨코에선 ‘페미니즘·여성가족부·메갈리아·워마드·젠더·성차별·성평등’의 단어로 검색해 수집한 글 6166건(2012년 10월~2019년 1월)을 분석했다. 펨코는 최근 1만 페이지 이내의 게시물만을 제공하고 있어, 5~6년 전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별도의 검색어를 활용해 게시물을 수집하는 방식을 택했다. 혐오 게시물과 댓글을 분석하는 방법으로는 머신러닝(기계학습)을 이용한 ‘헤이트스코어 알고리즘’을 사용했다.(아래 ‘어떻게 분석했나’ 참조)
페미니즘과 여성혐오, 전혀 다른 트렌드
분석 결과, 일베와 펨코 모두에서 공통된 경향이 나타났다. 메르스갤러리가 성장하기 이전(2014년 7월~2015년 7월)부터 이미 여성혐오 게시물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었다.(그림2 참조) 이 추세는 메르스갤러리가 성장한 이후 1년(2015년 7월~2016년 7월) 동안에도 유의미하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일베의 댓글을 보면, 메르스갤러리 성장 이전 여성혐오 발언 비율 증가폭이 그 이후 1년보다 더 가팔랐다. 댓글이 최소 15개 이상 작성된 게시물 중에서 제목에 ‘페미니즘, 메갈리아, 워마드, 여성가족부’ 등의 단어가 포함된 게시물 1만2532건을 별도로 추출한 뒤 각 게시물의 댓글을 분석한 결과다.
펨코의 경우 여성·페미니즘·여성가족부와 관련한 게시물의 ‘조회수 대비 추천수’를 분석했다. 추천수는 이용자가 해당 게시물에 얼마나 우호적인 의사를 표했는지를 나타낸다. 펨코가 급성장하면서 단순 게시물 수가 늘어났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서다. 그림3에서 보여지듯이 메르스갤러리 성장 이전 1년 동안 이미 관련 게시물 추천율이 늘어나고 있었다. 이후 1년 동안 추세는 유의미하게 변화하지 않았다. 메르스갤러리 등이 성장한 2015년 10월~2016년 8월 구글에서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검색한 양의 변화 추이와 펨코의 여성혐오 댓글 비율 추이를 비교해봐도(그림4 참조) 두 그래프는 완전히 다른 추세를 보였다.
즉, “남초 커뮤니티가 안티페미니즘 성향을 띠는 것을 단순히 온라인 페미니즘 운동의 성장 이후에만 나타난 특수한 젠더갈등이라고 한정해서는 안 된다”(강태영 언더스코어 대표)는 의미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은 “온라인 커뮤니티 안에서 ‘에코체임버’(반향실) 효과로 여성혐오가 자기순환적으로 반복돼왔다는 점, 이들이 여성혐오에 대해 내세우는 (메갈 때문이라는) 전제가 잘못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메갈’ 등장 이전에도 존재했던 여성혐오는 끊임없이 “옷을 갈아입으며”(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이어지고 있다. 김수아 교수는 “(여성혐오를) 정당화하는 구조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연애관계와 관련해 ‘여성이 부도덕하다’는 점을 집중공격했다면 ‘메갈’ 이후에는 ‘이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페미니즘은 불공정한 사상이다’라고 바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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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처럼 매번 겉으로 드러나는 양상만 달라질 뿐 온라인 공간에서의 여성혐오는 지속돼왔다. 이런 맥락을 완전히 삭제한 채, 여성혐오를 ‘젠더갈등’이라는 구도로 치환하는 것은 과연 정당한가.
손희정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교수는 “온라인 남초 커뮤니티란 공간 안에서 (메르스갤러리 성장 등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혐오가 양적으로 확장되지 않았다면 이들의 말을 그대로 옮겨와 기삿거리나 의제로 만드는 언론과 정치권의 문제점을 짚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혐오를 정치적 도구로만 활용하는 토양 위에서 혐오는 무럭무럭 다시 자라난다. 지금의 젠더갈등 프레임을 넘어서는, 혐오에 대한 새로운 질문이 필요한 이유다.
우리모두 아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객관적 지표로 보여주는것도 중요하다고 보긔.
원기사서 전문 읽어보시면 좋을거 같긔
첫댓글 젠더갈등 아니고 여성혐오 맞구요 저렇게 용어조차 파르르 떨면서 얘기하는건 전부 한남 특유 자기 연민이 결합된 결과 같아요 누군가 힘들다고 할때 자기가 더 힘들다고 말하는 그 비열한 천성들ㅋㅋㅋㅋ
기사 다 읽고왔긔 고개끄덕이며읽었는데 댓글 개판이긔
본문도 보고 왔어요. 댓글로 완성하는... 어휴
22 댓글로 완성되는 한남의 현실 ㅋㅋㅋ
55 너무 좋은 기사긔
자칭 개딸이라는 개어르신들이 이 기사 꼭 좀 봤음좋겠긔
그러고보니 예전에는 걸레 창녀 운운하던게 (본문의 부도덕성) 너도 페미해?로 바꼈네긔
여자들만이라도 남녀갈등이란 말 안 썼으면 좋겠긔. 무슨 이슈나 썰 올라오면 기계적 평등적인 관점으로만 재단하는거보다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생각하고 여자의 케이스에 공감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긔. 가령 결혼을 해서 여자 남자 둘이 10씩 잘못해도 여자는 10이상 욕먹잖아요. 그렇다고 이은해 고유정 같은 케이스를 편들어주잔건 아니고요….예..
기사도 가긔
객관적 데이터로 분석해도 웅앵웅 거리는... 기사 정성가득이넴 감사하긔
기사도 보고왔긔 댓글이 사이언스긬ㅋㅋㅋㅋㅋ
메갤나오고 여혐글 증가추세 좀 움찔한거 ㅋㅋ개웃기긔
기사 갔다 왔긔!!!!! 다들 꼭 가주시긔
기사도갔긔ㅋㅋㅋ 한남의 여자갖고놀고괴롭히는문제는 그냥 저 태어날때부터있었냄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