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 칼럼]
슬픈 보수
----최훈 주필----
생명력·정체성 잃은 보수정당 위기
확고한 ‘보수주의’ 신념 재확립하고
보수전략 싱크탱크·아카데미 통해
젊은 층 미래의 보수 리더 육성해야
“우리 당이 시키는 것 반대로만 했더니
당선되더라.
‘이·조 심판’ 꺼내지도 않았고 당이
내려보낸 현수막은 단 한 번도 안 걸었다.”
총선 뒤의 충격적인 이 토로는
국민의힘 험지인 서울 도봉갑에서
생환한 김재섭 당선인의 얘기다.
참 슬픈 보수 정치의 현주소다.
20세기까지는
“주로 보수 정당을 찍고 가끔
은 진보 정당 찍는”
구도였다.
‘보수=반공·성장’의 선명한 논리가
우세였다.
그러나 북한의 쇠락, 냉전 해소에
보수의 무기로서 ‘반공’은 효용이
줄어 왔다.
불평등 해소에 진척이 없자 ‘성장’
일변도 논리 역시 설 땅이 좁아졌다.
‘경쟁’과 ‘효율’, 그리고 ‘세계화’만을
외친 1990년대 신자유주의에의
반감도 한몫했다.
정치에 눈뜰 시기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차떼기’를 기억에 심은
40~50대는 민주당의 우군이 된 지
한참이다.
그 위로 전두환 시대 절망의 청년기를
보낸 86세대는 대거 60대로
진입하고 있다.
아래론 내 삶과 행복이 우선인
젊은이들의 개인·자유주의 확산이다.
남은 지원군은 영남·70대 이상의
사면초가다.
“주로 진보 정당을 찍고 가끔
은 보수 정당 찍는”
시대로 가는 건가.
그런데 보수주의는 그리 늙고
잘못된 논리일까.
그 토대를 보자.
“인간은 (기독교리 대로) 원죄를 지닌
불완전 존재다.
이성적이 아니니 완전한 평등 같은
추상적 유토피아는 불가능하다.
그러니 경험·역사에서 도출돼 유효성을
인정받은 상식·지혜가 길잡이다.
1g의 경험이 1t 이상만큼 가치 있다.
사회를 실험실로 여기는 사회주의는
옳지 않다.
이상만의 세계는 ‘사실’에 의해
폭발된다.
체력·재주 등이 다르니 불평등은
자연스럽다.
인간의 최우선 동기는 자기 이익과
소유욕이다.
그러니 사유재산권과 사기업,
자기이익의 합리적 추구인 자본주의가
자연스럽다.
인간에겐 ‘자기 향상과 교환의 본능’이
있다는 애덤 스미스 대로 가장
자연스러운 제도는 자유시장이다.
사회는 부품만 바꿔 해체·조립할
기계가 아니다.
모든 게 얽힌 하나의 살아 있는 유기체다.
이런 자연스러운 질서를 전복하자는
모든 시도는 무의미하다.”
평등 최우선인 진보와는 대비다.
여기까지라면 ‘꼰대’ 면하기가
쉽진 않겠다.
보수의 진정한 강점은 이후의 치열한
논박과 진화다.
“사회가 유기체라면 보존을
위해서라도 변화와 개혁이 필수다.
어떤 생물체도 변화 없이 생존
없다.
혁명당하기보다 스스로의 변화가 더
낫다.
건강 잃은 사회적 약자를 방치하면
유기체 전체의 생명도 위태롭다.
그러니 약자들 보듬어 치유할 따뜻한
온정적 보수여야 한다.
뭘 버리고 뭘 지켜 계승할지 고민하라.
상대가 더 훌륭하면 베끼는 데도
주저말라.
이념에의 집착이 약한 건 보수의
강점이다.
유연하지만 조심스럽게 숙고하는 개혁,
그게 보수다.
사랑하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나라는
사랑스러워져야 한다.”
(박지향 『정당의 생명력』 등 참조)
총선 참패는 대통령의 독선이
주 요인이었다.
그러나 처절히 성찰해야 할 선거의
주체는 국민의힘이다.
보수에의 신념이 확고했다면 진보의
각종 포퓰리즘을 매섭게 추궁해야
했다.
