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경문학 제34집 게재용 김성호의 신작시조 5편 발송
1. 출항 외 4편
김성호
거제도 귀향하여 하룬들 맘 편했으랴?
3항사 자격습득 4년을 급속 획득해
태평양 항해의 열망 이루려는 탐욕에
아직은 태백산맥 제대로 못 오르고
설악산 내외금강 늦가을에 돌아와서
정초에 한라산 올라 깃발 들고 웃었지.
돌아와 머뭇머뭇 수로를 외워가며
진종일 묵화 유화 절후 잊고 숙련하여
기어이 격랑 휘돌아 비취 물결 건너리.
옹고집 몰아 떨쳐 미련 욕심 비워
혼신이 가벼워야 태백산 능선 내려서
부산항 고동 울리며 태평양을 건너지.
항해도 암송하며 범고래 피하면서
소라섬 옥석 괴암 협곡 파랑 살피며
보물섬 탐하지 않고 갈매기랑 돌아오리.
2. 트로트 슬픔
아픔을 초극해야 첫사랑 활짝 피워
죽도록 쓰라려도 난경을 돌파하여
햇살이 폭풍우 지워 가지마다 열매 맺지.
슬픔은 슬픔으로 기쁨은 기쁨으로
쓰라려 신음하며 기뻐서 칭송해도
영원히 떠나간 사랑 꿈결 속에 오려나?
이별은 추억 속에 연년이 나부끼다
슬픔을 헹궈내야 새 애인 찾아와서
부싯돌 와락 일으켜 오색단장 펼친다.
장음계 도레미 솔라 단음계 라시도 미파
유쾌히 가창하여 흥겨움 발돋움 해
사랑도 희노애오욕 넘어서야 피어난다.
일 년을 파도치고 석 달을 햇살 내려
봄 여름 울울창창 산림을 에워싸며
엄동한 겨울잠 깨어 험산준령 넘는다.
사랑해 사랑 않고 미워해 미워 않아
이별해 슬픈 마음 애증에 목메지 않고
헤어져 아련한 사랑 추억 함께 그리네.
3. 봉별
보내고 하루인들 맘 걱정 없겠는가?
기어이 힘찬 걸음 준령을 넘어서면
동틀 녘 눈부신 태양 흑암험로 밝히려니.
저녁 놀 사라져도 총총총 별빛 돋아
여저기 귀가 행로 골목길 찾아가면
고향집 꽃동산 가득 치자향훈 반기리니.
내 설움 이겨내야 네 슬픔 씻기면서
폭풍우 지나갈 때 무지개 솟아올라
이 세상 미움 이제 그만, 슬픔을 지우라네.
내 먼저 떠나가야 그대와 헤어진다.
망설여 맘 졸이다 새 연인 못 만나기 전
보내도 넉넉한 사랑 타향에서 꽃피울까?
추억을 지운다면 무엇이 남겠는가?
마음 속 향훈 보옥 그대에 돌려주어
봉별의 사랑이 총총총, 슬픈 마음 맑히네.
4.네게로 오라
그대여 내게 오라 지금은 못 닿아도
새날이 밝아 오면 가뿐히 느릿느릿
서녘 놀 잠들기 전에 너울너울 깃 떨치며.
그대여 내게 오라 모래펄 묻히기 전
휘영청 보름달밤 나뭇가지 비껴서며
머리칼 흩날리면서 진달래꽃 춤추면서.
비바람 몰아쳐도 그대여 내게 오라
지우산 찢기는 날 폭풍우 흠씬 젖어
옷고름 서툴게 접은 내 모습 싫어도
그대여 내게 오라 칠팔월 태풍 노도
날 벼락 끝나는 날 신기루 아른아른
해당화 눈부신 사랑 모래밭에 꽃피우듯.
5. 창일(漲溢)
지구상 뭇 목숨들 폭풍우 천둥치면
바위 틈 굴속에서 깃들 집 숨어들고
대양은 격랑 물보라로 어깨 둘러 춤추지.
하루에 만 팔천 번 오가면서 헐떡이면
어패류 해초 함께 후벼 파서 몸 아파도
한번을 잠들 수 없어 물보라 일으키네.
과욕에 청순 뺏긴 철부지 해적되어
보석을 훔쳐올까 여인을 홀려볼까
신천지 개척의 역사 바람둥이 일기장.
지상의 부끄럼 죄 여기선 씻어내라
바다는 무엇이든 그대로 용서하여
네 몸짓 멈출 때까지 밤 새워 기다리네.
바람에 물어볼까 파도에 들어볼까?
네 진정 노도 폭포 한사코 건너는 길
저 깃발 항구에 오르면 알려줄까?
폐기물 묻지 않고 강물에 흘려보내도
대양은 보듬어 안고 한 마디 말을 않고
태강풍 휘몰아칠 날 그날만을 기다리지.
독극물 마다 않고 스트로폼 난무하여
물고기 고둥 조개 다시마 미역 파래
삼키다 뱉은 저 세균 먹어도 온전할까?
탐욕을 비워내고 허랑을 씻어내면
햇살이 길 밝히고 달빛이 꿈길 열어
남북양 곤곤한 파도 교향악을 울리리라.
폭포쳐 일렁여도 깃들집 돌아오고
쓰나미 흔들어도 깃들집 찾아오면
달과 해 빛살 껴안고 억만년을 기다린다.
큰 고기 따라오면 진펄물 일으키고
곰 상어 좇아오면 깃들집 들어가서
수궁궐 물보라 행복 잠시라도 누릴까?
김성호(金聖浩) 약력(略歷)
• 월간『현대시』 2002년 ‘신인추천작품상’ 등단, 계간『시조문학』 1994년 추천완료 • 시 집 :『소리의 하늘』,『소리의 여행 』,『보도블록에 깃든 숨결』,『연약함이 강함을 용서한다』
• 비평서 :『한국대표명시선 해설』 , 『유치환 연구 -상승의지와 반항적 태도-』
• 주 소 : 532-73 경상남도 거제시 사등면 가조로 363-5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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