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텔레비전은 출연자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 시청자를 위해 글로 풀어쓴 자막을 내보냅니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출연자는 "너무너무 예뻐요." 또는 "너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을 하는데,
자막은 "매우 예뻐요,"라거나 "정말 자랑스럽습니다."로 고쳐 나갑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너무'라는 말을 출연자가 잘못 쓰고 있기 떄문입니다.
'너무'는 정도 이상의 상태를 표현할 때 쓰는 어찌씨(부사)인데,
예를 들면 "너무 아파요.", "그건 너무 심한 말이 아니에요?"처럼, 내용이 부정적인 경우에 써야 합니다.
그러니까 '예쁘다', '착하다'처럼 긍정적인 경우에는 '참 예쁘다', '매우 착하다'로 써야 한다는 것이지요.
'빠르다' 같은 경우에는,
걸어가다가 차를 타고 가니 신이 날 정도로 '몹시 빠른' 경우가 있고,
과속하는 경우에는 무서울 만큼 '너무 빠를' 때가 있습니다.
이런 말에는 '몹시 빠르다', '너무 빠르다' 모두 쓸 수가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이 '너무'를 정보 수정한 것이 2015년 2분기였으니 어언 10년입니다.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
(¶너무 크다/너무 늦다/너무 먹다/ 너무 어렵다/너무 위험하다/너무 조용하다/너무 멀다/너무 가깝다/
너무 많다/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너를 그동안 너무 몰라라 한 것도 사실이다.≫) 를
‘일정한 정도나 한계를 훨씬 넘어 선 상태로.’
(¶너무 크다/너무 늦다/ 너무 어렵다/너무 위험하다/너무 조용하다/너무 멀다/ 너무 좋다/너무 예쁘다/
너무 반갑다/너무 걱정 하지 마세요./내가 너를 그동안 너무 몰라라 한 것도 사실이다.)로
낱말의 풀이를 바꿨거든요.
그때부터 긍정적인 표현문에서도 이 말을 쓸 수 있게 됐는데, 그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결정은 시류에 영합한 것인데, 이야말로 너무도 성급하고 안이한 판단이었던 것입니다.
공청회 한 번 하지 않고 국어원이 하루 아침에 결정한 것도 잘못된 일었고요.
'나라말을 풍부하게 해야' 하는 국어운동에도 역행하잖아요.
근래 나라 안팎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남녀노소가 유행어처럼 즐겨쓰는 이 말을 굳이 바로잡아야 하는 까닭은 또 있습니다.
모든 상황 모든 경우에 '너무'란 말 한 가지만 쓰다 보면
비슷한 의미의 다른 어휘들이 차츰 우리 말에서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지요.
다시 말하면 '매우, 참, 정말, 몹시, 굉장히, 대단히, 엄청나게, 억수로..' 같은 수많은 우리말들이
언젠가는 사전에나 남아 있는 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란 것입니다.
어휘가 풍부한 사람(나라, 겨레)일수록 사상이 깊고 문화의 힘 또한 높아지지 않을까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