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이를 만나 제주행 배를 타기위해 여수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차에서 심상치 않은 소리가 심하게 납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마다 마치 차 밑에 무언가가 끼어들어간 것처럼 우당탕탕 소리가 나니 신경이 보통 쓰이는 게 아닙니다. 그래도 당장에 어찌해볼 수가 없이 제주도 도착 후 조치해야 하니 걱정을 안고 오긴 했습니다.
아이들 데리고 활동하기 전 일단 차부터 고치러 갔더니 조수석 뒷쪽 브레이크라이닝이 너무 닳아서 브레이크 밟을 때마다 제 살을 갉아먹는 소리가 그렇게 부담스럽게 들렸던 것입니다. 수리를 위해 차를 맡기고 택시를 타고 아쿠아플레닛을 찾았는데 진이가 가고 싶다고 했던 곳입니다.
막상 제주도에 오니 입에서는 자꾸 완이이름이 튀어나오고, 집안 어디선가 완이가 있는 것같은 착각이 듭니다. 거실 쪽 화장실을 열면 녀석 변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여기저기 녀석의 흔적이 가득한 듯 심리적 잔재에서 벗어나려면 시간이 필요할 듯 합니다. 그만큼 마음의 부담이 컸던 녀석과의 생활이었음을 느끼게 됩니다.
간만에 찾은 아쿠아플레닛, 가자마자 오션아레나 쇼가 시작되는 시간이라 쇼장으로 직행! 저번보다 좀더 재미있어진 느낌! 태균이의 격한 춤사위가 웃음을 자아냅니다. 제주 아쿠아플레닛 공연모습 그런대로 화려해서 영상이나마 보시라고 올려봅니다.
흥미로운 쇼관람이 끝나니 동생들은 그런 요구도 할 줄 모르지만 희한한 먹거리를 그냥 지나칠리가 없는 태균이. 흥미로운 모양의 아이스크림을 기어코 맛보게 해주네요.
아쿠아리움에 입장 후 준이를 다시한번 아깝게 생각하는 시간. 집에 다녀온 후 머리를 더욱 움켜쥐는 행동은 완전 상습화되었고 정신나간 사람 형상이더니 다행히 하루만에 빨리 벗어나 보이긴 합니다. 놀라운 것은 계속 펼쳐지는 수족관 속 생물들에 보여주는 눈길과 호기심어린 관심! 태균이나 진이는 아직 그 수준의 관심은 못됩니다.
학습적인 측면에서 준이는 확실히 자극을 받고 관심을 보이는 수준이 있습니다. 준이를 위해 열심히 읽어주고 설명을 해주면서 생전 처음보았을 이런 실물 학습현장에 준이가 보여주는 모습이 측은하기에 마음이 아리기도 합니다.
준이에 대해 새삼 다시보게 되는 아쿠아관 관람이었습니다. 이런 학습적으로 도움이 되는 장소를 더 찾아보아야 되겠습니다.
저녁은 제주도에서 간만의 외식, 고기싫컷 먹을 수 있는 그야말로 무한리필집으로 선택, 다 큰 장정청년들이니 본전이 아깝지 않을 듯! 고기먹을까? 짬뽕먹을까? 물었더니 서슴없이 고기를 택하는 준이, 고기가 땡기나봅니다. 실제로 준이와 진이가 엄청 먹기는 했지만 준이의 허겁지겁 고기먹는 모습은 이번에 다소 길었던 집에서의 생활과 뭔가 관련이 있는 듯 합니다.
준이 픽업하기 전날에도 얼굴에 뭔가 심하게 올라와서 피부과 다녀와야 될 것 같다고 하는데 보내준 사진 속 얼굴에 발진이 두텁고도 벌겋게 올라와있습니다... 사실 얼굴보다도 머리쥐는 행동이 더 거슬렸을텐데요, 그 점에 대해서는 인식을 하는 것인지까지는 모르겠습니다. 우습게도 제주도에 도착해서 샤워해놓고 보니 얼굴에 덕지덕지 올라온 발진들의 정체는 각질! ㅎㅎㅎ 얼굴에서 때가 한바가지는 나온 듯.
누나가 열심히 닦아주었다고는 하는데 아마도 요령부족이거나 수염이 삐죽히 자란걸 보면 준이 얼굴을 제대로 안보았거나 등등 각질을 싹 벗기고나니 원래 얼굴로 돌아왔습니다. 훌쩍 커버린 진이는 얼굴에 여드름 자국이 아주 심해서 이를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 지 고민해보고 있지만 2주간의 체류인지라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장정 세 녀석들과 첫번째 행사는 무사히 치뤄진 듯 합니다.
첫댓글 진이는 제주도의 설레임보다
태균이형아랑 준이와의 만남이
더큰 설레임이었을꺼에요
대화중에도 태균이형아 얘기만 나오면 눈빛이 반짝그릴 정도였으니까요
단조로운 생활에서 벗어나
멋진자연도 만끽하고 오매불망 그리워하던 형아를 만났고
울진이에게는 크나큰 추억이 될것같습니다
항상 큰엄마 이모처럼 반갑게 보듬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구경 멋진경험 해주고 싶어도
맘뿐이었는데
항상 감사하고 감사드립니다
계속 무탈하고 잼있는 하루하루
보내길 기원합니다
세 청년이 듬직합니다.
제주 생활이 나날이 행복했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