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에 구두 두 켤레를 신을 순 없어요 기부하고 싶다면 살아있는 지금 기부해 보세요. 죽어서 기부하는 것보다 훨씬 더 즐겁습니다. - 척 피니 - 2023년 10월 초, 미국의 자선가 찰스 프랜시스 척 피니가 92세의 나이로 샌프란시 스코의 작은 임대 아파트에서 숨을 거뒀다. 그는 평생 8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 0조8000억 원을 여러 곳에 기부했는데 대부분 익명으로 했다. 자선 재단을 운영하 는 빌 게이츠가 이에 영감받아 그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공군에 자원 입대한 뒤 전역한 군인에게 주는 장학 금을 받아 대학에 들어갔다. 그는 집안에서 처음 대학에 진학한 사람이었으며, 장 학금이 없었다면 대학 진학은 꿈도 못 꿨을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 그는 군인들을 상대로 면세품을 팔다가 사업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동업자를 모 아 회사를 차렸다. 마침 경제 부흥으로 해외 여행객이 늘면서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뒀다. 그는 이렇게 번 돈을 부동산, 호텔, 기술 산업 등에 투자 했고 모두 크게 성 공해 미국에서 스물세 번째 부자가 됐다. 1982년 51세의 척 피니는 비밀리에 자선 재단을 세우고, 가족과 자신의 생활을 위 한 일부 자금만 남긴 채 전 재산을 재단에 출연했다. 재단은 도움이 필요한 세계 각국의 기관이나 개인을 찾아 기부했다. 교육과 의료 분야를 우선했으며, 유일한 조건은 기부자를 비밀에 부쳐야 한다는 약속뿐이었다. 재단의 존재는 1996년 면세점 사업을 둘러싼 분쟁이 일어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처음에는 이를 이용해 탈세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지만, 곧 재단이 그가 익명 으로 기부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람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 도대체 그는 어떤 사람이기에 이런 일을 했을까? 우선 그는 타고난 사업가였다. 무자비하며 결단력 있는 사업가라는 평을 들은 그 는 누구보다도 뛰어난 통찰력을 가졌다. 똑같은 경험을 해도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날카롭게 알아챘다. 면세점 사업도 관광 산업이 번성할 것을 먼저 간파해 시작한 것이었고, 사업이 활 황일 때는 시장이 기울 것을 예측해 자신의 지분을 최고가로 팔아넘겼다. 사업 공 모 시 입찰가를 결정할 때도 실패하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동업자들과 분쟁이 생 겨 소송을 벌였으며, 평생 가까이 한 친구와 헤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돈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살아 있을 때 자신의 재산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는 것이 자신과 주변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확신했다. 자녀들에게 많은 재산을 주면 오히려 큰 해를 입히게 된다며 방학 때면 아르바이 트를 시켰다. 두 딸의 집에 전화비가 많이 나오자 아예 전화선을 끊고 공중전화를 사용하게 한 적도 있다. 자신에게는 더 엄격했다. 10달러짜리 플라스틱 시계를 찼으며 기성복을 헤질 때까 지 입고 다녔다. 호텔은 항상 저렴한 곳을 찾았고, 옷도 호텔방에서 직접 빨아 입었 다. 비행기는 이코노미석을 고집해 재단 직원들이 비행기 비즈니스석 줄에 서 있 다가 일반석 줄에 선 그를 보고 당황한 적이 여러 차례였다. 익명 기부를 고집한 데는 더 깊은 의미가 있었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가 매일 아침 루게릭병에 걸린 이웃을 정거장까지 차로 태워 주려고 일부러 출근하는 척한 일을 잊지 않았다. 기부처에 그의 이름이 적힌 곳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그는 자취를 남기지 않았다. 명 예를 필요한 일을 하는 데 방해만 되는 짐으로 여겼기에 항상 자유로웠다. 기부 금액도 놀랍지만 나는 그가 자신의 의지를 끝까지 지켰다는 점이 더 경이롭 다. 그는 터무니없는 소비와 사치를 자랑하는 사회에서 정반대의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줬다.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가 중요하다고 믿는 바를 행동으로 옮 기기 위해 전 재산을 바쳤다. 세속적인 사업가와 성인의 면모가 혼합된 이가 40년간 고통 받는 사람들을 찾아다 니며 도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는 자신의 뛰어난 통찰력으로 '삶'과 '돈'과 '세상'을 살펴보면서 자연스레 결론을 내린 것 아닐까. "누구도 한 번에 구두 두 켤레를 신을 수 없어요.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줘 그 들이 스스로 일어서게 하는 것만큼 세상에 가치 있는 일은 없습니다." 그의 뜻대로 자산을 남김없이 기부한 재단은 2020년 해산했다. 윤재윤 | 변호사 내가 기부한 것이 밝혀지면 지원을 끊겠다. - 척 피니 - |
"Bridge Over Troubled Water" - Lucy Thomas - (Official Music Video)
첫댓글 맞아, 맞아.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고 하고,
겉옷 입고 속옷 입을 수는 없지요.
일이란 순서와 차례가 있지요.
안 그런가요?
일은 순서가 있나요.
에고
난 뒤죽박죽 살았나봐요
자각합니다
이 글 음악 들으며 읽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