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컬렉션 : 한글판 딱지본소설 - 삼쾌정[ 三快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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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4.02.17. 22:15조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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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컬렉션 : 한글판 딱지본소설
삼쾌정
[ 三快亭 ]
암행어사의 활약상
<삼쾌정>은 1919년 처음 발행된 작품으로, 어사인 주인공이 세 가지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옴니버스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의 이름은 박성수인데, 어사로 유명한 박문수와 이름이 유사한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박문수 설화에서 중요 모티프를 취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3번째 일화는 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행한 <구비문학대계>4-4에 실린 이야기와 흡사하다.
<삼쾌정>이라는 제목은 주인공이 어사로 활동하는 동안 해결한 사건 가운데 가장 쾌한 세 가지 일을 기념하여 고향 청풍에 정자를 지으면서 정자 이름을 ‘삼쾌정’이라고 하였다는 데서 연유한다. 세 가지 일화는, 치정에 얽혀 살해당한 신랑의 시신을 찾아준 사건, 며느리를 살해하였다는 누명을 쓴 시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준 사건, 선행에 보답할 줄 모르는 인물을 깨우쳐 선처한 사건 등 개인이 당한 억울한 사연에 초점을 맞추어 선발한 것이 특색이다.
따라서 탐관오리의 처벌과 같은 사건을 중심으로 내세운 작품보다는 사회성이 약하며, 사건의 정황이나 범인의 성격 등을 제시하는 부분에서 긴장의 요소도 크지 않다. 또, 사건 해결 과정에서 주인공의 역할을 강조하고는 있으나 귀신의 등장, 범인과의 우연한 만남 등 전근대적 요소에 기댄 측면이 커서 본격적인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러나, 하나의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확신을 갖지 못한 주인공의 이러저러한 생각들이 장황하게 기술되어 있어 이전의 소설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서문을 통해 소설 속 사건이 실재했던 일인 것처럼 포장하는 방식은 당시의 관행에 따른 것이다.
작품 내용
일화 1 : 치정에 얽힌 살인 사건
조선 숙종 시절, 충청도 청풍 도화동에 사는 선비 박춘달의 아들 박성수는 과거를 보러 가다가 이천에서 우연히 가마 한 채와 마주친다. 가마 안에는 상복을 입은 여인이 앉아 있었는데 여인과 눈을 마주치며 여인의 행실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한 박성수는 가마를 따라가 보기로 결심한다. 가마가 장항의 큰기와집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한 박성수는 집을 찾아가 집주인 김진사를 만나는데, 김진사는 결혼한 아들이 세 달 만에 실종되어 수심이 가득한 상태였다. 김진사의 집에 하룻밤 묵기로 한 박성수는 한밤중에 후원별당으로 젊은 남자가 들어가는 것을 목격하고 조사를 위해 하루를 더 묵는다.
근처를 탐문하던 중 서당에서 젊은 남자를 다시 발견한 박성수는 그 젊은 남자의 이름이 최철문이고 작년 5월부터 서당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음을 알게 된다. 김진사는 작년 3월 14일 충주 용두리 정사과의 딸과 자신의 아들이 결혼하였는데 6월 18일 아들이 실종되었다고 알려 준다. 박성수는 최철문과 정씨 여자가 범인임을 확신하고 이들을 죽이려다가 김진사 아들의 시신이라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과거를 먼저 보기로 하고 김진사집을 떠난다.
광주 경안역을 지나며 만난 한 청년이 박성수에게 과거가 이미 끝났더라고 말하며 장원한 작품을 외우다가 마지막 한 구절은 잊어버렸노라고 말한다. 청년과 작별한 박성수는 서울 구경이라도 할 요량으로 한양에 도착하는데 과거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게 되어 과거에 응시한다. 그런데 경안역에서 마주쳤던 청년의 이야기대로 과거가 치러지는 것을 확인하고 청년이 외운 시에 마지막 한 구절을 더하여 답안을 제출한다.
박성수의 답안지를 마주한 시험관들은 사람이 쓴 작품이 아니라며 결정을 미루는데 마지막 한 구절로 보아 사람의 작품이 분명하다고 인정하여 박성수는 장원이 되고 한림학사 벼슬을 받는다. 청년이 수중박골 산다고 했던 것을 기억한 박성수는 시신이 연못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전후 사정을 임금에게 아뢰어 삼남 암행어사가 되어 내려간다.
