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모기가 있기는 하지만, 가을의 느낌을 물씬 느꼈던 이번 탐험대였지요.
여러 이유로 어치모둠은 채윤이와 김해팀에서 보강 온 지성이와 지아 셋이었답니다.
처음엔 어떻해~~ 했지만, 우리가 누굽니까?
탐험대로 잔뼈가 굵은 친구들아닙니까? 그래서 결론은 너무 잘놀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겁니다.
함께 하지 못한 친구들도 다음달에는 꼭 함께 하도록 해 주세욤^^
이번 달에는 좀 더 높이 올라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처음 가보는 길로 내려오도록 할게요.
종점은 같지만, 다른 길로 이동해보는 새로운 느낌을 가져보렵니다.
숲의 입구에 가방을 두고 크게 한바퀴 돌아오려 합니다. 많이 걸어야 하지만 편평한 길이므로 어치는 전~~혀 걱정을 하지 않았답니다. 입구에서 맛있는 간식과 물을 먼저 먹으며 산행준비를 합니다. 가방에도 물과 간식을 챙겨 넣고...
자~~ 이제 보니 바로 출발할 준비가 되었네요.
세상에 어쩜~~ 우리 지성이가 도토리모자를 주물럭거리더니 국자를 만들었네요. 너무 깜찍하지요. 우연히 그렇게 했는지 아니면 일부러 만들었는지 자세한 설명이 없는 천상 '경상도 남자'인 우리 지성이는 국자를 어치에게 가지라며 쓰윽 내밉니다.
창의력이 돋보입니다 ㅎㅎㅎ. 지아는 오빠의 국자를 보고 어치에게 해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뭔가를 만들어 보입니다. ???? 뭔지 잘 모르겠지만 오늘 탐험대를 시작하는 지아는 뭐든 100점 입니다. 지아야 100점~~~!
결국엔 모두 숲으로 돌려줄것이지만, 상수리나무도토리가 얼마나 실한지 우리들의 욕구를 자극합니다. 밤처럼 먹는 것도 아니요, 집에 가져갈 것도 아니건만, 어치와 친구들은 홀린 듯 도토리를 챙겼답니다.
여기저기에서 보이는 도토리가 차바퀴에 부서지지 않도록 길가로 모으면서 너무 예쁜 것은 하나씩 주워봅니다. 이걸 먹기도 하는 다람쥐는 도토리가 보일때마다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요? ㅎㅎ
채윤이가 재빨리 뛰어 차단기위에 앉습니다. 전에 우리 여기 매달리고 놀았던 기억을 하는 것이겠지요. 이제는 좀 컸는지 매달리지는 않는 채윤이... 동생들은 이곳에 매미마냥 대롱대롱 매달렸답니다.
나뭇가지모양을 하고 있는 애벌레는 '가지나방'종류의 애벌레로 보이는데... 잘 검색이 되질 않네요.
아래는 광대싸리열매랍니다. 저것이 터지는 거 정말 재밌는디..... 시기가 일러 체험은 못해봤어요. 10월달엔 다 터져 있겠져..
뭐든 때가 있다는거... 그걸 깨닫게 되네요. 안달복달하지 말자... 다짐합니다.
도토리가 하나 달린 가지가 땅에 떨어져 있지요. 도토리거위벌레가 도토리에 알을 낳고 가지를 자릅니다. 알에서 태어난 애벌레는 땅속에서 겨울을 보내지요. 도토리 한 알만 잘라보기로 합니다. 투명한 알이 보이지요?
손대면 톡!하고 터지는 물봉선 열매도 재밌었고, 옷에 붙어가는 털진득찰도 재밌었죠.
딱 지금 계절에 체험할 수 있는 식물친구들입니다.
두장이 나란한 잎도 그렇고, 줄기에 붙은 턱잎도 나비같지요? 그래서 나비나물. 식물에 '나물'이라는 접미사가 붙으면 먹을 수 있다는 뜻이에요. 일부 식물을 제외하면 대부분 식용이지요. 콩이 열리는 콩꽃이 피었어요.
누가 이렇게 먹었을까요? 이 자체로도 그냥 예술입니다. 잎살만 먹고 잎맥은 질겨서 소화가 잘 되지 않으므로 이렇게 투명하게 남겼네요. 생물이 먹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누가 먹었을까? 몹시 궁금....
예술에는 우연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아무렇게나 씹어도 이렇게 멋진 무늬가 나오는 칡잎 놀이도 그대로 예술이지요. 이렇게 연습하다, 나중에는 의도한 대로 무늬가 나오기도 하겠지요. 그럼 더 신날것 같아요.
작은 구슬을 콕콕 박은 것 같은데, 혹파리의 혹이랍니다. 저기에 알이 들었거나 애벌레가 들었겠죠? 오돌도돌 한 것이 피부에 난 돌기같아요. 으으으~~~
요즘 하늘이 왜 일케 멋진 것인가요. 매일 매일 산책할 기분이 나는 매일입니다. 이곳 통도사의 높은 숲에서 보이는 하늘은 더욱 더 환상적입니다. 그렇게 많이 걸은 것 같지 않은데 우리는 꽤 높은 곳에 와 있습니다.
