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주차:제1차 시기>> - 거리주보다는 페이스주, 인터벌 훈련을 중심으로!
1.18.(월)-오전:휴식
오후:플랭크 3분*3셋트+스트레칭
*.식단-아침:계란2개,
점심:굴국밥
저녁:계란1개,떡국
1.19.(화)-오전:휴식
오후:휴식
*.식단- 아침:계란2개,
점심:쇠고기(넉넉한 아랫시장 갈비탕에 쇠고기만)
저녁:훈제오리불고기
1.20.(수)-오전:7키로 인터벌(현곡아지트)+윗몸108+스쾃108+스트레칭마무리 : 추워~영하8도
오후:줄넘기1,500회(강한 스트록)+스쾃108+스트레칭 마무리(현곡아지트)
*.식단- 아침:계란2개
점심:쇠고기(갈비탕에 쇠고기만)
저녁:쇠고기(안강,꽃등심)
1.21.(목)-오전:11키로 인터벌+윗몸108+스쾃108+스트레칭 마무리(현곡아지트)
오후:10키로 지속주(황성공원-수도산)
*.식단- 아침:계란2개
점심:곰탕1그릇
저녁:찰밥
1.22.(금)-오전:휴식
오후:휴식
*.식단- 아침:찰밥
점심:자장면
저녁:찰밥
1.23.(토)-오전:5키로 페이스주
오후:휴식
*.식단- 아침:찰밥
점심:미피
저녁:찰밥
1.24.(일)-오전:06시~고성출발(서김해-마창대교-고성:2번국도)
09시30분~start!!(풀)
오후:휴식
*.식단-아침:김밥+김치(06시30분)
<<제2주차:2월24일 제2차 시기를 위한 훈련>>
1.25.(월)-오전:휴식
오후:휴식
1.26.(화)-오전:스트레칭(헴스트링을 중심으로)
오후:휴식
1.27.(수)-오전:11키로 회복주+스쾃108+스트레칭(현곡아지트)
오후:스트레칭
1.28.(목)-오전:휴식
오후:플랭크 3분*3셋트
1.29.(금)-오전:휴식
오후:휴식
1.30.(토)-오전:7키로 인터벌
오후:휴식(16:10~ktx 경주-서울)
1.31.(일)-오전:10:00~start!!(여의도:풀)
오후:휴식(18:30~ ktx 서울-경주)
*고성 소고*
복장:운동화 아인즈. 양말:인진지, 상의:긴팔티+토시+싱글렛, 하의:반타이즈+숏팬티+컴프레스, 두건:2개착용, 장갑:겨울용 두터운 털장갑, 고글, 파워젤3개,
***
내 생애 가장 추웠던 마라톤대회!
***
20년만의 강추위가 한반도를 뒤덮고 있는 상황이라고 연일 뉴스에 보도 되고 있었다.
남부지방인 이쪽 부근도 몇일 동안 영하10도권의 날씨가 계속되고..
24일 당일 서울은 영하18도, 대회가 진행되는 고성은 영하10도를 예보하였고.
옆지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는 당일 새벽06시 고성으로 향한다.
나는 철저히 믿고 있다. 지금도!
인간은 환경에 적응한다는 거. 아무리 낯선환경이라도 3개월내에 모두 적응한다는 거.
또한, 신은 인간에게 견딜수 있는 한도내의 시련만 준다는 거.
역시 인간욕구 1단계인 식욕,성욕,수면욕에 더하여 따뜻함과 편안함을 갈구하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통제하며 극복하려는 자는 강한 자임에 틀림없다.
여기에 메슬로우의 인간욕구5단계설을 부인할 수 없는 증좌가 있는 것이다.
오늘도 달리는 고속도로 위에서 김밥과 김치로, 손을 더듬어 가면서 마라톤용 식사를 한다.
왼손은 운전대를 잡고, 크루즈를 셋팅해 놓고, 어두운 고속도로 위 차내에서 식사 또한
인간의 미각에는 충분히 즐거움을 주는 원초적 행위이므로!
