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차, 마지막 날입니다.
오늘은 오타루 지역의 카무이곶과 오타루 시내를 둘러보고 공항으로 이동해 한국으로 귀국합니다.
아침은 숙소였던 삿포로 고토니그린호텔에서 먹습니다.
방은 넓고 괜찮았지만 아침은 세 가지 메뉴 중에서 선택하는데 좀 허전하니 아쉽네요.
가족이 운영하는 호텔같습니다. 작은 물수건 하나도 아끼는건 좋은데 운영방식은 아주 고지식하네요.
오타루 시내 관광에 앞서 오타루에서 1시간 정도 더 들어간 사코탄반도의 사무이곶 ( 島武意海岸)을 탐방합니다.
가는 길에 산자락 아래 파란지붕이 눈에 띕니다.
예정 일정 상 오타루 시내 관광, 삿포로 맥주공장, 삿포로 시내 점심 후 공항으로 이동이였습니다만, 모집 공지 이후 요즘 새로 뜨는 사무이곶을 추가해 참석자들의 동의를 얻어 사무이곶을 우선 방문하기로 합니다.
사코탄조로 들어오며 멋진 해안풍경이 펼쳐집니다.
하늘이 더 맑다면 해안단애 풍경이 더 환상적이였을 겁니다.
카무이미사키, 카무이곶을 향하고 있습니다.
짧은 터널도 몇 개 지나고, 특이한 모습으로 깎인 해안, 바위들을 감상하며 이동합니다.
▼ 카무이 곶(카무이미사키, 신위곶 神威岬)
오타루에서 차로 약 1시간정도 이동해 샤코탄반도 끝자락의 카무이곶에 도착합니다.
카무이는 원주민인 아이누족의 말로 '정령'을 뜻합니다.
삿포로 주변을 위주로 관광한 여행자들이 홋카이도여행에서 가장 최고로 꼽는 일본 바닷가 100선에 꼽힐 만큼 투명하고 아름다운 바다와 다이나믹한 풍광을 자랑합니다.
주차장에서 등대까지 왕복 2.4km / 약1시간의 트레킹코스가 있습니다.
탐방로가 잘 되어 있어 가볍게 갔다 올수 있는 코스입니다.
카무이곶 주차장에서 시작합니다. 입장료 무료, 주차료 무료.
바람이 대단하게 붑니다만 차지는 않네요. 이번 여행기간 동안은 전반적으로 평년 보다 기온이 높은 편이여서 서늘함 느끼지 못했습니다.
포장도로로 언덕을 오릅니다.
주차장 주변 풍광도 대단합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말소리를 삼킬 정도로 바람이 거세게 불며 나뭇잎을 흔들어 놓는 풍광이 위협적이면서도 장대합니다.
'금녀의문'을 지납니다.
그 옛날 카무이곶은 '여인금제 땅'이라고 두려워했지만 지금은 아득히 먼 옛날 전설이 되어 누구나 찾아오는 전국 명소입니다.
금녀의문을 지나 탐방로 입구에 서는 순간 등대까지 이어지는 절경에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강풍이 불면 통제가 되기도 하는거 같은데, 다행히 오늘은 바람은 있지만 탐방이 가능합니다.
탐방로는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길이 좁아 양쪽에서 교행하면 서로 부딪칠 정도입니다.
두어 곳 물구덩이 만들어진 곳은 일방통행식으로 양보하며 지나기도 했습니다.
곶의 끝에는 등대와 절벽 아래로 카무이암초가 멋진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바람과 바닷물에 깎이고 깍여 가파른 경사에 좁은 능선길만 남았습니다.
좁은 능선길에 아래는 절벽이라 아슬한 느낌도 있지만 실제 걸으면 길은 위협적이지 않지만, 특히 귀를 멍먹하게 하는 바람골에서는 살짝 긴장이 되기도 하더군요.
카무이곶을 중심으로 양쪽의 해안 풍경도 멋집니다.
곶의 왼쪽 해안은 오늘 다이나믹 하면서도 몽환적입니다. 구름이 많으면서 바람이 불고 파도가 해안에 부딪치는 해안을 따라 시선을 주고 있으면 현실 세계가 아닌 듯 몽롱해 지기도 합니다.
