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자기 죽음의 순간을 완벽히 통제하고 싶어 한다.
이런 열망은 일본 진언종 승려들에게서 극에 달해,
고도한 죽음의 기술을 만들어 내게 했다.
진언종은 13세기 일본 북부 지방에서 한 밀교 승려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 종파의 창시자인 홍법 대사는 스스로를 동굴에
가둔 채 명상하면서 최후의 순간을 맞기로 결심했다.
한참 뒤에 동굴로 스승을 찾아간 제자들은 그의 몸이 썩지 않고 미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자신들도 명상을 통한 깨달음에 도달함으로써
육신이 썩지 않게 된 스승의 기적을 재현하길 바랐다.
그들은 <소쿠신부쓰>, 즉신불(卽身佛)이 되고자 했다.
이런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승려들은 아주 엄격한 식단
을 따랐다. 살을 최대한 빼기 위해 솔잎과 목피, 알곡으로만 연명했다. 그러다 때가 되면 스스로 가로세로 1미터 크기의 땅속 석관에 들어가 가부좌를 틀고 참선을 시작했다.
바깥으로 연결된 대나무 대롱 하나를 통해 공기가 들어왔고 또 다른 대롱으로 알곡들이 떨어졌다.
땅속에 있는 승려들이 아침마다 종을 쳐서 살아있다는 것을 알리면 밖에서 대롱으로 알곡을 부어 주었다.
아침에 더 이상 종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관 속의 승려가
죽었다고 판단해 동료들이 대롱 두 개를 빼고 관 뚜껑을
닫은 다음 흙을 덮어 주었다.
3년이 지나면 관 뚜껑을 다시 열어 명상에 의한 미라화가 이루어졌는지 확인했다. 대개는 실패로 끝났다. 그러면
관을 완전히 봉인하고 무덤을 만들어 주었다. 드물게 성공해 소쿠신부쓰가 된 승려의 시신은 땅에서 꺼내 씻긴 후
옷을 입혀 전시하고 숭배했다. 1200년부터 현재까지 소쿠신부쓰가 된 승려의 사례는 모두 24건이 확인됐다.
이집트의 미라와 다르게 장기가 몸속에 들어 있는 상태에서 방부 처리도 없이 <자연적인> 미라화가 일어난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어떻게 박테리아나 세균, 벌레 등을 통한 시신의 부패가 일어나지 않았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기는 불가능하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9장>
첫댓글 베르나르 베르베르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