인간은 '기록하는 인간'!!
우리 탐험대원들이 도~~저히 못가겠다고 아우성일때, 이곳에서 사진을 한컷 찍었더니 바로 기운이 나더군요.
우리 벌써 봐봐~~ 이렇게 높이 올라왔쟈나. 엄마 아빠가 보시면 깜짝 놀라실텐데? 사진 찍어야지? ㅎㅎㅎ
지아는 속으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탐험대?? 흥!! 이렇게 힘든 거였어? 할까 말까?"
다리에 힘이 빠진 듯한 지아는 언제 내려가냐며 자주 물었지만, 그래도 안간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 정말 기특한 친구였어요. 스스로 참아보려는 애씀. 그리고 목적지를 기대하는 즐거움이 묘하게 교차된 듯한 지아였답니다.
어치도 정말 신났던 장소였지요.
밋밋한 숲길을 오르는데 어디선가 물냄새가 나더니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보이는 겁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 나무의 뿌리가 물을 가두어 한참동안 쓸 물을 저장하는데, 중력때문에 아래쪽으로 물을 계속 흘려보내게 되어요. 그 물이 모여 계곡이 되는 것인데, 여기 이곳에도 계곡의 시작이랄까? ㅎㅎ 시원지가 있네요. 우리 친구들 모두 난리났어요. 습지생물처럼 느무 느무 좋아하며 달려들어요. 각자의 모습대로 노는 모습을 보니 정말 행복합니다.
미끄러지고 빠지고 난리 난리였지만, 우리 친구들의 얼굴은 행복 그 자체였어요.
오래 놀았지요. 여기저기서 배고프다는 아우성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왜 어치는 아직 배가 고프지 않은걸까? 배가 고파야 발걸음이 빨라질텐데.... 어치는 조금 더 보고 싶고 조금 더 놀고 싶었지만, 친구들을 따라 내려갈 길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 길로 쭈욱 내려가면 우리가 늘 지나는 논을 만나게 되지요. 진짜루 숲을 커다랗게 한바퀴 돌아내려갑니다.
이 길로 내려가 익숙한 길로 내려가자 친구들이 신기해합니다. 이렇게 연결되는구낭~~~~
책에서만 보던 노루궁뎅이버섯 발견!!! 정말 먹음직스럽네요. 몇몇 친구들이 막대기로 쑤셔 부서지긴 했어도 예뻐 보입니다. 숲의 누구든 이 버섯을 맛보겠지요? 우리는 그저 구경만 하고 내려갑니다.
편백나무는 껍질이 세로로 벗겨지는 특징이 있어요. 채윤이는 이것을 벗겨서 요리를 할 거라고 열심히 작업을 합니다.
신나게 벗겨져요. 너무 심하게 벗기지만 않으면 나무에게 도움이 되지요. 오래된 겉껍질은 봄에 모두 떨어트립니다.
그 수고를 우리가 덜어주는 것이지요.
간식을 먹었던 곳에서 짐을 모두 싸들고 숲으로 이동합니다. 그곳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신기한 것들이 있을까요? 우리 친구들은 이곳에서 무엇을 하며 놀까요? 기대감을 잔뜩 쟁여 넣고 길을 갑니다.
어치는 오늘 숲의 열매와 이른 단풍을 이용해 햄버거와 간식을 만들어보고자 기획을 해보았어요.
일단 주변의 열매를 모두 모읍니다. 그리고 단풍잎과 떨어진 잎들도 모아 봅니다.
높은 산에 올라갔다 와서 힘들법도 한데, 오빠들과 똑같이 활동하는 지아랍니다. 아주 믿음직했어용. 광민이 오빠랑 어느새 한 팀이 되어서는 굴피열매랑, 솔방울이랑, 도토리를 모으고 있습니다. 어치가 그릇을 빌려주었더니, 한개라도 떨어트리지 않으려고 집중 또 집중합니다.
열매를 찾으러 다니다 힘이 많이 빠진 털매미를 발견합니다. 거의 제일 나중에 나타나는 매미지요. 장난감처럼 예뻐서 가지고 싶었던 친구였어요. 자세히 보면 털이 좀 많지요? 매미허물에도 털투성이인데, 배쪽에도 흰털이 제법 있네요.
ㅎㅎㅎ. 다시 보니 정말 맛있어보이네요.
우리 친구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손을 거쳐 뇌로 전해지는 소리가 들리네요. 어치는 상상도 하지 못한 귀엽고 멋지고 기발한 찰흙음식들이 전시됩니다.
요정들이 밤에 즐기라고 한켠에 모아 정리했습니다. 우리 친구들은 벌써 놀러가고 없구요^^;;
다음달에 다시 이곳을 찾으면 어떻게 변해있을지 궁금하네요.
