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간밤을 뜬눈으로 지새운듯 합니다.
여행이 주는 설레임은 나이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말이 맞습니다. 맞고요.
주문한 깁밥을 찾아서 나선 길엔 푸른신호등만 들어옵니다
앗싸라비야~~~~무언가 잘될것 같은 근거없는 믿음이 생깁니다.
예년에 비해 늦은 봄날. 행여 봄바람 세찰까봐 큰소리도 못내고 기다렸던 시간이었어요.
일때문에...집안 사정으로...부모님.가족 건강문제로.. 마음은 봄날 기다리는 성춘향이인데
답사를 떠나지 못하는 여러분들께 잘다녀오마고 문자를 보내고 휘리릭 날았습니다.
버스가 늦는 바람에 아이고 ~~어쩌나 했지만 문화재 답사반의 저력은 어딜가나 햇살짱!!!입니다.
담양
가보고싶지만 선뜻 나설만한 거리가 아닌곳이라
마음만 두고두고 설레이던곳 이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곳은 鳴玉軒 . 오이정에 이어 오기석이 지은 정자 명옥헌은
작은 섬하나 가운데 모시고 배롱나무 울창한 연못과 자연스럽게 흐르는 물을 이용한 지혜로
산세를 거스리지 않고 자리한 정자.명옥헌.
남도의 자부심이 가득한 모양새입니다.
정자엔 가운데 방이 있고 아궁이가 있으니 쌀쌀함을 피하는 선조들의 현명함이 보입니다.
고즈넉한 바람. 눈 아래 내다보이는 연못과 戀君을 의미하는 작은 섬.
당시 선비들은 그것을 현실도피라 생각하지는 않았겠지요.
먼길에 늦은 시간이라 담양의 유명한 떡갈비를 먹으러 고고씽합니다.
두말이 필요없는 한우 떡갈비로 배를 가득 채우고 나니 공부하자!! 의욕이 팍 팍 솟습니다.
그 이름도 유명한 소쇄원. 제가 아는 소쇄원은 한정식집 이름이었는데 ㅎㅎ
조선 중종때 스승인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죽자 . 그 제자 양산보가 은둔하며 조성하기 시작하였다는
소쇄원은 일종의 별장 개념으로 민간정원이라 하는데... 그 규모가 참 놀랍기도 합니다.
돌담과 아름드리 나무, 대봉대와 광풍각 그리고 제월당이 남아있습니다
주인이 주로 거처하며 독서를 하였다는 제월당엔 검게 그을린 아궁이와 용도를 짐작만 하였던
다락 같은곳이 있네요.계곡옆의 광풍각. 귀한 손님을 맞이 한다는 대봉대등..
현재 남아있는 소쇄원도에는 정자가 8개였다 하니 가히 규모를 짐작하겠습니다.
양산보이후 15대가 꾸준히 가꾸고 있는 우리나라 민간정원의 최고라 할만한 곳입니다.
명옥헌의 소박하고 조용한 이미지와 많이 다른 규모이지만 선비의 곧음은 같은가봅니다.
담양길을 달리니 눈에 띄는 것은 "바르게 살자" 입니다.
바르게 살자..대나무처럼.
담양군에서 조성한 대나무숲 죽녹원으로 향합니다.
늦은 오후시간. 바람도 없으니 댓잎의 사각거림은 들리지 않았으나
죽순이 솟아나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합니다.
크기가 다른 죽순들이 스스로 자라는 성장과정을 보여주는듯 다양합니다.
두손잡고. 깔깔깔 웃으며 걷는 길. 죽녹원입니다.
죽녹원앞 관방제림......와우~~~~조선 인조때 부사 성이성이 조성하였다는 제방엔 방풍림으로
조성한 아름드리 활엽수들이 자리하고, 늦봄 오후 고요하고 나른한 햇살이 비춥니다.
아..저 평상에 두 다리 쭉 펴고 누워, 솔 솔바람 손길 느끼며 잠시 잠이라도 청하면 좋겠다 싶습니다.
경로석이란 팻말에 고개 돌리고 걸어 가지만 ,숫자만 아닐뿐 몸은 경로우대석 이라 부르짖고 싶었습니다 ㅎㅎ
메타세콰이어 길을 지나며 생각합니다.
길..................
오늘, 달리고 걸어온 수많은 길.
그 길에 우리 함께 하니 웃음이 없을수 없구나!!
