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옥수숫대 정리
2023년 8월 15일 화요일
음력 癸卯年 유월 스무아흐렛날
오늘은 제78주년 광복절이다.
일제로부터 나라를 찾아 해방이 된 기쁜 날을
기념하는 국경일이라 아침에 태극기를 달았다.
예전에는 국경일이면 거의 집집마다 태극기를
게양했었다. 그런데 갈수록 태극기를 게양하는
집이 자꾸만 줄어드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까운
현실이란 생각이 든다.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퇴색되어 그런 것일까? 생각컨데 가장 문제는
그릇된 정치에서 비롯되고 다음으론 급속도로
발전한 경제성장으로 인하여 사회전반이 물질
만능주의로 흐르며 이기주의가 팽배하여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이 아닐까 싶다. 그뿐만아니라
요즘에 문제가 되고있는 가정교육도 큰 몫을
차지하는 것 같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라고 했거늘 부모들이 솔선수범을 해야
아이들도 보고 배우며 따를 것이 아니겠는가?
어찌되었거나 다들 국경일에는 태극기 게양을
했으면 좋겠다는 촌부의 바람이다.
횡설수설 태극기 이야기가 길어지고 말았네.
촌부 본연의 산골살이 일상 이야기로 돌아가자!
어제는 아침나절에 끝물 옥수수를 모두 땄다.
껍질을 벗겨보니 알멩이가 듬성듬성, 드문드문
박혀있기는 해도 농사를 지은 것이라서 아깝고
먹을 수가 있을 것 같아 아내에게 갖다주었다.
올해 옥수수 농사는 그런대로 만족스런 결과다.
우리 두 집도 먹을 만큼 먹었고 저장도 했으며
다른 고장에 사는 아우들과 나눔도 했으니까...
아내에게 보잘것없는 옥수수를 전해주고나서
곧바로 100여 그루의 옥수숫대를 작은 톱으로
잘라냈다. 낫으로 자르는 것보다도 더 편했다.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린 것은 아니지만 날카로운
옥수수잎을 조심하며 자르다보니 제법 걸렸다.
밭가에 자빠뜨려 놓은 옥수숫대를 마를 때까지
그냥 두었다가 가벼워지면 퇴비장으로 나를까
잠시 궁리하다가 기왕 땀을 흘린김에 마무리를
짓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아홉 번을 왔다갔다를
했다. 밭가에 서있던 옥수숫대를 잘라냈더니만
밭이 훤하고 그 옆에 자라는 고추가 시원해 하는
것 같다. 수확을 마친 마무리 하나를 또 했다.
그 자리에는 무우씨앗을 넣어 김장용 무우를
기를 생각으로 이모작을 해볼 참이다.
아침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어 밭가 조금 심은
앉은뱅이콩을 수확했다. 멘토이신 유氏 어르신
사모님께서 심어보라고 주신 강낭콩 종류인데
익은 것보다 풋콩이 더 맛있다. 벌써 두 번째의
수확인데 꽤 된다. 남은 것은 두었다가 잘 익은
다음 씨앗용으로 수확을 하려고 한다.
먹는 이야기 하나 더 하고나서 마무리 해야겠다.
요즘 간식이나 후식은 아내가 손수 만든 것으로
먹는다. 밀가루 없이 고향 남해産 미니 단호박과
달갈만으로 만든 부드러운 식감의 빵과 우리가
밭에서 손수 길러 수확한 토마토로 만든 100%
토마토주스가 간식으로 아주 좋다. 그뿐만아니라
요즘같은 여름날엔 복숭아 병조림 젤리가 시원한
아이스크림보다 더 부드럽고 맛도 좋다. 이또한
아내가 손수 만들어 냉동고에 얼려놓은 것이다.
음식을 가리는 것 없이 잘 먹는 식성이긴 하지만
옥수수, 미나단호박, 복숭아, 토마토는 그대로
먹는 것보다는 아내의 손길이 닿아 가공한 것을
더 잘 먹으니까 참으로 고약한 식성을 가졌다.
아무튼 아내가 정성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모두
다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잘 먹는 촌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