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수로 보는 스키의 9단계 & 내가 느낀 스키장 ^^

[젓대소리한]

퍼옴 : http://spark.dreamwiz.com/

한 시즌을 기준으로 스키장에 가는 회수를 토대로 살펴보면 대체로 아래와 같을 것이다.

5회 미만: 관광 스키. - 어쩌다 친구따라 강남가듯 스키장에 가는 단계. 스키장 가본 걸 자랑으로 여기는 단계. 슬로프에 올라 살아내려 온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뿌듯해 한다.

5회 이상-10회 미만: 양반 스키어들의 스키장 나들이. 본인은 스키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스키 매니어가 볼 때는 관광 스키어. 이 단계에서는 스키의 멋에 눈을 떠서 슬로프 상단의 산장식 까페에서 마시는 커피의 맛이 좋아진다. 열심히 스키만 타는 머슴 스키어들이 불쌍해 뵌다. 실버 직벽에서 내리 꽂는 스키어들이 미친놈으로 뵌다.

10회 이상-20회 미만: 스키 고행길의 시작. - 스키의 맛이 들리는 단계. 스키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면서 더 못 가는 게 아쉬운 단계. 스키 실력은 아직도 엉망. 잘 타는 사람을 구별해 낼 수 있다. 당연히 잘 못 타는 사람도 구별해 내는데, 자신은 안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어쩌다 한 번 산장 카페에서 커피를 사 마신다.

20회 이상-30회 미만: 머슴 스키 단계. 스키를 늦게 배운 게 한이 된다. 스키장에 못 가는 휴일이면 안달이 난다. 스키 관련 사이트에 못 들어간 날은 혓바늘이 돋기도 한다. 겨울에 결혼하겠다는 친구놈들과 상종을 해 온 게 후회된다. 가끔 스키 비디오를 본다. 다음 시즌엔 스키 시즌권을 꼭 사야겠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중경이 안 되는 때가 있다. 강습을 받으라는 Dr. Spark의 말이 자주 생각난다. 일주일에 한 번만 야간 스키를 탈 수 있는 직장에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30회 이상-40회 미만: 매니아 단계(가장 아름다운 시절). 스키 시즌권은 필수. 중경으로 스키를 타고, 카빙에 대한 확실한 감을 잡는다. 장동건보다 한정재가 멋져 보이고, 김희선보다 이은아가 훨씬 더 예뻐 보인다. 연예인들에 대한 관심보다는 스키 데몬들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다. 박효훈 박사를 만나고 싶다. 운전할 때 구비길을 가다 보면 회전 코스를 상기하게 된다. 앞서 코너를 도는 오토바이는 내경(inclination)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다. 시즌마다 새 스키를 사게 된다. 뱃지 테스트를 보고, 준강사를 꿈꾼다. 휴가를 안 쓰고 모았다가 여름엔 뉴질랜드에 가야만 한다는 생각이 든다. 술값을 모아 비행기표를 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로시뇰과 살로몬의 신제품이 궁금해진다. 비시즌에 인라인을 안 탄 걸 뼈저리게 후회한다. 기선전 중계 방송을 녹화해 두고 자주 본다. 집에 돌아가다가 스키 정비 도구를 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40회 이상-50회 미만: 치유 가능의 스키 매니아. 가끔 두 개 이상의 스키장 시즌권을 구입하고 뿌듯해 한다. 종목별로 스키 하나씩을 가지게 되니, 기본이 세 개다.(회전, 대회전, 올라운드나 모글 스키.) 스키장에 갈 때마다 자가 정비를 해 간다. 컨트롤 가능한 롱 카빙이 되고, 숏턴도 카빙 숏턴으로 바뀌어 간다. 자기보다 잘 타는 아마추어 스키어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직장마저 때려치우고 스키에 전념한 후, 아마추어 대회를 휩쓰는 홍선의가 자신의 미래 모습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모글 스킹을 잘 못 하는 게 영 쪽 팔리는데, 모글은 에어도 잘해야 된다는 얘기에 걱정이 되어 김태일 모글스쿨 입교도 고려한다. 비시즌에 트램폴린 연습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박수철 데몬이 참 앞서간 사람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베른트 그레버의 죽음에 눈물을 흘린다.

50회 이상-60회 미만: 치유 불가능의 골수 스키 매니아. 기선전 출전을 꿈꾸거나 기선전에 출전하여 넘어지는 꿈을 꾸다가 일어나 식은땀을 흘린다. 레이싱 스키스쿨 입교를 이번 시즌에 할지, 내년 시즌에 할지를 고민한다. 오승준 데몬의 스킹 모습을 본 이후에는 잠이 잘 안 온다. 아와노(Awano) 같은 카빙 숏턴을 할 수만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일찍 스키에 입문하여 데몬이 되지 못 한 게 한스러워 후생(後生)을 기약한다.

60회 이상-70회 미만: 스키 도착증세의 아마추어 및 프로 스키어. 스키 수입상 등으로부터 스키를 공식으로 스폰서링 받지 못 하는 게 왠지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김학래 데몬을 보면 괜스레 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싶어진다. 스키에도 도(道)라는 게 있음을 느끼게 된다.

