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 단원이건 협조 단원이건 간에 레지오 단원이면 누구나 늘 뗏세라를 지니고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입단과 동시에 뗏세라를 받게 됩니다.
뗏세라는 라틴어로 출입증, 승차권, 회원증, 신분증 등의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군사 용어로는 고대 로마 군대에서 암호를 적어 돌렸던 네모난 표찰을 가리킵니다. 로마 제국 시대에 흩어져 살고 있던 군인과 그 가족 또는 귀족 사회의 친구와 그 가족들이 서로 만나거나 거주지를 방문할 때 뗏세라를 보여줌으로써 출입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또 로마 황제의 박해 시대 때 신자들이 서로를 방문하고 알아보기 위한 암호로서 물고기 그림을 사용한 것에 비길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라는 그리스어의 첫 글자를 따서 모으면 물고기(익튀스, ΙΧΘΓΣ)라는 단어가 됩니다. 이것은 오늘날 작전 지역에서 야간에 암호를 알고 있어야 통행과 출입이 허용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레지오 마리애의 뗏세라는 레지오의 기도문과 그림이 실린 낱장의 인쇄물로서 한마디로 ‘단원증’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뗏세라의 규격은 가로 11.5cm, 세로 17.5cm이고 분량은 12쪽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작은 규격의 뗏세라를 수첩에 끼워 사용하기도 합니다. 뗏세라가 지닌 특성은 레지오의 기도문과 그림 외에도 세계의 모든 레지오 조직에서 두루 통용된다는 점과 단원들 사이의 소속감, 친밀감, 형제애, 일치를 드러낸다는 점입니다.
뗏세라를 지닌 신자들을 보거나 만나게 되면 서로 모르는 사이인데도 한 형제자매처럼 반가운 마음이 들게 됩니다. 여기에 어느 단원의 체험담을 옮겨 봅니다.
“몇 년 전의 일이다. 대구대교구의 자매 교구인 대만 대중교구를 교구장님을 따라 신자 20여 명이 함께 방문한 적이 있었다. 방문 일정 중 하루는 우리 일행과 그곳 교우들과 함께 미사를 드린 후에 다과회를 가졌다. 그때 메모할 것이 있어서 수첩을 펴는데, 그 속에 있는 뗏세라를 보고 그곳 신자 한 분이 자기도 레지오 단원이라면서 반가워했다. 우리는 언어소통이 잘 되지는 않았으나 같은 레지오 단원이라는 이유로 오랜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며 친숙하게 지냈다.”(레지오 마리애, 제94호, 77-78쪽)
행동 단원들도 협조 단원들처럼 매일 뗏세라의 모든 기도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은 종교의 박해 시대가 아닙니다. 신앙과 종교의 자유를 누리고 있는 이 시대에 레지오 단원들은 뗏세라에 있는 레지오의 기도를 사람들 앞에서 떳떳하게 바침으로써 살아 있는 신앙을 증거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단원들은 단원증인 뗏세라를 늘 가지고 다니면서 레지오의 기도를 하루라도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교본 목차에 따른 레지오 마리애 훈화집> 193-195쪽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