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날 모두가 차례상에 올릴 송편을 빚는다, 전을 부친다 바쁜 와중에
그 자리에 있어봐야 일하는 사람들 가슴에 열불나게 하는 것 밖에는 도움이 안 되는 나는
일찌감치 약속을 잡아 송도 신도시에서 열렸다는 성경엑스포 잔해를 보러간다.
얼마전 행사가 끝난 전시물을 방치하여 흉물이 되었고, 지역민의 원성이 자자하다는 뉴스를 타잔님이 퍼 올리신 글을 보고
사진찍으러 가자고 했던 약속을 실행한 것이다.
폭우가 온다는 소식에 애먼글먼 최종약속을 잡지 못하다 아침 떨어지는 빗방울이 별것 아님을 알고
오후 1시 동막역에서 만나기로 한다.
동막역은 송도신도시와 인천 구도시를 연결하는 관문과도 같은 곳이다.
인천 1호선 전철이 송도신도시까지 들어가고 많은 버스들이 동막을 종점으로 삼지않고 송도까지 연장되어 있지만
새 신 자를 단 도시가 건설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오랠 구 자를 달게 된 곳의 변경이 된 곳이 바로 동막역이다.
개발이 있고 도시의 확장이 있는 곳은 세계 어디를 막론하고 신 구의 교차가 있게 마련이고
그에 따라 도시의 지명에는 공통적으로 신 구 라는 말이 들어간다.
아주 오랜 역사적 도시인 헤브론이나 예루살렘에는 올드시티라고 하는 지명이 있고,
파테부르 시크리 란 인도의 유적지도 올드시티와 뉴시티를 가르키는 단어가 도시명으로 굳어진 경우다.
송도 신도시는 갯벌을 매립하여 세운 도시다. 갯벌을 매립하여 세운 도시가 인천에서 처음은 아니다. 어느새 구 자를 달고 있는
연수구도 한 때는 신도시라는 명칭만 얻지 못했을 뿐 지금의 송도신도시와 같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적이 있다.
지금 연수구를 가르며 지나가는 인천 지하철 2호선은 그 옛날 수원 인천을 오가는 협궤열차가 지나던 수인선 기차길을 이용하여
건설되고 있다. 수인선은 염전의 소금을 실어나르기 위한 목적으로 해안선을 따라 건설되었다. 소래염전을 비롯하여 월곳염전 포리염전 고잔염전 등 수인선이 지나가는 곳곳의 염전과 더불어 연수구가 들어선 지역 또한 수인선을 경계로
청량산과 문학산 언저리의 육지외에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갯벌이었다.
(이 앞에 있는 훼밀리마트에서 만나기로 하다. 건물이 너무 높아서 전체를 잡을 수가 없다. 노자 도덕경에 도는 너무 커서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 데 이곳에 사는 분들은 도 안에서 사는 분들인 것 같다. 최소한 세상 사는 일에는 도가 텄을 것이다.)
동막역에서 청춘 님을 만나 오늘의 길안내자인 송도 주민 고진감래 님을 만나러 간다.
만날 장소는 포스코 건설- 오늘 안 사실이지만 송도신도시는 사실상 포스코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항은 예전부터 포스코시라고 한 것을 알고 있었지만 송도신도시도 포스코건설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보여진다. 많은 건축물을 포스코 건설에서 지어 마치 포스코 건설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전시장 같은 느낌이다. 건물을 지을 건축주를 초청하여 어느 건물로 하실래요 차를 타고 돌면서 고르시라 해도 될 것 같았다.-에서 시공한 퍼스트시티(?) 앞에 있는 훼마(훼밀리마트의 줄임말)다.
10여 분을 기다리니 고진감래 님이 나온다. 훼마에서 연양갱 두개를 사서 넣고 해돋이 공원을 향해 간다.
오늘 주 목적이 구라경-기독교를 믿는 뷴들은 양해하시길 바란다. 전시 기간 동안에는 성경이었겠지만 전시 후 1년이 넘게 방치되고 있는 현 상황을 보고 구라경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성경의 좋은 점을 만방에 널리 알리겠다는 숭고한 뜻으로 개최한 박람회를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헌신짝 처럼 내팽개쳐 망가뜨리고 온 동네 손가락질에 비아냥 거리고 만들었으니, 성경이라 하면 성경을 믿는 사람들을 욕하는 것이다.-전시회를 보는 것인데 길잡이 고진감래 님은 신도시의 걷는 길을 소개할 겸 반대로 길을 잡는다.
(해돋이 공원 전망대로 올라가는 고진감래 님 )
송도신도시는 계획도시이다. 처음부터 밑그림을 그려놓고 설계에 맞춰 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도시설계를 맡은 곳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게일사다. 게일사 창문으로 뉴욕센트럴파크가 펼쳐져 있다고 한다. 그들이 송도신도시를 설계할 때 전체 얼개를 뉴욕의 센트럴 파크 지역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해돋이 공원에서 접한 서쪽에는 생산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굴뚝없는 공장이라고 하는 의약품과 바이오 산업 단지가 그것이다. <위 제너레이션>이라는 책에서 지은이는 송도신도시를 미래도시의 모범으로 극찬을 하고 있다. 단순한 미래도시가 아니라 친환경미래도시의 모범으로 꼽고 있다. 갯벌을 매립하고 지은 도시를 친환경도시라고 하니 누군가는 사대강 사업을 친환경사업이라고 우기는 또 누군가를 떠울리며 욕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자는 개발론자이며 개발을 하는데 있어 친환경도시의 형태는 어떤가를 말하고 있을 뿐이다. 생태도시라 하지 않고 친환경도시라고 하는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친환경도시로서 송도를 꼽은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바이오 산업단지이다. 연기가 나지 않는 산업단지라서 친환경이 아니라 거주지와 붙어 있기에 친환경이다. 거주와 생산을 설계단계에서 부터 인근에 붙어 놓음으로써 이동하는 데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3~40킬로미터 밖 전원지역에 주택을 짓고 도시로 출퇴근하는 미국의 중산층의 생활형태를 보고서 하는 말이다. 이런 의미라면 연수구나 남동구 남구 부평구는 모두 친환경도시다 왜냐하면 공단을 끼고 도시가 형성되었으니까.