통도사 휴게소 가기전까지 차내 마라톤 식을 모두 마치고, 화장실에 볼 일 보고 양치질 하고, 이 모든 잔업을
10분내에 마무리 한 후 다시 시동을 걸어 고성으로 향한다.
휴게소에서는 차에서 내리며 밖의 기온을 체크해 본다.
싸아한 냉기가 온몸에 퍼지며 바람이 장난 아니게 분다.
순간 엄청 추위가 몰려옴을 느끼며, 오늘의 복장상태를 고뇌하지만, 빠른 결정으로 마무리 한다.
오늘의 레이스는 싱글을 목표로 뛸 것이므로! 싱글렛이라야 하지만, 겨울이므로 조금 보완하는 정도로...
이것이 오판일줄....헐~~~~
서김해 IC를 빠져 나가 마창대교를 건널 요량이다.
장유에서 잠시 헤메다가(사실 네비를 업 시킨지 오래라 새도로에 대한 인식이 없다), 창원쪽으로 가닥을
잡고 마산-창원-고성 방면 2번 국도 자동차 전용도로에 차를 올리니 새벽에 여명은 밝았는데 하늘이
무지하게 어둡고 컴컴하더니 잿빛 동녁에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이 추운날 눈까지 내리면....고성대회 코스를 잘 아는터라 바람도 장난 아닐 것을 예상한다.
대회장과 코스 날씨 모든 것을 알고 있으니, 외적조건에서는 내가 한수 위 아닌가?
시답잖은 자신감으로 무감각에 젖어 들며 스스로를 위로 해 본다.
대회장에 도착하여 차를 끝까지 가까운곳에 밀어 넣고, 화장실 갔다가 비닐옷 받아서 차로 돌아와
출발 30분전까지 차에서 대기하기로 하는데, 진우철인이 어찌 알고 찾아 왔고, 둘이는 끝까지 있다가
출발30분전 밖으로 나간다.
추워~~
뉴스에서는 영하 10도라고....
바람까지 부니 체감온도 영하20도라고...
까이꺼...그냥 안면몰수, 정면충돌, 못 먹어도 쓰리고다!
09시30분 출발.
초반 9키도 정도까지 2개의 언덕을 지날 때 까지만해도 추위는 그런대로
견딜만 했다. 머 춥냐 싶었는데.....
제1유턴지점을 지나서 부터는 마주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그렇게 세차고 차가울가 없었고,
고개를 들수 없었고, 앞으로 스피드 있게 나아 가지도 아니 하고,,,,1키로가 왜 그리 멀게만 느껴졌는지,,,
주로에 존재한다는 그 자체가 고통이었다.
순환코스.
가끔 중간에 뒷바람 구간은 견딜만 하다.
맞바람 구간이 전체구간의 90%정도 였다.
나는 훈련된 사람이고, 강도 높은 훈련도 했으므로
이정도의 혹한에는 충분히 완주할수 있다, 완주해야 한다..라고 수 없이 암시해 주며
달리자는 뇌를 더욱 자극 한다.
이럴 때 일수록 더욱 스피드를 높여라.
그러나, 다리가 추위에 굳어 부드럽지 못하다.
15키로를 넘어서자 포기하는 선수들, 걷은 선수들 점점 많아 진다.
바닷가....차갑고 잔혹한 바람이 너무 심하다.
앞으로 진행하는데 애로다. 호흡이 순조롭지 못하다.
넥 버퍼를 올려 입을 막으려 했으나 버퍼가 얼어 붙어 굳어 있었으므로 당겨 지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얼굴은 고스란히 노출 시킨 체 얼음보다 더 차가운 맞바람과 직접 대면한다.
혹시, 볼이 얼어 동상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속도는 늦추지 않는다.
달리는 속도와 차가운 바람의 속도가 더해지니 피부에 와 닿는 차가움의 강도는 엄청나다.
대략35키로 지점쯤에서는 볼에 더 이상 감각이 없어졌고, 턱은 얼어 입이 다물어 지지도 더 벌어 지지도 않는다.
마지막 5키로 남겨 놓고 정말 사투를 벌인다.
차가운 바람은 더욱 강도가 심해졌다.
