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저녁 7시 30분 효자 아트홀... 10여년전.. '마농의 샘' 이란 영화를 보러 갔던 그이후..
몇년이 지났는지.. 오랜만에 이곳을 찾았다..
文化의 불모지 浦項.. POSCO 동호인들이 만든 '가을여행'이란 테마로 음악 연주 발표가
있었다.. 예술회관이란 곳에서 그동안 보여주던 이전에 봤던 경험으로 록 페스티벌.. 국내
하드록의 연합 라이브 등등..
미약하던 그들의 모습에서 아쉬움이 많았었는데..같은 분류로 생각하면서 찾았던 그 공연
에서.. 처음 00밴드의 연주와 노래.. 기계음악이 대부분인 시절에 생생한 Live 를 듣는다는
것이.. 조금은 가뭄에 단비같은 위안을 주었는데...
연대를 알수없는 노장의 무반주 섹스폰 연주.. '가는세월'... 흐르는 세월을 마음에 담아 연
주하겠다는 멘트와 함께.. 자신이 편곡을 한듯 평범하지 않은 연주를 들려준다.. 뛰어난 연
주였다..관객들은 조금 더 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대했지만 묵묵히 한곡으로 정열의(?)
연주를 끝냈다.. 편곡이 된 특이한 '가는세월' 이였다...
세사람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노래..권태로운듯 주문을 외듯 부르던 들국화의 '내가찾는
아이' 수준급이였다.. 어쿠스틱 기타.. 정확히 튜닝이 된듯.. 음색이 정말 아름다웠다.. 라이
브를 제대로 표현 할수있는 최고의 'PA 음향기기.. 가끔씩.. 어설픈 공연(?)을 하는 입장에
서 많이 부러웠다..
이날의 하일라이트는 '오카리나' 연주와 또 한명의 통기타 연주와 노래.. 그다지 강해 보이
지 않은 젊은 친구.. 오카리나의 표준발음은 원산지 이태리에선 '오까리나' 라고 합니다 라
소개한뒤 처음 연주곡은 '불인별곡' 드라마 허준의 인기가 극에 달할때 경음악에서 조수미
노래로 바뀌었던 그 음악을 연주했다...
실제상황에선 처음 들어봤던 오카리나의 음색은.. 청아하고 영롱했다... 관객모두 그소리에
영혼이 물들무렵..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하던 연주가 이어졌는데.. 제일교포 2세 '양방언'
이 작곡했다는 'Prince of cheju' ( 제주의 왕자 ) 제주의 고전이름 '탐라국'.. 그 이름을
근원으로 해서 작곡을 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하면서.. FM방송 '국악한마당' 시그널 뮤직
으로 흘러 나올때.. 작곡자도 제목도 모른체.. 한국적인 느낌이 잘 표현된 음악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전곡을 들어보긴 이번이 처음이였다.. 원곡과 함께 오카리나로 덮은 합성 연주였다. 조금은
긴 연주였는데.. 정말 五感으로 스며드는 알수없는 느낌.. '음악의 힘'이였다.. 같이 느꼈듯..
지금까지의 발표중에 최고의 박수갈채와 쏟아지는 앵콜의 함성... 열화와 같은 요청으로 웃
음으로 대답하며 다시 연주를 시작했다..前곡에 비해선 조금은 약했지만.. 옆자리에 함께했
던 여인네도 눈빛이 달라진 모습이였다...
그리고 한사람...
깔끔하게 빗은 머리.. 오랜지색 잠바 차림으로 김광석의 노래..'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
니 었음을'.. 그리고 '일어나'..지금껏 살아오면서..이만큼 노래 잘하던 친구는 처음 봤던 것
같다..하모니카와 통기타를 함께 연주했는데.. 정말 완벽했다. perfect .. 아이러니는 故人
에게는 미안하지만 김광석보다 탁월한 정말 뛰어난 친구였다.. 靑出於藍(청출어람) 이라면
말이 될련지.. 신선한 충격이였다..
그리고 곁에는..산전수전을 다 경험(?)한듯한 머리 히끗히끗한 노장 한분이 베이스 연주를
했는데.. 그 역시 프로페셔널의 반주로 음악을 더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감칠맛을 더
해주는 멋진 연주를 곁들어 주었다.. 어쿠스틱을 연주하며 하모니카 그리고 게스트 베이시
스트의.. 전문 연주인은 아니지만.. 뛰어난 실력파들이였다..
김광석 노래를 유난히 좋아하던.. 프리맨 생각이 난다.. 이 동호인들의 음악을 검증한 적이
없어 반신반의로 갔었기에.. 그냥 이불 같이 덮는 여인네와 둘이서 조용히 갔었는데.. 이런
커다란 문화의 영향을 받을줄은 생각도 못했다.. 가까운 거리였다면 빨리 달려오라 전화라
도 했었겠지만...
그 현장의 감동과 전율을 이곳에 제대로 전달을 못하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한편으론.. 관
람객중 절반이상이 청파 친구들 였더라면 하는 혼자만의 욕심도 생겼지만..외국의 유명 뮤
지션이 했던 이야기중.. 나의 生涯 표준같은 名言이 있다..
관객은 조용한데.. Singer 혼자 무대에서 흥분하고 날뛰면.. 그것은 3류 가수이고...
관객과 Singer 가 함께 열광하고 흥겨우면 그것은 2류 가수이고...
Singer 는 초연하고 차분하게 노래하는데.. 관객이 열광하고 환호한다면 그것은
일류가수이다.. 라고...
컴퓨터 음악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요즈음... 휴머니적인 그런 연주를 들을 기회는 점차 힘
든 세월에 살고 있지만...아무런 인간적인 느낌도 없는..감동도 없는 이런 기계음악의 홍수
속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는 사람의 voice라 했는데...
예술의 불모지..황무지 같은 도시에서 이런 음악을 추종하는 동호인들이 있다는 것이 미래
에 그나마 명맥을 이어줄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 같은 분류의 종족으로
서 조금은 위안이 되어 돌아오는 발걸음을 가볍게 만든다..그들의 거침없는 성장이 계속되
기를 기대하면서...
우연히 얻게된 두장의 티켓...
가을이라 하긴엔 바람이 많이 차갑지만.. 어쨌든 좋은 음악으로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가장
가을다운 여행을 다녀온것 같다.. 나의 주변에 많은(?)사람들과 함께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
을 간직한체.. 그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