(붙어 있는 교회 이름이 하나는 주사랑교회고 하나는 예수제자교회이다. 주사랑을 받겠다는 염원보다는 예수의 삶을 사는 사람이 되겠다는 서원이 더 커보인다. 하나님의 사랑을 믿지 못함인지 아니면 방위에 따라 사랑이 오는 것도 다른 것인지 두 교회의 십자가는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예수제자교회의 십자가 나선으로 휘어 올라간 선이 십자가에 도달하는 길처럼 보인다. 저 길 따라 가면 천국에 이르는 것일까
아니면 골고다 언덕을 십자가 메고 올라간 예수의 삶을 살게 되는 것일까)
(높은 빌딩을 가장 가까이에서 카메라에 잡기 위해서는 물을 이용해야만 했다. 물 속에 들어가서야 내 카메라에 그 온 모습을 보여줬다.)
(이렇게 보면 갈대나 빌딩이나 그놈이 그놈인데 달마는 갈대를 타고 양자강을 넘고 사람들은 건물을 이용해서 더 높이 올라가려고 한다.)
(해돋이 공원 장미원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갖가지 장미가 피어있다. 제철을 맞은 듯 싱싱한 놈들도 있고 화려함을 뒤로 하고 씨방만을 남겨둔 것들도 있다. 장미 뒤로 떠나온 퍼스트시티 건물이 희미하다.)
(해돋이 공원에 사는 혹등고래와 왕돌고래 가족)
뜬금없이 왠 돌고래와 고래 했는데 설명을 보니 오오츠크해에서 동해 남해를 거쳐 황해까지 회유한다고 씌여있다. 백령도에 사는 물범과 지난 겨울 새만금에 갇혀 떼죽음을 당한 상갱이가 오히려 서해바다와 더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아이가 앉아 있는 저 콧등에 올라가고 싶었는데 차마 못하고 돌고래 등에 앉아 바다를 호령해보았다.
(혹등고래 앞에 달려있는 센서가 사람이 다가가면 고래울음 소리를 들려준다고 씌여있다. 하지만 고장이 났는지 아무리 다가가도 울지를 않는다.바다를 떠나온지 너무 오래되었나 보다. 우는 법을 잃어버린 혹등고래)
(들국화는 맞는 데 구절초인지 쑥부쟁이인지 아님 그냥 개미취나 갯개미취나 이런 종류인지 잘 모르겠다. 송도신도시에서도 이렇게 화려한 색을 낼 수 있는지가 놀라웠다. 바다가 주는 혜택인 것 같다)
(구 인천 송도신도시를 연결하는 세 개의 다리 중에 하나. 이것이 제1교인지 제3교인지는 모른다. 둥그렇게 꼬아 선을 매단게 특이하다. 이런 방식도 사장교라 할 수 있는 것인가 아님 다른 형식의 다리인가? 엇갈려서 잡아당기고 있는 줄이 떠나온 곳을 잊지 말고 다시 돌아오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신도시와 구도시를 잇는 다리 아래로 여기가 바다였다는 것을 잊지말라는 수로가 흐른다. 아직 완성이 되지 않아 민물이 담겨져 있지만 송도의 갯벌이 모두 매립되는 날 총연장 12킬로미터의 수로에는 바닷물이 채워진다. 물이 썰고 밀 때 마다 수위가 변하는 자연 갯골은 아닌 것 같고 수문을 통해 수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어항이 될 것 같다.)
(인공으로 조성한 갈대밭 사이에 앉아 하가로이 낚시를 즐기는 부부)
(투망을 던지는 사람도 있다.)
첫댓글 각자 다른 곳을 향해 있는 십자가, 등대고 얼굴 돌리고 있는 형국으로 서 있는 교회가 인상 깊네요. 저 넒은 땅에 그렇게 교회 지을 땅이 없나? 이번에도 우리 어머니 따라 교회에 가서 진짜 개먹사의 개 풀뜯어 먹는 설교를 듣고 왔는데, 들으면서 계속 손 발이 오그라들었다는... 목사가 어느 설교집을 보는지, 내가 좋은 설교집을 좀 골라서 선물해주고 싶다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사나 중이나 성직자라는 사람들, 너무 사람들의 삶을 모르는거 같아요. 내가 진짜 대통령이 되면 승가대학이든 신학대학이든, 무조건 1년은 농사, 2학년은 어업, 3학년은 산촌에서 4학년은 공장에서 노가다 한 다음에 성직자 자격증을 주겠어요. 지들이 신의 이름 팔아 벌어먹는 돈이 얼마나 사람들의 눈물과 피땀으로 이루어진 것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되먹지 못하게 사람들 앞에서 잘난척 하지 않고, 가르치려 들지 않겠죠? 이런 며느리를 우리 시어머니는 왜 자꾸 교회로 데려가서 고문을 하는거야? 이게 나한테 '고문'이라는 걸 눈치챘나?
그꽃이 구절초는 아닙니다 구절초는 꽃잎이 몇개안돼요
남편이랑 해돋이 공원에 몇 번 갔었어요. 비 오는 날은 너무 넓고 사람이 없어 썰렁한 느낌도 들었더랬는데,저는 인천 대공원이 나무도 많고 꽃도 많고 사람도 많아서 더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