눈물이 나는 것도 얼어 버린다.
위대한 자연앞에 인간은 한없이 쪼그라 든다.
현기증이 심하여 잠시 멈추어 뒤돌아 걷는다.
혹은, 그냥 걷기도 하다가 다시 달린다.
엠브란스는 쉼없이 웽웽그리며 지나 간다.
누군가 스러졌나?
나도 이런데 후미 주자들은 얼마나 더 고통스러울까....
오늘따라 42키로가 왜 이리 길지???
나머지 2키로 남겨 놓고는 온 몸에 힘이 빠지면서 축 늘어 진다.
더 이상 추위도 없고 바람도 없고 세상이 모두 고요하다고 느끼는 순간
골인한다.
골인아치의 전광판은 3시간9분 20초를 가리키고 있다.
손목시계는 3시간12분을 지나고 있었다.
골인지점에서 맞이해 주는 경주의 런너들로부터 위로를 받으며
아무것도 귀찮고 메달만 받아서 바로 차로 돌아와 몸을 녹이니
곧 이진우철인이 3시간18분대 기록으로 골인해 왔다.
둘이는 30분 가량 몸을 녹이며 정신을 차리니 추위에 얼었던 신체 모든 부위에
다행이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
힘든 레이스 하나를 마쳤다.
3시간 남짓 동안 나는 진정 지옥을 맛 보았던 것이다.
내 달리기 역사에 남을 만한 추운날씨로 기록될 것이다.
배고픔과 허기짐을 참고 경주로 휑하니 올라와 따뜻한 사발면 한개를
먹으니 천상천하유아독존 이었다.
휴~~~
2016. 1. 25. 월요일 아침
동부동 사무실에서~~
***
*여의도 소고*
이제 ktx로 이동하는 것이 편하게 적응되었다.
좀 복잡하긴 하지만, 혼자 여행하는 것에 익숙하고 고독한 마라닉을 즐기는 나로서는 딱 맞다.
차라리 시끄럽거나 아기 울음소리 들리거나 혹은 전후좌우 주변에서 코트를 벗어 걸기전 턴다거나
하는 모든 인간의 원천적 모습과 행위들이 불쾌감으로 다가온다.
나이 탓인지 아니면 고독을 즐기는 내 스타일 탓인지 조용하게 침잠하여 사색을 즐기는 나와는 맞지 않다.
토요일 도착한 서울역은 여전히 붐빈다.
수많은 사람들로 웅성거리는 서울역은 언제나 그렇듯 수많은 사람들에게 수많은 사연들을 퍼부어 낸다.
어떤 사연일까. 아름답고 고운 처자가 눈물을 보이며 차창밖 남자에게 손을 흔든다.
크게 궁금하지는 않다.
공항철도를 이용하니 공덕을 거쳐 20분이면 집에 도착한다.
집 주변에 나와 가볍게 국수와 만두로 저녁을 마치고 휴식에 들어간다.
편하다.
당일.
마라톤 출발시간 10시라 집에서 8시50분에 나선다.
당산에서 갈아타고 여의나루역에 도착하니 예외없이 밖에서 찬바람이 쏴 하며 온몸을 휘 감는다.
이곳에 이 시간에 전철에서 쏟아져 나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늘 대회 참가하는 선수들이다.
여의도 한강 시민광장. 이곳은 늘 변함없이 그대로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주최측과 냉기를 타고 흐르는 스피커 소리.
길게 늘어선 물품보관소 앞 행렬.
현재 영하 5도.
그기다 바람까지 더해지니 한강바람이 무척이나 차갑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수들이 나왔네.
대단하다.
이 많은 사람들을 보니 나는 게으른 편인가 싶다.
인간은 늘 상대적 편의성을 가지고 자기를 비교하며 스스로를 평가하곤 하지.
추워서 선뜻 탈의를 하기 싫어 한참을 망설이며 한강을 응시하며 멍 때리고 있어 본다.
꽁꽁 얼어 있는 한강.
여름이 되면 또 저곳에서 헤엄칠 내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은 이 추위를 잠시 잊으려는 얄팍한 두뇌회전인가.