해안선 끝자락을 가까이 당겨보니 짙은 구름 아래 멋진 암초 바위들이 파도를 막아내고 있네요.
곶의 오른쪽은 물빛도 밝은 편이고 물결은 일렁이나 한적한 느낌입니다.
카무이곶(카무이미사키)의 에메랄드 바다는 맑고 푸르러 사코탄블루라 부릅니다.
맑은 날 사진을 보니 사코탄블루라는 특별함이 인정됩니다.
비현실적일 정도로 맑고 푸르고 아름답더군요.
파노라마 사진으로 사무이곶을 중심으로 양쪽 해안을 잡아 봅니다만 어렵네요.
무거운 회색 구름 가운데 한 줄기 흰구름 띠가 있어 바람과 함께 극적인 효과가 더 있었습니다.
여기를 지날 때 바람이 가장 세더군요. 모자를 꼭 눌러 잡고 걷는데도 날라갈뻔했어요.
길은 참 이쁘고 순해 보이는데 바람은 모질게 불고, 낭떠러지 아래 파도는 거세게 부딪칩니다.
살짝 두려움이 파고 들려했어요.ㅎ~
앙상한 줄기만 남을 정도로 거센 바람에 휘둘리면서도 거친 터에 뿌리를 내리고 생명력을 이어가고 모습이 경외스럽습니다.
바람이 늘 이렇게 있는건지...
사진은 평화로워 보이지만 전신을 흔들어대는 바람이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바다가 사코탄블루를 뽐내는 날이 궁금하네요~^^
1.2km 짧은 거리에 어느 곳 하나 멋지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바람에 핸폰이 밀릴 정도로 정신이 없었지만 많은 사진을 찍었고, 또 많은 사진을 삭제했습니다~
걷는내내 풍경에 감탄하고 사진 찍으며 감동에 푹 빠졌던 순간들입니다.
요즘 삿포로여행에 1일투어도 있다는데 하루는 충분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람에 깎여 풀도 더 길게 자랄 수 없는거 같은데 그런 가운데서도 꽃을 피우는 식물도 있습니다.
볼 때마다 놀라운 생명력입니다.
어느새 카무이곶 등대에 이르렀습니다.
장엄하네요.
멋집니다.
아름답습니다.
감동적입니다....
사무이암초입니다.
뭔가 이름이 주어졌을 법한데,,,,
누군가 바위에 세워놓은거 아닌가 하는 의문도 가집니다만, 세워졌건 자연적으로 깍여 만들어진 모습이건 저 거센 파도에 지탱하고 있다는게 놀랍습니다.
해가 좀 더 있었으면 환상의 바다 물색을 보았을텐데요....
아고, 이런 또 욕심이 ~~ 비 안맞고 바람이 이 정도여서 탐방할 수 있던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입니다 ^^
이제 왔던 길을 돌아가는 시간입니다.
파도가 대단합니다. 길게 이어지는 해안 곳곳에 집들도 몇 채 보입니다.
왔던 길을 바라보는 풍광도 멋집니다.
능선 좌우로 이어지는 해안까지 한 눈에 들어오는 풍광입니다.
사무이곶만 바라보고 한 면만 보고 올 때 보다 더 넓은 풍광이 장엄합니다.
출발지 금녀의문이 있는 곳을 멀리서 보니 고산 산악지대를 바라보는 느낌입니다.
길이 아슬아슬해 보입니다.
자연도 위대하고,
그 자연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위대합니다....
우리가 차를 타고 지나왔던 해안선을 가까이 살피니 이 풍광 또한 멋집니다.
호주 12사도 바위가 있는 해안이 연상되네요. 물빛이 파랬으면 환상적 풍경일텐데,,,아쉽~~
어떠셨나요?~~^^
바람 때문에 힘들었지만, 바람이 있어 저는 더 극적이고 좋았어요 ^^
바람에 숨겨진 바위 사이에서 꽃을 피운 야생화...
해당화와 이질풀꽃.
길처럼 얌전해 보이는 날씨에 사코탄블루를 보러 오고 싶네요....^^
바다에는 흰파도가 일고 절벽에 부딪쳐 튕겨 나온 바람이 바다를 흔드는 모습이 위협적입니다.
