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아버님의 부고가 날아들었다
위로의 말 전하면서 문상은 불가하다는 뜻 전했다 외지에 나와있다는 시덥잖은 핑계를 댔지만, 이해 하노라면서 추진하는일 잘 되길 바란다는 답장을 받았다 얼굴도 가물거리는 동창 녀석이다 나를 속이는 기만에 맘이 무겁지만 귀찮고 번거러움의 불편함의 가치가 더 컸으리라
내가늙어 그렇다...
한손에 드는 전화기로 부의금 찍어 보낼수 있지만, 궂이 농협가서 단말기로 찍어 보내기로 한다
전화기로 찍는 금전거래는 웬지 두렵다 흐릿한 동태 눈알로 깨알같은 번호 잘못찍어 후회 막심할일 생기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의 결여에 있다
노린내나는 굼뱅이 형상이라 내 자신이 애닯다
내가늙어 그렇다...
좀 걷자 싶기도 해서 왕복 일키로쯤되는 거리의 농협길 나섰다 얇은봄바지(싸구려등산복) 사이로 바람이 새어들어 아랫도리 싸~하다
단말기 앞에서 부의금 찍어보내려 하니
아찔하다 집에서 따로 준비했던 큰글자 메모의 쪽지를 챙겨 오지 않은것이다
돋보기 안경도 챙기지 못했다
좀 걷자 싶어 다시 집으로 향했다
내가 늙어 그렇다...
집에 와서는 좀 따숩은 바지로 갈아입고 다시 왔던길 되돌아 나섰고 또 농협은행의 단말기앞에 섰는데 또 문제가 생겼다 바지 갈아입으며 지갑을 챙기지 못했다 하~씨발~
또 집으로 왔고 또, 오갔던길 나섰고, 느리게 느리게 하고자 했던일 완수했다
내가 늙어 그렇다...
밥통속 여인은 밥 익히는 공정을 수시로 친절히 보고한다
뜸을 들입니다
증기를 배출중입니다
까지는 좋다
인터넷 바둑중 승부의 갈림길에 있어 20초 초읽기에 들어선 급박한 상황속에서 치명적인 맨트를 날린다
쿠쿠가 맛있는 밥을 완성 하였으니 밥을 잘 저어 주시길 바랍니다 ~시발~
어쩔줄 모른다 급박한 바둑 한수를 두어야하나 밥솥의 밥을 저어야 하나...
결국은 밥을 젖고난 후에
바둑을 지고 후회한다
바둑 이기고 좀 있다 밥 저을걸 하면서...판단력이 떨어지는건
내가 늙어 그렇다...
공기그릇에 밥 퍼담고 비닐 씌우며, 그제저녁 올리버 녀석이 펼치던 신공 초식을 떠올리며 씁쓸히 웃는다
다이소에서 새로 구입한 비닐펙이 너무 작아 공깃밥 덮어씌우며 애를 먹었는데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게 숭굴 숭굴 쉽게 씌운다 작은 팩에 손을 넣고, 공깃밥 귀퉁이를 쥐고 꺼꾸로 덮어 씌우니 일도 아니다 영리한 녀석...
나보다 녀석이 나아보이는건
내가 늙어 그렇다...
돼지찌개 불에 올려놓고 보니 소주가 없다 가까운 점빵에 가서 소주 사오려 나섰고 승강기에서 내렸지만, 불안했다
혹시라도 오가는 길에 뭔일이라도 생긴다면 불위에 올려놓은 찌개가 문제되지 않을까? 불이라도 나면 어쩌나 싶어 다시 승강기를 타고 올랐다
노파심의 전형이다
내가 늙어 그렇다...