다급하게 따라가기보다는
‘규제 철폐’
‘기업하기 좋은 자유’
‘기득권 내려놓기’
‘사회적 약자 배려’ 등을 보수의 기치로
대중을 파고 들어야 했다.
‘이·조 심판’이란 구호가 과연 대한민국
보수 대표의 무게인가.
뭘 노력해 온, 그래서 뭘 하겠다는 보수
정당인가.
“권력자들의 인생 이모작 정당,
공천 때만 나타나는 떴다방”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일
뿐이다.
정체성도, 생명력도, 영혼도 없으니
대통령도, 총선 사령탑도
보수·민주주의에 큰 고민 없었을
이들에게 내주며 방패막이로 연명할
처지다.
당의 차기 리더는
‘보수주의의 전사’로 이 당을
재탄생시켜야 한다.
대통령에게만 의존해선 보수의 미래란
없다.
유승민·이준석 등 바른 말 내쳐 온 게
이 당의 습성이다.
대통령에게 기생해 자기 권력 지키며
인재 안 키우니 진정한 보수 전사의
씨가 말라 왔다.
구미 맞는 조사나 해 온 여의도연구원일랑
해체하고 보수의 전략 싱크탱크와
정치 아카데미를 만들라.
‘젊은 보수’들을 키워 당정에 발탁,
미래의 보수 리더를 키워라.
머리 굳은 관료·검찰·경찰 대신
창의성과 조정 능력, 기업가 정신 갖춘
이들로 보수의 주축을 확 바꿔야 한다.
외연 확장, 설득과 홍보 역시 보수의
병기여야 한다.
왜 모든 시민단체나 노동·환경·복지는
진보 편이라 지레 푸념만 하는가.
중원 건너 좌측으로 전진해야
할 보수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가
그 모델이다.
보수당은 대학을 갓 졸업한 캐머런을
당의 싱크탱크인 조사국에 영입,
재무·내무장관 보좌-예비내각
교육담당으로 줄곧 육성했다.
13년 동안 3전 전패 수렁의 보수당에
재집권을 안겨 준 건 캐머런이다.
그는 당수 취임 후 당의 로고를
연두색 나무로 바꿨다.
진보의 오랜 전유물이 그 ‘환경’이었다.
지금 국민의힘이 새겨야 할 말이
변화·개혁을 다짐한 그의 취임사다.
“공감 받을, 완전히 새로운 시대의
보수로 나아가겠다.”
최훈 주필
[출처 : 중앙일보]
[댓글]
gapr****
보수는 TK주의, 꼰대주의, 골통주의, 노인주의다.
보수는 귀족주의, 웰빙이 정체성이다.
hall****
그가 누구든 핵심 현안에 대한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집단이 승리할 겁니다.
예를 들면 극심한 부의 양극화 해소 방안, AI의
진화로 사라지는 일자리에 따른 실업자를 위한
대책,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정책 등이
있겠습니다.
거기에 필자가 말하는 노불리스 오불리쥬와 청년
인재를 발굴하고, 그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일이
병행되어야겠지요.
보수냐 진보냐를 따지는 것은 말놀이 일뿐 의미
상실이라는 생각입니다.
very****
보수가 누굴까?
여론조사에서 저학력 저소득에 노인이 주류로
나온다.
애초에 그들 하자는 데로 다 해서 나라가 잘 될 수가
없다.
집 안에서도 나이가 너무 많이 들면 자식들
하자는데로, 젊은 사람들 하자는 데로 해야
발전하는 것 아니겠니?
옛날에 농업시대에는 1백 년이 가도 변하는 게
별로 없었다.
그래서 노인들의 경험이 중요했다.
지금은 산업화 시대다.
5년 뒤에 어떻게 변할지를 해당 분야의
전문가도 모른다.
gapr****
보수는 TK의 지역 이념이다.
개혁, 혁신은 가짜 보수다.
보수는 변하지 않는 진리다.
gapr****
보수는 '영혼'이 없다. 남에 대한 '포용력'이 없고,
잘난 '정체성'만 있다.
자부심, 우월감이 있고 겸손, 반성이 없다.
