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항구, 군산
유옹 송창재
시끄러운 낭만이 있었다.
짜디 짠 전설은
끼룩거리는 늙은 갈매기
목 속에 잠겨 있었다.
어디 그때도 저 물이 저랬을리야.
뜬다리 밑바닥엔 따개비가 따닥따닥했고
나 모르던 시절에는
누런 나락 도둑배가
항구에 그득 했단다.
뜬다리 무너질까 살금살금 디뎌
건너 장항 제련소 굴뚝을 찾았었다.
연락선 뱃머리에는
모자 삐딱하게 쓰고
책가방 옆구리 잡고 서서
최대한 불량한 멋진 폼으로
기대 선 친구도 있었다.
항구에
겉멋 든 깃발 꽂은
고기잡이 배들은 풍요했지만
내 머리 속의 풍경은 그때가 아니었다.
늙은 갈매기 한 마리
추억의 배맡을 배회하건만
찍어갈 고기 한 마리 띄질 않아
부잔교 꼭대기에서
옛 추억을 더듬고 있다.
통통통 소리가 들린다.
뱃머리에 서서
모자를 흔들어대며
먼 외국에라도 떠나는 듯한 친구들의
건강한 웃음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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