드디어 미끄럼놀이터에 도착했습니다. 오빠들이 거침없이 위로 올라가니 우리 지아도 어느새 정상부근에 있습니다. 거기에서 미끄럼을 타고 내려오는데 지아분신들이 분리됩니다. 신발도 벗겨지고 오빠들이 챙겨 준 나무지팡이도 멀어지고.... 그러나 침착하게 우리 지아는 다시 분신들과 합체합니다. 역시... 오빠들하고 자라서 그런지 독립심이 강하네요.
우리 채윤이가 무엇을 하는 걸까요? 곰솔모둠 친구들이 위에서 작업을 하면서 돌을 굴리자, 그 돌을 막겠다고 나무를 심고 있습니다. 가지가 많이 갈라진 부서진 나뭇가지를 들고가서 힘들여 힘들여 심고 있습니다. 이 나무가 자라면 친구들 때문에 굴러오는 돌을 맞지 않는다는 논리를 펴면서 작업합니다. 마음이 정말 예쁘지요? 동생들과 친구들도 함께 합니다.
지성이가 이곳을 체험한 것이 몇번 될까요? 오늘 보니 매달 체험했던 것처럼 능수능란하네요. 잘 올라가지 못하는 동생까지 도와주면서도 여유가 넘칩니다. 우리 지성이 다 컸네요. 다른 사람의 아픔과 힘듬도 돌볼 줄 아는 멋쟁이랍니다.
경사가 꽤 급해서 위에서 보면 아찔하답니다. 샘물샘이 위에서 어린이들을 지켜보고, 어치와 괭이밥샘이 아래쪽에서 친구들을 살핍니다. 이런 곳에서 미끄럼타는 어린이들은 우리밖에 없을 것이라 자부합니다!!!
선배들이 타는 것을 보면서 조금씩 용기를 내는 탐험대!! 어른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놀이속에서 배우며 해내는 진정 우리는 자연인입니다. 우리 탐험대원이 만든 미끄럼틀이여 영원하라~~
나뭇잎뒤에 붙어 있었어요. 모르고 잎을 잡았다가는 손이 얼얼할 정도로 독을 맞지요. 어치는 한번 경험을 해 봤기에 늘 잎을 만질 때는 조심한답니다. 뾰족한 독침에 분비물까지 내뿜어 자신을 지키고 있어요. 움질이지 못하는 번데기라서 모든 전략과 힘을 짜내 스스로를 지키는 나방입니다.
베어낸 벼의 그루터기에서 다시 벼가 올라옵니다. 8월에 추수하고 8월말이면 그만 자라는게 정상인데, 작년에 보니 10월까지 계속 자라서 볍씨를 맺었더군요. 올 10월달에도 다시 체험할 수 있을거라 기대해 봅니다. 우리 나라의 평균기온이 높아져서일까요. 요즘 계속 낮기온이 높아서 잘 자라나봅니다.
이제 하산하여 집을 가는 길입니다. 곰솔모둠의 친구들은 물속에 들어가고 싶어 몸살을 합니다. 아서 아서~~~
이제 가을이란다. 지팡이 하나 물에 던져놓고, 들어가서 꺼내오면 안되냐며^^;;
어찌 어찌 물을 당겨보고 기다려도 지팡이는 손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냥 포기!!!
하늘을 올려다 보세요. 양떼구름은 가을구름입니다. 수분도 적절하고 찬기도 적절하고...
요즘 하늘 보는 재미를 가지신 분 많지요? 올해 여름부터 지금까지 유달리 하늘이 매일 예쁩니다.
저녁 6시즈음부터는 아름다운 노을이 하늘을 물들입니다.
하루 피곤한 일이 있었더라도, 많은 일을 해서 노곤하더라도 하늘을 보시면 마음이 화악 개일 것 같습니다.
탐험대 친구들과 꼭 하늘을 봐주세요^^
이번 달에도 정말 즐거운 탐험대였습니다.
첫댓글 선생님~ 친구들이 만든 햄버거~ 너무 사실적으로 잘 표현되었는데요? 인형같은 조형물들도 너무 귀여워요~
조물조물 만들고 있었을 아이들 생각하니 미소가 나네요~^^
집에 와서 직접 만든 햄버거 자랑을 얼마나 하는지!!
채윤이가 어디가든 적극적이고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는 그동안 어치쌤이랑 곰솔쌤이랑 함께 했던 시간이 누적되어서 생긴 마음의 힘 덕분인것 같아요
이번 탐험 시간도 한껏 즐기고 와 신나게 통통 튀며 자랑 삼매경이었답니다
늘 좋은 시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채윤이가 늘 숲체험역사를 자랑한답니다^^ 어치가 아무리 잘 해도 그걸 잘 받아 버무려주시는 부모님이 아니라면 아무 효과없지요. 채윤이보면 엄마아빠가 보입니다. 늘 이대로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