오늘도 옷고름 입에 물고~~~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그 노래가 자꾸 맴도는 까닭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지난밤 ***샘의 노래솜씨가
훨등했던가 봅니다. ..참 ...구성지다. 어쩜 이리 표현할수 있었을까 ..감탄이었습니다.
하루 답사도 의미가 깊지만 자리깔고 누운 ,방안 답사 또한 그 깊은 정을 어찌 말로 할수 있을까요.
간밤엔 인천에서 보기 힘든 많은별도 보고, 아침엔 코끝을 싸하게 만드는 신선한 공기와 인사했습니다.
안녕~~꿀모닝~~
9시전.선암사로 접어드니 입장료가 공짜입니다. ㅎㅎㅎㅎ 이런 일이 있음 괜시리 비시시 쪼개게 되네요.
혼잡하지 않은 신록의 길. 초파일을 앞두니 연등이 장관입니다.
태고종과 조계종의 양종대본산 조계산 선암사는 선원.강원.율원을 갖춘 총림이라 합니다.
28년전 대학2학년때 답사라는 이름으로 왔다가 사진만 남기고. 기억엔 존재하지 않았던 선암사는
고목만이 저를 기억합니다. 봄꽃이 한창이고 연한 이파리들이 바람에 춤을 추는 5월의 한날.
정원을 거니는듯 아름답고 오밀조밀한 건축물들은 마음만 바쁘게 합니다.
아,,,멋있다. 이럴수가...아름답다. 신비롭다. 천천히 보고싶다는 열망이 생깁니다.
꽃창살 방아찧는 두마리 토끼. 세상에 ...세상에...진정 사찰문이 맞는걸까.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고개 끄덕입니다.
뒷간..아.. 생각이 나네요. 문이 없어 깜짝 놀랐던 뒷간.ㅎㅎㅎ
수학여행 학생들의 들이 닥침으로 어수선해진 선암사를 내려오면서 오늘. 지금 이 순간.
참 행복하다....
뜨거워집니다 정오의 햇살..제대로 맞이하는 봄빛이었습니다.
왜구의 침입을 막기위해 고려말기에 쌓은 낙안읍성. 저 무거운 돌은 무게가 얼마나 되며 어떻게 이곳으로
운반하여 쌓았을까... 저 멀리 돌산을 바라보지만 속시원한 정답은 없네요.
민박도 가능하고 장보기도 가능하고 ...한잔 술도 가능한 곳.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벌교 꼬막정식 먹으러 달립니다.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이었나요. 새로 자라난 연푸른 갈대와 지난해를 넘긴 누런 갈대의 조화.
갯골따라 드나드는 바닷물. 시원함과 눈이 편안한 연녹색 갈대길.
마음을 내려 놓고 쉬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아직은 눈아래 갈대이지만 훌쩍 자라 저를 내려다 볼 날이 곧 오겠지요.
저 멀리 산을 돌아 가면 전망대가 자리하지만 시간이 늦어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합니다.
넉넉한 시간 갖고온다면 갈대사이 갯골까지 두눈에 가득 담을 수 있겠지요.
삼나무길이 아름다운 보성차밭. 달력에서나 봄직했던 보성차밭은 때마침
저무는 오후 햇살로 눈이 부십니다.
반짝거림이 예술입니다. 눈이 가는곳은 모두 스틸사진 같습니다.
차맛은 잘모르지만 차밭 풍경이 주는 오묘함은 맛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아름다운 남도 답사
녹차 아이스크림으로 정신을 붙들었어요.ㅎㅎ
오붓하니 참 행복했습니다.
얼마나 웃었던지요.
빡빡한 일정으로 많은 것을 보고 ,,걷고 ..힘드셨나요?
적당한 운동이 더 튼실한 몸과 마음을 갖게 한것 같습니다.
열정적인 설명과 안내로 충만함이 가득한 시간 갖게 해주시고
남도의 맛을 제대로 보게 해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버스안, 답사길, 하룻밤의 정.
깔깔거리며 웃게 해주신 여행동지 샘들께 고마움 전합니다.
이상 오로라였습니다.
첫댓글 오로라님의 눈을 통해 한번 더 감사히 접하고 갑니다.
산만한 글...재밌게 읽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ㅎㅎ
지금 녹차밭 한참 좋을때네요...ㅎㅎ 덕분에 잘봤습니다..
넵.ㅎ ㅎ 오후 햇살에 정신줄 놓을뻔 했습니다. 선암사 삼층석탑은 사진만 찍고 ㅠㅠㅠ 올 여름 조용히 다시 가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