김진사의 집에 도착한 박성수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김진사의 며느리를 잡아오라 역졸에게 명한다. 김진사의 며느리는 범행사실을 시인하고, 구경 왔던 최철문도 잡혀서 자신의 죄를 자백하게 된다. 김진사 아들의 시신이 연못에서 발견되고 죄인을 본관으로 압송한 박성수는 7달 동안 충청도에서의 일을 마치고 경상도로 향한다.
일화 2 : 시아버지의 며느리 살해 사건
경상도 길을 걷던 박성수는 30살쯤 되는 중 혜광을 만나 그와 동행하게 된다. 혜광과 농담을 주고 받으며 성주까지 동행한 박성수는 그를 부추겨 합천 홍서방네에 동냥을 갔다가 그 집 여인을 겁탈하려 했고 그 길로 겁이 나서 금강산 서울을 거쳐 3년 만에 내려오는 길이라는 고백을 듣게 된다. 혜광의 말에 의심을 품은 박성수는 그와 작별한 후 홍서방네를 찾다가 집주인 홍진사가 며느리를 겁탈하려다 죽였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 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 짐작한 박성수는 홍진사집을 찾아가고, 홍진사는 3년 전 집안에 제사가 있어 모두가 집을 비우고 며느리만 남았는데 잠시 집에 들렀던 자신이 며느리의 죽음을 발견한 것을 이웃집 노파가 보고서 자신이 범인으로 지목되었다는 사실과 잠시 병을 치료하기 위해 옥에서 풀려났다는 말을 들려준다.
며느리의 죽음이 혜광의 소행임을 확신한 박성수는 합천읍에 들러 홍진사를 능지처참한다는 소문을 퍼뜨린 후 홍진사를 잡아 죄를 묻다가 갑자기 해인사 중 혜광을 잡아오라고 명령한다. 이에 모였던 사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홍진사 역시 생각에 잠긴다. 다음날 오시가 되자 혜광이 잡혀오고 박성수는 혜광을 심문하여 자백을 받아내 그를 처형한다.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던 어사 박성수는 1년 만에 전라도로 향한다.
일화 3 : 파렴치한에 대한 응징
나주에 도착한 박성수는 낡은 옷을 입은 사람의 억울한 사정을 글로 접하게 된다. 글을 올린 이는 이정윤인데, 그의 아버지 이태진이 죽은 친구 정진사의 아들 정순복을 데려다 기른 일, 순복에 대한 친척들의 평이 좋지 않아 순복에게 3000금이라는 거금을 주어 내보낸 후 순복이 남원에서 거부가 된 일, 그 후 이정윤의 집안이 몰락하여 가난해지자 도움을 청하기 위해 순복을 찾았는데 순복은 정윤의 요청을 거절한 일과 함께 정윤이 돈을 받은 사실도 인정하지 않으니 돈을 돌려받게 해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박성수는 서리와 역졸 8명을 불러 정순복의 재산을 조사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명령을 받은 여덟 사람은 정순복의 집에 고용, 마부, 차인, 선생, 비부 등으로 인연을 맺어 들어간다. 박성수와 약속한 날, 여덟 사람은 일시에 정순복의 집을 나오고 박성수는 정순복을 잡아와 재산 형성 과정을 따지며 도적질을 했느냐 문책한다. 서리와 역졸들이 잡힌 시늉을 하며 자신들이 도적질을 했노라고 자백하자 궁지에 몰린 정순복은 자신이 도적질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려고 이태진에게 3000금을 받은 사실을 고백한다.
박성수는 정순복이 이정윤에게 갚아야 할 돈을 계산하는데 원금에 17년 동안의 이자를 더하니 정순복의 전 재산으로도 모자란 정도여서 이정윤은 정순복의 재산증서를 모두 넘겨받는다. 정순복의 무심함을 원망하던 이정윤은 박성수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은 3000금뿐이라며 나머지는 정순복에게 돌려주겠다 말하고 정순복은 그제서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친다. 이에 박성수는 이정윤과 정순복에게 재산의 반반씩을 갖도록 판결한다.
대여섯 달 후에 상경한 박성수는 윤참판 딸과 혼인하여 45세에 이조참판이 되고, 50세가 되자 고향 청풍에 내려와 자신이 해결한 세 가지 사건을 기억하며 ‘삼쾌정’이라는 이름의 정자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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