이렇듯 늙은 나는 매사가 불안하고 조심스럽다 언제 어떻게 임종을 맞게될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불의의 실수로 비참한 종말을 맞고싶지는 않다
나 죽고난 뒤야 뭔 상관이랴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남겨진 생명들에게 피해는 들해야지 싶은 마음을 가진다
나이들고 늙는다는건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간의 편차가 심한지라
단정지어 정의할수없는 영역이다
따라서 건강이 허락하고 열정이 부추긴다면 얼마든지 젊음을 과시하고 표현 할수있는 자리가 5060 삶방이라는 공론의 장이다
일흔이 넘고도 패기있는 모습의 자사진을 올리고, 과거의 탄탄한 학식을 기반으로한 지식을 뽐내며 나름의 해학적인 면모를 과시하며 기운차게 사시는 노익장을 보게된다
참 바람직한 현상이며 응원 해드리고싶다 흔치않은 노년의 기상 아니겠는가 몇해 덜살고도 삐질한 나로서는 그분의 기상이 부럽다
하지만, 매끈하고 잘 빠진 기생오래비 같은자가 역겹다는둥, 잘가담은 글보다는 투박함이 묻어나는 진솔한 글이 좋다는둥 하는 피력은 너무 나간듯 해서 많이 실망스럽다
한아름의 나이테를 품은 지성이 할소리는 아닌듯 하다
나야 일찌기 삶방의 보증수표이신 강원도 운선님께 산적의 모양을한 이로 판정 받았고, 또한 게시하는 글들이 찌질한 주변잡기라 크게 인정받지 못하니 그분의 증오대상은 아니겠으니
큰 상관 없다 할수 있겠으나
아는것 많으셔서 어렵고 두껍한 책도 많이 읽으신분 인듯한데...
묘한 질투심도 가지는듯 해서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또한, 동조하며 댓글 다신분들도 미덥지는 못했다
정론,정필? 이라 하시던데...
물론 개인의 주관이니 어쩔수야 없겠으나 굳이 내 주관을 덧붙이자면
한물간 노인들의 합창쯤으로 보인다
보다 큰 아량으로 아름답게 세상을 보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 또한 그리되려 노력중이다
늙은이므로...
첫댓글 늙어가니 여기저기 삐그덕~~나이 들어감을 실감이 갑니다
슬슬 내려놓으라고 신호를 보내네요.
내려 놓는다는게 그리 쉽지 않으니 동서고금의 현자들이 귀에 못이 박이도록 주창하는것 아니겠습니까
먹는것 행동하는것 욕심 부리지 말아야겠습니다
맘만큼 안돼서 자주 후회하며 삽니다 아직도요
나이 들어가면서
인정 하고 받아 들이는 모습이 보입니다
귀차니즘으로 관둘수도 있는데 ᆢ열 여 덞!~^^
솔직히 혼자 욕 나올수 있죠ᆢ!
그다지 늙은이 아닌신데..
노안은 40대 후반부터 시작 됩니다~^^
맞습니다
40 후반에 눈이 침침해지기 시작하더군요
아직은 웃을수있는 헤프닝 쯤이겠으나 점점 아둔해지는 몸과 정신이 심각해지겠다 싶어 두렵습니다
둘중 하나겠지요
들어나는 현상을 받아들이며 조용히 찌그러 지든지
아니면 아둥바둥 하며 추접을 떨든지...
당연히 전자를 택하겠습니다
진솔하고 잼있는글 잘읽었습니다 ~~
올만에 미소짖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늙는다는 걸 인정하기 싫은 어느 작사가는 늙는게 아니라
익어 가는거라 노래를 하더군요. 저는 그노래 들을 때 웃습니다.
익으면 떨어질 일만 남았는데,단어 하나 바뀐다고 젊어지냐구요?
늙는다는 건 주관적이긴 해도 부모세대 보단 십년쯤은 젊게 사는 건 맞는 것 같은데,
자꾸 늙어 그렇다고 반복적으로 하시니 70은 넘긴 노인인 줄 알았습니다.
70 넘으면 제 아무리 마음은 청춘이라해도 노인이라 말합니다.
함박산님은 아직 육십초반이시니 너무 자조하 듯 늙었다 마세요.
나이 먹는다고 인격과 수양이 완성된 건 아니니 독해가 가능한 이들은 다 분별하겠죠.
금방 70 이고
금방 80 입니다
마음의 준비 해야겠지요
깔끔하고 모양좋게 찌그러지고 싶습니다
주위의 젊음을 찬양하고
아름다움을 보며 끼어들지않고 즐기는걸로 만족하는, 있는듯 없는듯 한 질량 0 에 수렴하며 홀로 행복한 노년,
ㅎ 귀한 아날로그 정서를 간직한 함박산님시네요.
입에 착 달라붙는 문구들이 쫄깃한 인절미처럼 맛나게 읽힙니다.