올해도 은총이대회가 저 건너편 한강에서 열릴 것인가.
출발15분 전이라는 대회 진행자의 멘트를 듣고 언릉 옷을 벗는다.
길게 늘어선 물품보관소 행렬에 나도 합류하여 물품을 맡기고 나니 5분 남는다.
혼자 잘 하는 스트레칭을 조금하고 50미터 정도 조금 달려 주고,,,
집을 나서기 전에 스트레칭을 모두 하고 나왔으므로, 그대로 달려도 문제 없다.
복장도 지난주 고성대회때와 똑 같이 했는데 추웠으므로 비닐옷을 덧 입었으나 여전히 춥다.
문제는 화장실인데....
초반 양화대교 방향으로 달리는데 바람이 너무 심하여 누군지 모를 뒤에 붙는다.
스피드는 대충 비슷하다.
자세히 보니 아는 선수들도 몇 있다.
이정숙 선수가 내 뒤에 붙는다.
이거 낭팰세....
혼자 달리는 것 같지만, 사실 나 같은 마라토너는 나 자신과 42키로를 달리는 동안 수없는 대화를 한다.
대화 내용은 시공간을 초월한 상상 그 이상이다.
나에겐 그것이 마라톤의 매력중 하나다.
오늘 풀은 하프를 2회전하는 것으로 구성되는데, 1반환점에서 돌아 16키로 지점쯤 오는데 간절한 화장실 생각에
한강변 갈대밭으로 뛰어든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으로...흐흐흐~~~
대사를 치루는 동안 주로에서 들려오는 후다다다다다~~~많은 선수들이 달려 지나가는 소리들......
역시 오늘은 2시간 전에 아침을 먹은것이 체 소화가 덜 되었구만,
사실 오늘 아침에 고의로 일부러, 잠자리에서 일어는 났으되, 식사를 하기 싫어..
망설이다가 2시간전에 김과 김치로 3분의2공기 정도 식사를 해 주었는데, 이것이 이제 신호를 보내 왔나 보다.
한참을 고뇌(?)하고, 다시 주로에 자연스레 들어 왔다. 걷다가 서서히 달려 본다.
한결 몸은 가벼워 졌으나, 함께 달려 온 그룹들은 모두 저 만치 멀리 가버리고 보이지도 않는다.
하프(골인지점)통과 1시간35분 후반..ㅋㅋ
똑 같은 곳을 또 한번 갔다와야 한다.
맞 바람은 여전하고 체감온도 대략10도 정도 되는 듯. 입이 얼얼하다.
양화대교 아래를 두번째로 반환하고 이제 골인지점을 향하여 힘을 짜내 본다.
이제부터 대략10여 키로는 등바람.
최선을 다해 스피드를 올려 보지만 전반에 까 먹은 시간탓에 싱글을 놓쳤네.
3시간11분.
30위까지 시상하는데 22명이 섭3, 나머지 8명은 3시간6분까지.
조용히 짐을 챙겨 다시 5호선 여의나루역 2번출구를 이용하여 마포를 경유하고 공덕에서 공항선으로
갈아타고 다시 홍대입구역에서 집으로 걸으니, 아침보다 휑하니 더 춥다.
집에 돌아와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휴식을 취하니, 만사 편하다.
저녁6시30분발 서울역.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종종걸음으로 걷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에 손에 하나씩 들고 있는 휴대폰 속으로 빠져들어 있다.
협소한 ktx일반실.
내 자리를 찾아 좌석에 폭 앉으니, 옆자리에 아가씨가 나를 경계하는 눈치지만 무시해 버린다.
잠을 청하려 하는데 내가 가입한 밴드와 카톡에서는 수없이 들들 소리를 내어 자신을 보라며 귀찮게 한다.
이 모든 매체들이 때로는 나에게 엄청난 공해로 다가온다.
이선희의 인연 연결고리를 틀어 이어폰을 꽂은체 그대로 잠이 들어 깨어보니 동대구,
신경주역으로 매번 마중나온 옆지기 덕분에 나의 고독한 또 하나의 마라닉은 끝이 난다.
2016. 2. 1.
동부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