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河는 入海流하고 / 황하는 바다에 들고
白日은 依山盡이라. / 백일은 산에 기대어 지고 있다.
欲窮千里目하여 / 천리 먼 곳까지 다 보고 싶어
更上一層樓라. / 다시 한 층의 누각을 올라가네.
당나라 시인 王之渙의 ‘登鸛雀樓’시다. 너무도 유명하여 새삼 소개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당시가 현재 5만 수가 넘을 정도로 많이 남아 있지만 5언시로서는 이 시의 聲價를 넘어서는 시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양사언의 ‘태산이 높다 하되....’의 시조에서처럼 사람의 부단한 노력을 상징하는 이 시는 앞으로도 두고두고 애송되리라.
전날 중국 시진핑이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을 때 이 시가 쓰인 액자를 선물하였다. 시진핑이 굳이 이 시를 선물한 것은 앞으로의 한중 관계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켜 보자라는 함의를 담고 있다 하리라.
이 시와 관련하여 생각나는 시가 있다. 우리나라 조선조의 사람 鄭汝昌(1450-1504)의 ‘遊頭流到花開縣’이 그것이다. 정여창은 퇴계에 앞서 살았으며, 이후 퇴계와 합하여 동방5현으로 존숭되었고, 文廟에도 올랐던 전형적인 유가의 한 분이다. 유가는 글씨와 문장, 시에 몰두하는 것을 그리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가 남긴 문집에 시로 ‘遊頭流到花開縣’ 하나가 남아 있다.
<遊頭流到花開縣 > / 두류산에서 놀다 화개현으로 가다
風蒲獵獵弄輕柔하니 / 부들에 바람 부니 가볍게 나부끼고
四月花開에 麥已秋로다. / 4월의 화개 땅엔 보리 이미 가을[한창]이네
看盡頭流千萬疊하고 / 두류산 천만 봉 다 돌아보고
孤舟又下大江流하네. / 배 하나로 다시 큰 강 따라 내려 가네
이 시 역시 왕지환의 시가 주는 메세지와 흡사하다. 다만 표현법이 다를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으로부터 ‘등관작루’ 시를 선물 받았을 때, 박대통령은 정여창의 이 시를 읊어 보이며 좌우의 사람에게 붓을 가지고 오라 하여 일필휘지하여 선물하였더라면 좋았을 것이라 싶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시가 있소 하며.
한 분이 ‘등관작루’구절을 얘기하시길래 添數字하였습니다.
첫댓글 선생님 질문드립니다
직역을 할 때, 欲窮千里目에서 目은 천리안을 가졌다 할 때처럼 천리를 보는 눈을 가졌다 처럼 명사적으로 직역해야 하는지 아니면 동사 보다로 보아, "천리 보기를 다하고자" 식으로 직역해야 하는지 가르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欲은 하고자하다 뜻의 조동사. 窮은 다해보다.
千里目은 목적어. 千里는 目을 수식하는 定語.
目은 시력. 眼界 정도의 뜻.
@德操堂 선생님, 그렇다면 천리목은 千里眼과 같은 의미로 봐도 된다는 말씀이신지요
제가 영어식 문법해석 틀에 얽매인 한계인지 모르겠습니다
맞습니다. 영어 문법과 많이 닮아 있죠.ㅎㅎ.그런 문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케이스바이 케이스바이로 하면 자연 해결되죠.
넵 감사합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