휴우~~
출발지로 돌아왔네요. 멋진 세상 경험이였습니다.^^
어느 딴 세상을 1시간 동안 헤매고 온듯 몸이 후덜덜합니다.ㅎ~
구름꽃님은 의상 때문에 더 힘드셨을 듯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
카무이미사키(카무이 곶) 트레킹을 마치고 점심 먹으러 갑니다.
이 지역은 참치덮밥이 특별 맛집이라 하는데 다 만석이라네요.
간단히 현지 음식으로 먹습니다. 라멘이 높은 점수를 받았네요.
▼ 오타루 관광
마지막 일정으로 오타루를 들렸습니다.
영화 '러브 레터'의 오겡끼 데스까로 더 유명해진 관광도시입니다.
오타루는 이시카리만에 접해 있어 예전부터 항만도시로 발전해 지금도 역사적인 건축물들이 많고 전국 유수의 관광 도시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오타루 하면 운하가 떠오를 만큼 시내의 운하가 유명합니다.
운하는 도시 발전 초기에는 활발히 이용됐으나 현재는 관광명소로 자리잡았습니다.
물류 창고로 사용하던 건물은 지금은 카페, 음식점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운하는 생각보다 규모가 작고, 그렇게 특별나지도 않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년간 몇 백만의 사람들이 다녀가는 관광지로 발전시킨 그 능력이 부럽네요. 우리나라도 그랬으면...
운하를 따라 번화가를 둘러보며 약속 장소인 오르골당까지 걸어봅니다.
저녁에는 야간등이 장식됩니다.
데누지코지
관광객들로 넘쳐나던 거리.
예전에는 시식코너도 많았는데 코로나를 지나며 없어졌다합니다. 그래도 줄을 서서 계산을 하네요~
오타루 발전 초기 운하와 관련된 역사적인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오타루시 지정 역사적 건조물 '구 기무라 창고'
한 때 오타루항의 번영을 나타내는 대규모 석조 창고로 당초는 청어 어장의 중계 창고였다합니다.
지금은 유리 점포로 재이용되고 있습니다.
오타루 오르골 박물관. 오르골당 건너편에 있습니다.
르골의 아름다움과 복잡성을 보여주는 독특한 명소입니다.
골동품에서 현대적인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인상적인 오르골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전시 및 활동 외에도 박물관에는 다양한 오르골 및 관련 품목을 판매하는 선물 가게가 있습니다
오타루 오르골당
오타루 오르골당 앞에 위치한 증기시계로 15분 간격으로 시간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증기를 뿜습니다.
오타루 오르골당은 오타루 시의 역사적 건조물로 지정된 이국 정서가 흐르는 창고 건물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본관에서는 약 3,000종, 15,000점 이상의 오르골이 전시, 판매되고 있으며 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기념품으로 사기 좋은 작은 오르골,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를 이용한 오르골은 물론 세계 각국의 다양한 오르골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 이제 귀국~~
이제 6박7일간의 짧지 않은 훗카이도 일정을 모두 마치고 공항으로 향합니다.
장마 비를 걱정했지만 용케도 비켜가는 날씨 복도 누렸네요. 지금도 하늘은 금방 비를 쏟을 듯합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여러 국립공원 지역을 탐방하며 위대한 자연과 아름다움과 만나는 행복하고 뿌듯한 경험의 시간이였습니다.
열심히 준비했지만 부족함도 그 자체로 즐겨주시는 배려심 깊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또 좋은 여행길에서 뵙길 바랍니다.^^
6박7일 동안 현지민 보다 더 현지민처럼 훌륭하게 운전을 담당하신 태도사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긴 후기 읽어주셔서 또 감사드립니다. 끝~~~^^
첫댓글 사코탄 반도 끝자락의 사무이곶
바람소리 잊지 못할겁니다
자연이 주는 감동을 눈으로 온몸으로
마음으로 느꼈습니다👍
길다면 긴 여정을
장편의 서사시 다운 생생한 기행문으로
감동을 주는 후기까지 마치신 토로님께
심심한 감사를 드리고
수고하셨음에 경의를 표합니다
6박7일 진행 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