여러 번 헛걸음 하신 덕에 운동도 되고 오가는 풍경에서 꽃샘추위 뚫고 봄이 오는 낌새도 감지할 수 있었겠네요.
사진 속 천상병 시인의 천진난만한 웃음에서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소풍 나온 인생길 웬만하면 즐겁게 살다 가자고,,ㅎ
바람이 매섭더군요
꽃샘추위라 해야될지
노인은 노인의 방식으로 또 즐겁게 살아야지요
격정따위는 묵혀두지도 말아야 하겠습니다
평온하게 세상 모든것들을 칭찬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읽는내내
웃음이 나오는데
끝부분 묵직한 일침
앗~~~~뜨거합니다 ㅎㅎ
바둑할 때는
밥솥 그녀의 외침은
잠시 무시하셔요
더 늙기전에 함 봐야될낀데
냉중에는 귀찬타꼬
닭보듯 하게 될것 같은 예감이
나 늙음이노라며~ㅋㅋ
자주 은행가이소~🍵🍩
여름에 날 한번 잡읍시더~운문산 계곡 참 좋습디더
피키니 챙기가 오시이소
양은주전자에 밤탁빼기 들고 가끼예~ㅋㅋ
웃다가~ 내가늙어 그렇다. 에 현실의무게가~~ 정신줄놓지말고 두가지 일은 동시에 하지말고 꽃샘추위에 옷단디입고 다녀야 감기란놈이 가까이오질않지요 ㅋ오랜만이지요 ^^
하이고 이기 누라예~
행님 건강하시지예~?
반갑심더~^
@함박산2 간간히 아주 간간히 생각이납디다
행님도 잘살고있지요 추리닝 즐겨입고^^
@청초ㆍ 내는 일년에 백번쯤 생각합니다
자주 생각 해주시이소~
두분 건강 하시고 행복하시이소~^
저도 웃으면 안될거 같지만
보는이 없으니 ㅋㅋ 웃으며 읽었습니다
늙어도 이런글 쓸 여유있다면
아직도 젊다는 뜻 같은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밥솥은 10분 정도는 천천히 저어도 됩니다
그런가요
하지만 밥통녀 말만 들으면 조바심이 나는군요
잔소리 할 여자가 없으니 여자 목소리에 민감히 반응하게 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누구나 다 깜박거림은 가지고 살아요. ㅜㅜ
늙어서라기 보다는 머릿속에 생각들이 많아서
그것들이 겹치는 상태로 매일 살아야하니까 깜박거림이 생기는 현상일겁니다.
저도 마찬가지라서 늘 작은거라도 노트에다 알알히 적고 체크하면서 삽니다. ㅋㅋ ㅠㅠ
또 저 같이 여자 얘기글이나 쓰는 사람도 있는데요.
아무 글이나 올라오는대로 읽으면 쓰신 분의 표정까지도 읽혀지는 재미도 많습니다. ㅋ
오늘 바지도 갈아입고 몇차례나 왔다갔다하고 돈까지 써보내고 짜증날만도 하겠습니다. ㅜㅜ
제가 알몸으로 골고타 언덕에서 속죄의 두 손 땅바닥에 붙치고 들어올린 동그란 두 엉덩이를 하눈님께 바치면서 기도하겠습니다.
함박산님의 꽃행복을, 밥솥에 여자 목소리 안나게, 올리버의 지혜를.. 또 있으시면 얼른 알려 주세요.
빠때루 자세로 기도를?
하눈님이 감댕이라면 디기 좋아 하시겠군요 ㅋㅋ
밥통녀 입 꿔메주시고 함박이에게 지혜롭고 맘씨좋은 우렁각시 주옵서서~해주세요
늙어 간다는 것.
참으로 서글픈 일이지만 자연의 섭리인 것을! 어쩌겠습니까?
순수하게 받아들여야지요.
곱게 받아드리고 있습니다
한번씩 쌍욕도하고 궁시렁 거리면서요 ㅋㅋ
이 글 좋아요~ 구독 좋아요! ^^ 늙어 그렇다 늙어 그렇다 그러면서 짜증은 왜 나는지 짜증 부리면서 늙어가는 잘 읽었습니당~
설마 운선 작가님도 그러실라구요
누구보다 총명하신 분이니 절대 그럴리 없다 하며 단정짓습니다
아드님 장가보낼 걱정 말고는 세상 더없이 행복하실 운선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