지역주의, 고립주의, 계급주의에 갇혀 있다.
hsha****
다 백 번 옳은 말씀이다.
그런데 왠지 공자왈 맹자왈 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문제는 보수정객들의 정신 자세다.
과연 지금 보수정객들이 여기서 말하는 가치들을
이행할 자세가 되어있을까?
기본적으로 보수 지지층은 가진게 많아 체제
유지를 선호하는 사회 기득권층이 주축을 이룬다.
그런데 이들은 소수라서 다수를 차자하는 서민
대중의 지지를 끌어들이지 못하면 정권을
잡기 어렵다.
그래서 보수 정치인은 선공후사 솔선수범
자기희생의 노블리스 오블리쥬의 정신자세로
무장한 사람이어야 한다.
전쟁, 경제위기 등 체제의 위기가 왔을 때
솔선해서 자신을 던져 희생정신을 발휘하는 것을
보여 주어야 그들의 감동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의 보수 정객들을 보면 무사안일,
무기력, 웰빙 사교클럽 그리고 절실함 부족 같은
단어만 떠오른다.
노블리스 오블리쥬를 위한 각오가 되어 있지 않다면
이 모든 말들은 공염불일 뿐이다.
hsy5****
김재섭이 하나빼고 나머지 107명도 이조심판 입도
벙긋하지 않고 당에서 내려주는 현수막
않 걸었나?
김재섭이 같은 자들이 과연 이재명당을 상대로
싸울수 있을까?
기가 차다.
elde****
보수가 일미동맹에 충성하는 자세를 버리고
남북화해를 성공시키면 기쁜 보수가 된다 . . . .
34년 전에 공산당과 화해하고 베를린 장벽을
부셔버린 독일은 세계 최고로 행복한
강국이 되었다
wonj****
캐머런은 오세훈2 아닌가?
무리하게 국민투표 붙여 브렉시트 탈퇴당하고?
본인도 쫓겨남
onli****
보수가 과거에 젖어 이번에 졌으니 다음엔
이기겠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하늘과 땅 한없이 넓은 공간에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제각기 몸부림으로 먹고 먹히는 서로 상생하는듯해
보이지만 남을 위해 생존하는 존재는
단 하나도 없다
위하는 척 할 뿐이지 특히 인간세상이 그렇다
먼 과거로 돌아가 대체로 모두가 가난했던시절
국민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세상을 공평하게
보려했다
산업화 고도화시대로 변하면서 삶의 질이
향상되었지만 빈부의 격차는 그시절 그때와는
엄청나게 벌어졌다
지금 우리사회는 자식도 없고 배우자없이 독신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그들의 사고는 그들의 생이 끝나면 모든게 끝이다
그들은 당장 배채움이 최고지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다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고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등따시고 배부른 사람들의
사치스런 고민일 뿐이다
문재인의 재난지원금 민주당의 퍼주기 정책이
먹혀드는 것이고 이것이 민주당이 승리하는
이유고 보수가 쪼그라드는 이
lex4****
변화 와 개혁을 필수라 여긴다면 그리고 그러한
사상이 성장에만 머물지 않고 전통관념에까지
흘러 가정 성 등의 개념에 대한 변화 와 개혁에
까지 무한확장되면 그건 보수가 아니다.
민주주의에선 숫자상으로 어짜피 많은 덜가진자
덜배운자들이 우세하기에 변화 개혁에 잘못된
해석과 행동은 보수와 진보의 차이가 아닌
투표승리를 위한 것 뿐이다.
보수 진보 모두가 공존하는것이 국민눈높이인데
그걸 이분시키는 그 자체가 모순이다.
mis0****
어차피 이 나라 보수.진보 개념은 틀린겁니다.
그냥 선동.조작세력, 앉아서 당하는 세력으로
나누는게 더 정확합니다.
냄비대중은 앉아서 당하는 세력을 지지하기 보다
선동.조작에 펄펄 끓는게 정상입니다.
진짜 문제는 어느 세력이건 표장사 세력들이 진정
나라를 위하는 일꾼들이 못된다는게 문제이고
그걸 모르고 휘둘리는 냄비시민이
문제인겁니다.