70회 이상-80회 미만: 스키 안 타고도 살던 때가 그립다. 시즌 중에 결혼하는 사람들은 왠지 더 잘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식을 핑계로 스키장에 안 가는 날은 머슴 스키 시절에 스키장가던 때만큼 기쁘다. 가끔 중동이나 아프리카에 가서 사는 꿈을 꾼다.

--> 내용이 재밌다.
난 내가 스키의 중독상태인줄 알았는데 이글을 보니 아직 머슴으로 살아가는 듯한 단계인거 같다. 눈은 진짜 많이 높아졌는데 ... 강습을 받아야 하는데 상황이 안되니..... 머슴에서 빨랑 벗어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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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5시즌 스키장별 느낌을 적어 봤습니다.

대명비발디

제일 많이 다녀온 곳이다. 개장할때 부터 해서 10이상 다녀 왔다. 대명은 설질이나 슬르프가 인상적이다. 특히 스키장이 타 스키장 보다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작다는 생각이 안 들게 한다. 그리고 중상급자에게 잴로 좋은 테크노 슬르프와 8인승 고속 리프트가 인상적이다.
다만 예년에 비해 심야, 야간에 클레식슬르푸 오픈으로 인한 중초급자가 8인승을 많이 타는 관계로 줄스는 시간이 좀 길어졌다.

베어스타운

설에서 잴 가깝다. 설질은 보통이나 비발디보다 눈두께는 더 높다. 비발디에 테크노에 견줄만한 슬르프가 있다. 허나 베어스 자본가는 투자를 하지 않는다. 돈은 많이 벌지만 여전히 재투자는 없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서울 경기 메니아 들에게 가장 인기 좋은 스키장은 베어스타운이다. 시즌 막바지에 시즌권도 거의 팔지 않는걸 보면 그 인기를 실감할수 있다.

천마산리조트(스타힐 리조트)

집에서 10분 거리다. 보통의 작은 스키장 특징이 초심자 슬르프와 최상급자 슬르프만 존제한다. 천마산은 그 고정관념에 약간은 벗어나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 한겨울 설질은 좋으나 날씨가 조금만 풀려도 슬러쉬-아이스를 반복한다. 최정성에서 바라본 야경은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산장까페의 코코아도 맛나고 .. 코코아를 타주는 아가씨도 이쁘다. ^^
옆에 있는 서울리조트 평이 않좋은 이유중에 하나는 스타힐리조트가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성우리조트

집에서 거리가 좀 된다. 통행료도 낸다. 용평을 밴치마킹한 느낌도 든다. 나는 성우에서 스키를 배웠기때문에 몇년동안 못가봤지만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허나 04-05시즌에 갔을때는 실망이 컸다. 리프트 타는곳이 조잡하다. 그리고 이정도 규모의 스키장이면 중상급자에게 알맞은 슬르프가 여러곳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역시 그렇지 못하다. 담부터 성우도 못갈거 같다.

휘닉스파크

우리집 기준으로 성우에서 쪼매 더 멀다. 휘팍을 시즌 초반에 가봤기에 사실 잘 모르겠다. 그러나 성우보다는 안 낫겠나 싶다.

용평리조트

용평에 대한 기억은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레인보우 실버 등의 높은 경사가 있는 슬르푸가 많다. 5km가 넘는 레이보우파라다이스도 인상적이다. 그러나 골드 외에 별로 타고 싶은 곳이 없다. 이 역시 쏠곳도 마땅히 없다. 크기는 엄청 크지만 3월에 가서 인지 설질이나 기타 서비스면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지 않다.
그리고 특히 식당에 밥값이 무자게 비싸다. 자판기 커피도 안 판다.

무주리조트

4년전에 가봐서 잘 모르겠으나 인상적인 슬르프가 많은것으로 기억한다. 회원 비회원 차별이 심한 단점이 있었던 거 같다.



결론

이상 내가 스키장을 다녀본 결과 대명이 왜 돈을 끍어 모을수 밖에 없는지 그리고 베어스 시즌권이 왜 귀한지 알거 같다. 서울 경기 지방에 사는 사람이면 어느 스키장 보다도 대명비발디나 베어스에 갈것을 권장한다. 

[수영매니아]

음......난..언제나 가볼까?!!!으아..가고잡다.

[참이슬]

가고싶을때 바로 떠나면 됩니다. 뭘 그리 고민을 하는지...

[권회장]

젓대 소리한님은 모르는게 없네요^^^부러버라~~~

[젓대소리한]

이구.... 무슨 말씀을 제대로 하는게 하나도 없습니다. ㅠ.,ㅠ

[박민석]

가고잡다.

[멋찐군]

지는 대명 시즌권 사꾸만유.^*^

[비비안나]

소리한님의 배려깊은 현장탐험지 읽으며 다시금 제대로 깨우쳤지여...훌륭했어여..넘넘 감사해염*^^*...

[젓대소리한]

새벽에 안 주무시고 들어 오시니까 수영장 맨날 빠지잖아요...

[젓대소리한]

용평에 자판기가 생겼다는 소문이 들립니다. 혹 이글을 읽고 설치 했남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